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산 마양리, 생기 넘치는 장수마을
한산 마양리, 생기 넘치는 장수마을
  • 허정균 기자
  • 승인 2016.01.16 16:45
  • 호수 79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점심·저녁 식사 함께하며 정드는 이웃

▲ 함께 식사하며 정이 든다. 마양리 주민들이 경로당에서 점심과 저녁식사를 해결하고 있다.
신성리갈대밭을 향해 가다 연봉초등학교 직전에서 왼쪽으로 들어가면 마양리 마을이 나타난다. 동남쪽 원산천 방면만 조금 터져있고 나머지는 낮은 구릉이 마을을 감싸안고 있다.

서천군의 여느 마을과 특별히 다를 것은 없다. 옛날에는 90여가호가 살았다는데 지금은 50여호가 살고 있다. 마을 주민들은 대부분 70~80대 고령층이며 독거노인도 꽤 있다. 90이상의 노인이 6명이나 된다. 장수마을이다. 최고령자는 96세이시다.

▲ 92세 노승하 할머니
지난 11일 이들이 사는 모습을 들여다보았다. 마을 경로당 외에 ‘마양리 효도방’이라는 건물이 또 있다. 독거노인들의 공동체 생활을 위해 정부 지원으로 지은 집인데 지금은 마을 주민 모두가 함께 사용하고 있다. 경로당은 주로 여성들이, 효도방은 남성들 차지이다.경로당 큰 방에서는 10여명의 할머니들이 모여 윷놀이를 하고 있었다. 80이 넘은 연세인데도 모두 생기가 돌고 매우 화기애애한 분위기였다.
92세된 노승하 할머니도 윷놀이에 참여하고 있다. 노 할머니는 허리가 잔뜩 굽으셨지만 기자의 질문에 또렷한 목소리로 답해주었다. 할아버지는 6년 전에 돌아가셨다 한다. 왜 허리가 굽으셨냐고 물어보았다.
“옛날에 논에 농약을 하는데 물을 길어 논에 이고 다니느라 이렇게 허리가 굽었어”
서울에 아들딸들이 살고 있다. 서울에가서 아들 손주랑 살고 싶지 않느냐고 물었다.
“서울 가자고 하면 이렇게 비그르르 누워버려.”

마서에서 시집와 평생을 이 마을에서 살아오신 할머니이다. 서울에 가서 이같은 이웃 정을 어떻게 새로 만들 수 있겠는가. 감옥살이 생활이나 마찬가지일 것이다.

▲ 마양리 이명복 노인회장
할아버지 몇 분이 계시는 효도방으로 건너와 이야기를 나누었다. 건물을 짓는데 부지 마련을 위해 기금을 갹출하기로 했다. 짧은 기간 동안에 목표액을 초과 달성했고 토지주가 땅도 저렴하게 팔아 오히려 기금이 남았다 한다. 이명복 마을 노인회장은 마을의 자랑을 ‘주민들간의 화합’을 꼽았다.
“어느 다른 마을에 가도 우리 마을처럼 화목한 동네는 보지 못했어”
이 마을 어르신들의 심부름꾼 이명원 이장을 만났다. 그는 혹여 주민들 간에 화목이 깨질세라 항상 노심초사하며 주민들의 마음을 헤아려 모든 일을 시행한다.
이 마을에서는 어르신들이 모두 모여 점심과 저녁식사를 함께 한다. 다른 마을에서도 점심식사는 같이 하지만 저녁식사까지 함께 하는 곳은 그리 많지 않다. 처음에는 반찬을 각자 집에서 가져와서 해결했는데 각자 집에서 가져온 음식을 두고 말이 나올 것 같아 경로당에서 김장도 함께 하고 음식도 함께 요리하고 있다고 이 이장이 설명했다.

마을 살림을 꾸려나가는 데에는 유지애 부녀회장이 헌신하고 있고 경로당 운영과 살림살이에는 성명숙씨가 적극 나서고 있다.
이명원 이장은 “조금 여력이 있는 노인이 그렇지 못한 노인을 돌보며 화목한 공동체 생활을 이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러한 마을 분위기인지 최근 연고가 전혀 없음에도 6세대의 귀촌자가 이 마을에 정착했다고 말했다.
이 마을에도 고민은 있다. 간이 상수도를 이용해 식수를 해결하는데 수질이 그리 좋지 않다. 또한 마을 앞의 논이 자주 물이 끼어 농사에 지장이 많다는 것이다. 그는 이날 오전 면사무소에서 열린 군수와의 대화 시간에 이 문제를 해결해달라고 군수에게 요구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