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남도서예전람회 수놓은 서천의 서예가들
충청남도서예전람회 수놓은 서천의 서예가들
  • 허정균 기자
  • 승인 2016.08.03 14:48
  • 호수 8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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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상·우수상·특선·입선…‘예향 서천’ 빛내
77세 김옥자씨, 문인화 입선…‘감동’ 선사

▲24회 충청남도서예전람회 수상자들
생애에 6000여수의 시를 남긴 목은 이색의 본향답게 서천은 과연 예향이다. 조선조에 이름을 드날린 문장가와 시인들이 끊이지 않았고, 근대 5명창 가운데 김창룡과 이동백을 낳았다. 한국 현대 영화의 중흥은 서천 출신 이강천 감독으로부터 시작되었다.

지금도 고향을 떠나 활동 중인 예술가들은 음악, 미술, 문학, 영화 등 여러 분야에서 이루 다 손을 꼽을 수 없을 정도로 많다.

이러한 예술 분야에서 빼놓을 수 없는 분야가 서예 부문이다. 대붓 휘호로 세계적 명성을 얻은 국당 조성주 선생도 있지만 서천에서 서예학원을 운영하며 많은 제자들을 배출한 아헌 이정주 선생은 오늘도 ‘예향 서천’을 굳건히 지키고 있다.

그의 약력을 간단히 살펴보아도 화려하다. △대한민국서예전람회 △대한민국 미술대전 △강암 서예대전 △추사선생 기념 전국서예백일장 등에서 초대작가로 활동했으며, △대한민국 서예전람회 심사위원 △목우공모미술대전 심사위원 등을 역임했다. 지금도 서천군평생교육센터 문인화 강사로, 서천서예학원 원장으로 후학들을 가르치고 있다.

천산 최명규 선생은 처음 이정주 선생을 사사, 서예를 시작한 후 각고의 노력 끝에 그만의 경지를 이룬

서예가이자 문인화가이다. 그 역시 대한민국서예전람회에서 특선을 했고 충청남도서예전람회에서 초대작가로 활동했다. 현재 한국예술문화단체총연합회 서천군 지부장을 맡아 예술인들의 뒷바라지에 바쁜 일정을 보내고 있는 가운데 장항공공도서관에서 서예를 배우는 사람들의 모임인 ‘장묵회’ 회원들을 지도하는 데에도 열정을 쏟고 있다. 

 

8월 27일 보령문예회관에서 전시가 시작되는 제24회 충청남도서예전람회에 아헌 이정주 선생과 천산 최명규 선생에게서 서예를 배운 사람들 24명이 대상을 차지한 것을 비롯, 특선, 입선을 하며 경사가 났다. 영예의 수상자들은 다음과 같다.

◆대상/이원섭(행초) ◆우수상/김종숙(행서) ◆한글특선/강효진 김경자 이현진 ◆한글입선/김의순 강효진 박영란 ◆행초특선/이향복 박종화 ◆행초입선/김종숙 김동신 조영연 ◆전서특선/박상복 ◆전서입선/이원섭 ◆문인화 특선/홍선자 ◆문인화 입선/신유경 이은영 김종국 임옥훈 구귀숙 김옥자 ◆예서특선/한무순 ◆삼체상/안병임 

 

대상 차지한 이원섭 연서회 회장 

 

▲대상을 차지한 이원섭 연서회 회장과 그가 쓴 작품
이번 충청남도 서예전람회에서는 행초 부문에서 대상을 비롯 특선과 입선자를 많이 냈다. 박종화 서천향교 전교와 이향복씨가 특선을 했고 입선자도 3명이다.

이들 가운데 대상을 차지한 이원섭씨는 2009년에 서예를 시작, 지난해에 입선을 해 주위 사람들을 놀라게 하더니 이번에는 대상을 차지했다. 그는 전서 부문에서도 입선을 했는데 오체(五體)에 모두 도전을 하고 있는 중이다. 오체란 해서, 행서, 전서, 예서, 초서 등의 다섯 가지 서체를 말한다.

서천서예학원을 중심으로 서예를 배우는 사람들의 모임인 연서회 회장을 맡고 있는 그는 서예에 정진을 하면서 사주명리학 공부도 하고 있다. 사주명리학은 조선시대 선비들에게는 교양필수 과목이나 마찬가지였다.

