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문화센터 총지휘하는 만능 예술인 허훈 본부장
미디어문화센터 총지휘하는 만능 예술인 허훈 본부장
  • 허정균 기자
  • 승인 2015.10.19 15:25
  • 호수 78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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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디어문화센터 허훈 본부장
10월 들어 2주일간 서천 이곳저곳에서 ‘별난 공연’이 펼쳐졌다. ‘벼락 프로젝트’라고 이름이 붙은 ‘게릴라성 공연’은 주민들에게 신선한 충격을 주었다.

지난 15일 오후 봄의마을 광장에서 펼쳐진 ‘2015 서천군사회적경제 한마당’에서도 ‘벼락 프로젝트’에 따른 공연이 있었다. 캐나다에서 온 ‘레몬버켓 오케스트라’가 유럽 각 지역의 음악을 소개했다. 오케스트라라고 하지만 수자폰 1, 트롬본 2, 트럼펫 1, 색소폰 1의 관악기와 바이올린 2, 한국의 장고를 닮은 타악기 1, 큰북과 심벌즈 등을 갖춘 12명으로 구성된 단원이었다.  여기에 한국의 국악팀 ‘들소리’의 꽹과리와 장고, 태평소가 어우러져 행사장에 나온 관객들의 신명을 자극했다.

이들은 지난 달 29일 입국해 바로 서천으로 내려와 미디어문화센터의 레지던시(방문자 숙소)에서 머물며 성일복지원, 장항중학교, 서면중학교, 비인중학교, 충남디자인고 등에서 학생들과 음악으로 소통을 했고, 10일에는 장항미곡창고에서 드로잉 퍼포먼스로 이름난 김묵원 작가와 함께 공연을 했다. 17일에는 춘장대모래송페스티벌에도 참여했다.

이러한 공연을 기획하고 이들을 서천으로 불러들인 미디어문화센터 허훈 본부장을 만났다. 그의 사무실이자 작업장에는 영상과 음향을 편집하는 기기들로 둘러싸여 있다.

미디어문화센터의 행정 실무를 총괄하지만 그는 작곡가이자 연주자이다. 우리 소리를 연구하는 ‘예인 스토리’에서 음악 감독을 했던 그는 독립영화 ‘워낭소리’의 음악감독을 맡아 음악 전체를 작곡했고 케이비에스의 ‘한국인의 밥상’과 ‘싱싱 일요일’ 타이틀곡을 작곡했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주최하고 국악방송이 주관하는 21세기한국음악프로젝트에서 대상과 우수상, 장려상을 한꺼번에 수상하기도 했다. 오는 22일 강릉 전국체육대회 폐막식 기 인수식 때에는 그가 작곡한 음악이 연주될 예정이다. 이러한 화려한 경력의 그가 대학 시절에는 무역학을 전공했다는 사실에 다시 한번 놀라게 된다.
그에게 ‘벼락 프로젝트’에 대해 물었다.

“지역과 함께 하는 이 프로젝트를 작년 말부터 기획했다. 비용을 거의 들이지 않고 프로그램이 가능했던 것은 공연팀이 머물고 있는 레지던시 덕분이다. 캐나다의 레몬버켓 오케스트라나 한국의 들소리는 개런티를 받지 않는 자조(自助)적 예술 활동 그룹이다. 숙식도 자신들이 알아서 해결한다. 이들에게 “서천에 공간이 있다. 서천에서 판을 벌이자”고 제안했고 이들이 쾌히 응해주었다.”

레몬버켓 오케스트라는 어떤 사람들인가.
2012년 5월, 공연을 위해 이들은 프랑크프루트로 가는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하지만 기류 이상으로 출발이 지연된다는 안내가 흘러나오며 비행기는 이륙을 못하고 있었다. 승객들은 비행기 안에서 지루하게 기다려야 했다.

이때 승객들을 들썩이게 하는 음악이 흘러나왔다. 승객이기도 했던 레몬버켓 멤버들의 연주였다. 이들은 각자의 악기를 꺼내 즉흥연주를 하면서 지루한 기다림을 흥이 넘치는 공연장으로 만들어 승객들을 사로잡았다.

이들의 열정적인 공연과 승객들의 열광하는 모습이 유튜브에 올려졌는데 3일만에 조회수 25만을 넘겼다 한다.
비행기 안에서의 즉흥 연주를 하며 영화의 한 장면을 연출했던 레몬버켓은 온몸이 흥으로 가득 채워지는 ‘민속음악의 혁명가들’이라고도 불린다.
이들은 한국의 퓨전 국악팀인 ‘들소리’와 성향이 비슷하다. 지난 해 벨기에에서 열린 월드뮤직에서 의기투합해 한국 방문을 약속하고 이번에 서천에 온 것이다.

허 본부장은 장항에 거주하며 금강하구를 끼고 있는 서천의 문화를 체득하기 위해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있고 크고 작은 문화행사에도 관객으로 참여하고 있다. 그의 목적은 서천사람들이 미디어문화센터를 잘 활용하고 앞으로 이를 운영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게 하는 일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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