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 정성 담긴 콩나물무밥 맛볼 수 있는 ‘맛 집’
어머니 정성 담긴 콩나물무밥 맛볼 수 있는 ‘맛 집’
  • 김장환 프리랜서
  • 승인 2015.08.24 15:19
  • 호수 77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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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성을 담은 소박한 집밥’ ‘시루’…김희수, 김진영 자매

▲ 시루 대표 김희수, 김진영 자매
얼마 전 한 TV프로그램을 통해 해외에 거주하는 아들에게 어머니의 따뜻한 밥상을 전달하는 모습이 대한민국 남성들의 마음을 애잔하게 만들었다.
머나먼 타국, 가봉에서 열심히 살아가가며 한국 음식을 그리워하는 한 중년남성에게 전해진 것은 어머니가 어릴 적 만들어 주던 되비지란 음식이다.

콩을 불려서 갈고, 거기에 호박이나 호박순을 넣어 끓인 평범한 음식인 되비지를 보자 64세의 중년 남성은 울컥 눈물부터 쏟는다.

한입 가득 입에 넣고 아내와 아들 앞에서 눈물을 훔치는 이유는 어릴 적 자식들을 위해 정성스럽게 만들어 주던 어머니의 손맛이 되비지 안에 고스란히 담겨 있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현대사회를 살아가는 대부분의 직장인들 사이에서 외식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었고 이제는 식생활에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 시루 대표메뉴, 콩나물무우밥과 반찬

늘 바쁘다는 이유로 간편한 햄버거나 피자, 치킨 등 인스턴트식품으로 식사를 대신하고 잦은 회식으로 화학조미료에 입맛이 길들여진 우리들 식생활에 가장 맛있는 진수성찬은 어머니의 정성이 담긴 밥상이 아닐까 싶다.

어머니의 정성이 담긴 따뜻한 밥상을 만날 수 있는 곳! 장항읍 신창리에서 김희수(42). 김진영(33)자매가 운영하는 ‘시루’가 그곳이다.

개업한지 4개월째, 한가지 메뉴만으로도 벌써 ‘서천맛집밴드’ 회원들 사이에서 ‘정성을 담은 소박한 집밥’이라며 상당한 인기를 끌고 있고 단골들도 제법 생겼다는 소식에 ‘시루’를 찾았다.

가게 앞 ‘시루’라는 간판에 MSG를 사용하지 않습니다, 음식 재활용하면 큰일 납니다, 갓 지은 콩나물무우밥입니다, 5년 묵은 재래식 된장을 씁니다, 어머님이 채취한 나물을 씁니다. 라는 글이 눈에 들어온다.
간판을 보고 김희수, 김진영 자매의 음식에 대한 정성과 자존심, 맛집의 비결을 우선 믿기로 했다.
호기심 반 기대 반으로 식당을 들어서니 신을 벗는 자리에 ‘신발은 시루가 책임지겠습니다. 편안하게 식사하세요’라는 글이 쓰여 있다.

음식을 굳이 맛보지 않았는데도 벌써 단골이 되고 싶은 생각이 들 정도다. 식당 안으로 들어가니 김희수씨가 “안녕하세요”라며 반갑게 맞이한다.

취재는 둘째 치고 첫 번째 질문이 “혹시 신발 진짜로 잃어버리면 어떻게 하시려고요?” 물어보자 “요즘 신발도둑도 있나요? 잃어버리면 사드려야죠”라며 웃는 모습을 보니 손님에 대한 배려가 마음으로 와 닿았다.

그리고 식당 한편에 ‘서래야 쌀’ 3포대가 가지런히 놓여있는 것을 보고 ‘정성을 담은 소박한 집밥’이란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잠시 후 한상이 차려지자 갓지어 낸 콩나물무우밥에 대각사에서 5년 이상 묵운 된장국, 구운소금으로 간을 낸 나물, 서로 색이 다른 다섯 가지 반찬, 노릇노릇한 생선구이가 소박한 사기그릇에 담겨 있다. 
‘시루’을 찾은 고객들이 “음식이 정갈하고 건강한 밥상이라 믿고 먹을 수 있다”, “어머니의 손맛이 느껴진다”는 칭찬의 이유가 한상에 고스란히 담겨 있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이렇게 차리면 이윤이 남는지? 물어보자 김희수씨는 “우리자매가 돈만 벌려고 했다면 이윤이 많이 남는 체인점을 운영했을 것”이라며 “음식을 만드는 게 좋고 정성껏 만든 음식을 손님들이 맛있게 드시는 것이 행복”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깊은 맛을 내는 된장처럼 늘 변함없는 마음으로 식당을 운영하는 것이 우리 자매의 마음”이라며 “시루에 오면 집밥처럼 건강한 밥상을 만날 수 있고 편히 식사를 하실 수 있도록 변치 않는 마음으로 식당을 운영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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