여기에 기본이 되는 철학이 음양오행이다. 조남벽 선생에게서 음양오행과 풍수지리를 공부한 그는 늦은 나이에 건양대학교 풍수지리학과를 졸업한 학구파이다. 그는 “본래 성격이 급했지만 서예를 하면서 차분한 성격으로 변했다.”며 “자기 수양을 하는 데에는 서예가 최적”이라고 말했다.

그에게 최근 서천군 여러 곳에서 태양광발전 단지를 조성한다며 산이 헐리는 것에 대해 물어보았다.
“고속도로 내면서 혈맥이 끊어진 곳이 많습니다. 기를 받지 못해 동네가 망하는 수도 있습니다”

그는 무분별한 개발에 대해 “몹시 안타깝고 걱정스럽다”고 말했다.

 

무학의 김옥자씨, 문인화 부문 입선

 

▲66세에 서예를 시작해 문인화 부문에 입선한 김옥자씨와 스승 아헌 이정주 선생

 

이번 충청남도서예전람회에서는 문인화 부문에서 특선을 비롯 6명이 입선을 했는데 77세의 김옥자 할머니가 입선해 심사위원들을 놀라게 했다. 매화(梅), 난초(蘭), 국화(菊), 대나무(竹)를 주요 소재로 삼는 문인화는 문인사대부들이 여기(餘技) 또는 여흥으로 자신들의 의중(意中)을 표현하기 위해 그리던 그림이었다.

그러나 문산면 신농리에 사는 김옥자씨는 무학이다. 태월리에서 태어난 그는 학교 다닐 나이에 동생이 태어나 동생을 돌보느라 학교에 갈 시기를 놓친 것이다.

평생 농사일 밖에 모르던 그가 서예를 접한 것은 66세 되던 10여년 전 서천도서관 서예 강좌에서였다. 이후 봄의마을 평생학습센터에서 이정주 선생을 만나게 되었고 매주 목요일에 열리는 서예강습에 한번도 빠지지 않고 정성을 쏟았다. 이정주 선생은 “일찍 시작했더라면 명필이 되었을 것”이라며 칭찬했다. 모든 분야에서 그렇듯이 처음 시작하는 이들에게는 스승으로부터 정확도와 기초를 잘 배워야 한다. 김옥자씨의 수상은 훌륭한 스승 밑에 훌륭한 제자가 난다는 말이 헛말이 아님을 실감케 한다.

김옥자씨에게 친정 부모님이나 형제 중에 그림을 그리던 분이 있었느냐고 물어보았다. 전혀 없었다고 대답했다. 학교 문턱에도 가보지 못했는데 60 중반이 넘어 처음 잡아본 붓으로 문인화를 그려 입선까지 한 것이다. ‘정성을 다하면 하늘도 감동한다’는 말이 생각났다.

독실한 기독교 신자인 그는 성경말씀 귀절을 액자에 담아 출가한 자녀들, 친정 조카들에게 선물하는 것이 큰 즐거움이자 보람이다.

▲지난해 연서회전에 출품했던 김옥자씨의 문인화

  김종숙씨, 행서로 우수상

▲우수상을 차지한 김종숙씨
행서로 우수상을 수상한 김종숙씨는 13년 전 장항에서 최명규 선생에게서 서예를 배우기 시작했다. 장묵회 회원으로 한번도 빠지지 않고 출석하며 정진을 거듭 우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그는 “선생님에게 감사할 뿐이다”며 소감을 말했다.

 

 

 

한무순씨, 예서 부문 특선

 

▲예서 부문 특선을 차지한 한무순씨
지난해 대한민국서예전람회에서 입선한 한무순씨는 이번에는 예서 부문에서 특선을 차지했다.

한무순씨의 서예 경력은 꽤 오래 됐다. 충북대에서 서예 과정을 수료했고 남편을 따라 서천에 온 후 비인초등학교 방과후 활동으로 아이들에게 서예를 지도하기도 했다. 그는 “건강을 지키는 데 ‘서예’가 최고”라고 말했다. 마음이 건강하면 몸도 건강해진다는 논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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