마산면장의 일탈
마산면장의 일탈
  • 편집국 기자
  • 승인 2015.08.15 13:58
  • 호수 7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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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 농경역사를 지닌 우리 민족은 고향에 대한 애착이 매우 강하다. 고향을 떠났다 해도 태어나 자란 곳은 영원한 어머니의 품으로 간직되기 마련이다.

이러한 정서 때문에 어느 지역에서나 출향인들이 모이는 향우회가 있다. 명절 때 이들이 내려와 오랜만에 고향 친지 어른들과 정을 나누고 어울리는 모습을 보면 보는 사람들 마음도 훈훈해진다.

최근 마산면장이 이러한 향우회를 활성화 하겠다며 나서고 있어 주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서로 향우회장을 하지 않으려고 해 기금을 마련해 이를 ‘마중물’ 삼아 회장을 영입해 향우회를 활성화 하고 고향발전을 꾀하겠다는 것이다.

얼핏 보면 매우 아름다운 계획처럼 보인다. 그러나 깊이 생각해보면 여러 가지 문제점을 안고 있다.

고향 떠난 사람들의 모임인 향우회는 고향을 사랑하는 마음들이 모여 형성된 공감대가 모임의 존립 기반이다. 따라서 만나면 자연스럽게 정이 흐르게 마련이며 자발적으로 참여해 고향을 위해 뭔가 해보자는 공론도 나와 실행에 옮겨지기도 하는 것이다.

거액의 기금이 마련돼야 향우회가 활성화 되는 것인가. 참여를 높이는 것을 돈으로 해결할 수 없음을 우리는 여러 사례에서 보아왔다. 적은 기금이라도 알차게 사용하고 향우들의 공감대를 넓히는 데 주력해야 한다. 이를 위한 적절한 프로그램도 있어야 한다.

그런데 이번 마산면장은 기금을 마련하여 그가 마음에 둔 사람을 회장으로 영입하겠다는 것이다. 기금이 마련된다 하더라도 그가 향우회 사무총장으로 있으니 그 기금의 사용은 그가 주도할 수 있다.

마산면사무소에는 여러 공무원들이 근무하며 마산면을 위해 여러 가지 사업을 하고 있다. 그러나 향우회를 활성화 하는 것은 마산면사무소의 일이 아니다. 마산면장이 이 일에 나선 것부터 순리에 어긋난다. 이장단 회의에서 향우회 일이 거론됐다고 한다. 더구나 그는 회장이 공석인 상태에서 향우회의 사무총장직을 맡고 있다. 그러면서 사조직인 향우회를 활성화 한다며 앞장서고 있다.  누가봐도 사적인 모임을 위해 공조직을 적극 동원한 것이 아닌가.

이제라도 걷은 돈 되돌려 주고 향우회 일은 객지에 있는 향우들에게 맡기길 바란다. 그토록 향우회 활성화를 원한다면 봉선지 등 수려한 경관을 지니고 있는 공간에서 주민들이 주도해 향우들을 초청해 고향사람들과 함께 하는 작은 행사라도 하나 기획하는 데 도움을 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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