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고프면 찬 물 한 그릇…남의 것 손대면 절대 안돼”
“배고프면 찬 물 한 그릇…남의 것 손대면 절대 안돼”
  • 김장환 기자
  • 승인 2015.11.16 17:24
  • 호수 78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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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천군개인택시지부 노희견 지부장

▲ 노희견 지부장
60~70년대만 하더라도 택시기사가 1등 신랑감으로 대접받을 만큼 그 인기는 참 대단했다.
자가용이 흔하지 않은 시절에 택시는 부자나 타고 다니는 리무진 취급을 받을 정도였고 택시를 운전하는 기사는 인기직종으로 아무나 하고 싶다고 해서 할 수 있는 직업도 아니었다.

지금이야 집집마다 자가용을 보유하고 있어 택시를 타는 이들이 많지 않은 데다 대부분 고등학교를 졸업하면서 면허증을 취득하기 때문에 지금은 힘든 직업으로 취급받기도 하지만 48년 간 택시기사로 일해 온 노희견 지부장에게는 택시기사는 자신의 천직이라고 말하고 있다.

현재 서천군개인택시지부을 맡고 있는 노희견 지부장은 서천군 주민들의 발이 되기도 하고 때로는 서천에서 발생하는 사건·사고에 결정적인 단서나 제보를 주는 감시자 역할도 톡톡히 해내고 있다.
실제로 지난 11일에 발생한 지체장애인 실종사건에서도 노희견 지부장의 제보로 사건을 해결하는 데 큰 도움이 되기도 했다.

이번 실종사건에서 결정적 정보를 제공한 노희견 지부장은 지난 11일 새벽 6시 경, 서천터미널에서 지체장애인이 승차하는데 경찰서에서 찾고 있는 실종자임을 짐작했다고 한다.

처음에는 문자나 마을방송을 통해 들었던 인상착의와 달랐지만 옷차림새와 신발이 일치하지 않는다는 점을 관찰하며 의구심을 갖게 됐고 한산터미널 앞에 내려준 후 바로 경찰서에 신고하게 되면서 자칫 길을 잃을 뻔한 지적 장애인을 찾는데 결정적 제보를 하게 됐다.

노희견 지부장은 “서천에는 120여명의 개인택시 기사들이 있고 상시 길에서 생활하기 때문에 서천경찰서에서 사건을 해결하는 데 많은 도움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이러한 공로를 인정받아 지난 12일 서천경찰서 박희용 서장으로부터 감사장을 받았다.
서천에서 개인택시를 운영하고 있는 120여명의 회원들 모두 사건이나 사고가 발생했을 때 또는 택시에서 물건을 분실했을 때도 도움을 주는데 적극 나서고 있다.

이는 18년 간 서천군개인택시지부를 이끌고 있는 노희견 지부장이 인생철학에서 엿볼 수 있다.
노 지부장은 총회를 통해 회원들에게 “남의 물건에 탐내지 말고 내 돈이 아니면 욕심을 부리지 말라”고 늘 당부하는 말이다.

그는 요즘 공무원 등 공직에 있는 사람들이 수뢰혐의로 구속되는 사태를 보며 개탄을 했다.
“지금까지 공적인 일을 보며 10원 하나 건드린 적 없습니다. 배고프면 찬 물 한 그릇 마시면 됩니다.”
그래서 인지 서천에서 영업하는 개인택시 기사들은 손님이 승차했다가 가방이나 지갑, 휴대폰을 놓고 내리면 맨 먼저 찾는 곳이 인근 지구대나 지부사무실이다.

혹 손님이 택시 번호판을 모를 경우 모든 기사들에게 연락해 분실물을 찾는 데 도움을 주기도 하고 서울 손님이 물건을 분실했을 때는 택배를 통해 보내주는 등 적극적인 도움을 주고 있다.
이러한 노력에 힘입어 서천군개인택시지부는 전국최우수지부상을 6회나 수상하며 전국에서도 최고로 깨끗하고 투명하게 운영되는 지부로 인정받고 있다.

노희견 지부장은 “충남에서는 유일하게 지부사무실을 운영할 정도로 1등 지부를 만드는 데 노력하고 있고 회원들 또한 적극 돕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48년 동안 무사고로 일해 왔듯 남은 여생동안 무사고 운전으로 퇴직하는 것이 개인적인 목표이고 조합원들이 편히 운전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지부장으로서의 바람”이라며 “모든 회원들이 무사고로 운전으로 행복한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적극 도울 계획”이라고 말했다.
▲ ▲ 서천경찰서 박희용 서장으로부터 감사장을 받고 있는 노희견 지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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