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벌포 영화관에 거는 기대
기벌포 영화관에 거는 기대
  • 편집국 기자
  • 승인 2015.12.07 15:38
  • 호수 7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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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라시아에 걸쳐 인류 역사상 유례를 찾아볼 수 없었던 대제국을 건설했던 몽골제국은 결국 한족에게 동화되고 말았다. 징기즈칸의 몽골 뿐만이 아니었다. 송을 장강 이남으로 밀어낸 금나라, 만주에서 일어나 중원을 지배했던 청나라도 결국 한족에 동화되고 말았다. 이것은 문화의 힘이었다.

우리나라를 비롯한 중국, 필리핀, 싱가포르까지 일본의 총칼이 지배하던 시절이 있었다. 당시 영국, 프랑스, 미국 등 선진국은 일본의 그와 같은 군사력을 앞세운 만행을 만류하기는커녕 한 술 더 떠 식민지 분할에 혈안이 돼있었다.

중국은 덩칫값을 못하고 외교에도 능숙하지 못한 나라로서 안으로는 허약했으나 다른 것이 있다면 선대들의 위대한 문화유산을 소유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비록 중국이 근대화 과정에서 선진강대국에 무참하게 짓밟힌 것은 사실이다. 그래서 13억 국민이 굶주림에 허덕였으나 그들은 문화국민으로서의 자존심과 긍지를 버리지 않고 끈기 있게 살아온 국민이다. 그 발판 위에서 오늘날 중국은 문화강대국으로 변신하고 있다. 비록 선진국 반열에 오르지는 못했으나 명실상부한 강대국이다. 요즘 흔히 말하는 세계적 금융 위기 속에서도 흔들리지 않고 경제성장을 줄기차게 높여가는 나라이다.

예로부터 금강 하구를 점한 서천 지역은 다양한 문화를 꽃피우며 역사를 이어왔다. 강이 가져다 주는 풍요로움이 사람들을 불러모았고 이들은 터를 누리며 문화를 창조해 대를 물려주었다.
이러한 전통이 혈관 깊숙이 내재되어 서천은 많은 문화계의 인물을 낳았다. 근대에 이르러서 판소리 5명창 중 2명이 서천 출신이며, 현대에서도 서천은 영화, 연극, 음악, 미술 등 수많은 문화계 인물들을 배출했다.

그러나 금강 하굿둑은 이러한 문화적 저력을 말살한 것이었다. 어족자원이 줄어들며 고유의 음식문화마저 하나 둘 사라져갔고 이에 종사하며 살던 사람들도 고향을 등졌다. 그렇게 해서 남은 것은 장항항의 쇠락이었다.

20년 전 장항중앙극장 자리에 다시 영화관이 들어섰다. 지난 4일 마침내 준공식을 가진 것이다. 이름은 기벌포 영화관이다. 한달 간 시험운영을 한 다음 내년 1월부터 본격적인 운영에 들어간다. 총 2개관 154석으로 비록 작은 영화관이지만 그 파급 영향은 매우 클 것을 기대된다. 1관(1층)에선 기존 영화를, 2관에서는 개봉영화가 상영될 예정이다. 관람료는 2D는 5000원, 3D는 8000원으로 다른 개봉관에 비하면 절반 가격이다.

영화관은 사람들이 장항으로 모여들게 하는 역할을 할 것이다. 장항은 다시 사람 훈짐이 나고 젊은이들이 거리를 누비게 될 것이다. 기벌포영화관이 문화로 지역을 살리는 기폭제가 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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