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온다습 겨울 날씨, 곶감 농장에 대타격
고온다습 겨울 날씨, 곶감 농장에 대타격
  • 허정균 기자
  • 승인 2015.12.14 16:45
  • 호수 79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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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저한 시설 관리로 피해 물리친 기산 대봉시 곶감

▲ 항온항습장치가 설치된 공간에서 최낙환 사장이 곶감 건조 상태를 살펴보고 있다.▲
11월 한 달 서천지역에 비가 내린 날은 모두 13일이었다. 거의 하루 걸러 비가 온 셈이었다. 11월 총 강수량은 154mm. 이는 여름철 강수량이다. 우기와 건기가 바뀐 듯했다.

기상청에 따르면 작년 6월부터 시작된 엘리뇨 현상이 원인이라 한다. 한반도에서 엘리뇨 현상의 겨울철 특징은 ‘고온다습’이라 한다. 서해 해수의 온도도 예년보다 2도 높다고 한다.

이러한 기상이변은 농수산업에 큰 피해를 가져온다. 김 양식이 큰 타격을 입고 있다. 농산물은 어떤가. 곶감 제조가 큰 타격을 입었다.

1960년대만 해도 아이들에게 곶감만큼 인기가 높았던 식품은 없었다. 또한 유교국가에서 제상에 오르는 과일로 곶감이 으뜸이었다. 그래서 사대부 t회를 풍자한 박지원의 ‘허생전’에서는 허생이 삼남에서 물산이 올라오는 길목인 안성 땅에 가서 곶감, 대추 등을 매점매석해 일확천금을 벌었다.

이상 기온과 높은 습도로 곶감 식품가공업이 전국적으로 대 피해를 입고 있다. 강원도에서부터 감의 주산지인 경북 상주, 충북 영동, 전북 완주, 전남 구례 등지의 전통 곶감 고장에서도 큰 타격을 입고 있다.

이들 고장에서는 거의 가가호호 1, 2만개 이상의 곶감을 생산하고 있다. 규모가 작아 항온 항습 등 시설을 갖추지 못하고 일기에 대부분 의존하고 있다. 습기가 올라와 검은곰팡이가 피어 대부분 폐기처리를 했다는 소식이다.

이런 가운데 서천이라고 예외일 수는 없다. 문산면 일대의 몇 몇 농가에서도 피해를 입었다. 곶감 건조는 보험을 들 수 있는 품목도 아니어서 안타갑기만 하다. 부슬비가 내리던 10일 오전 기산면 산정리에 있는 ‘산너머 대봉시 곶감’ 공장 최낙환 사장을 찾았다.

다행히 그는 피해를 입지 않았다. 항온항습장치가 갖추어져 있는 실내 공간에서 곶감이 붉은 색이 찬란하다. 곶감은 색깔이 생명이다. 곶감은 깎은지 60여일이 지나면 완제품이 되는데 그는 5년 간의 경험을 토대로 최대한 늦게 감을 수확하고 늦게 깎은 것이 주효했다. 아직도 창고엔 깎지 않은 감이 쌓여 있다.

여기에 항온항습장치가 갖추어져 있어 매일 일기 예보에 촉각을 기울이다 습도가 오르면 바로 장치를 가동한다.

잇달아 자유무역협저을 맺으며 정부는 농민들의 희생을 강요하고 있다. 곰감은 수지타산이 얼마나 맞느냐 물어보았다. 워낙 값싼 중국산이 밀려들어 감당하기 어렵다는 대답이다. 시중에 나도는 곶감 80%는 중국산이라 한다.

곶감은 건조 환경에 따라 미세먼지의 흡착이 크게 우려되는 식품이다. 값싼 중국산은 미세먼지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 미세먼지는 산간 오지마을에도 날아간다. 따라서 곶감의 품질은 밀폐 건조시설을 갖추었느냐의 여부가 결정한다고 한다. 곶감 고장 상주만 해도 대부분 생산자 표시없이 농협 단위로 제품을 낸다고 한다. 그러나 최 사장은 주소와 휴대폰 번호까지 포장지에 표기하고 있다. 미세먼지 걱정을 하는 소비자의 우려를 말끔히 씻어주고 있다.
▲ 휴대폰번호까지 적힌 기산면 산정리 대봉시 곶감 포장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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