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취재/서천갯벌과 도요새/(4)유부도 갯벌과 도요새
■기획취재/서천갯벌과 도요새/(4)유부도 갯벌과 도요새
  • 허정균 기자
  • 승인 2016.11.09 13:39
  • 호수 8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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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부도, 도요물떼새에게는 없어서는 안될 장소
넓적부리도요·검은머리물떼새·저어새 등 희귀종 서식지

▲ 갯벌환경을 악화시키는 금강하구 인공구조물

◇금강 물과 서해가 만나는 곳

전북 장수군 신무산에서 발원한 금강이 천리 물길을 이어오다 금강하굿둑에 막혀 고여 있다가 배수갑문을 열면 서해로 빠져나오는데 이 금강 물을 맨 먼저 맞이하는 곳에 유부도가 있다. 장항항에서 약 8km 서쪽에 있다.
군산 매립지와 지척이지만 서천군 장항읍 송림리에 속하며 현재 서천군에 속해 있는 섬들 가운데 유일한 유인도이다. 현재 30여 가구가 살고 있으며 송림초등학교 유부도 분교가 있다. 올해 3년째 학생이 없어 학교는 비어있다.
섬의 넓이는 0.77㎢이며 해안선이 길이는 4.2km이다. 주민들은 대부분 조개 채취나 어업에 종사하며 밭에서 고구마나 감자, 채소 등을 재배하고 있다.
섬 동쪽에 1.5km의 제방을 쌓아 27.6ha의 염전에서 소금을 생산하기도 했으나 둑이 터진 후 폐전 되어 현재 10년이 넘도록 방치된 상태이다.

▲ 유부도에 서식하는 검은머리물떼새
◇생산력 풍부한 하구갯벌

금강물과 서해가 만나는 유부도 주변은 천혜의 어장이었다. 새우, 숭어, 농어, 오징어, 우럭 등이 잡히고 드넓은 모래펄갯벌에서는 동죽, 바지락, 백합 등이 지천이었다.
1983년 금강하굿둑 착공과 1988년 군산국가산업단지 조성공사를 시작하며 북측도류제가 뻗어나가면서 유부도 주변의 자연 환경에 변화가 일기 시작했다. 1996년 7.1km의 북측 도류제가 완공됐으며, 2000년 3km의 북방파제 완공, 2006년도에 완공된 새만금방조제는 유부도 일원에 진펄이 쌓이도록 했다. 이로 인해 주민들의 주요 생계 수단이던 백합잡이가 한 때 중단되기도 했으나 현재는 서천군에서 경운기 운행이 가능한 길을 내주어 주민들이 다시 백합잡이에 나서고 있지만 채취량은 예전 같지 않다.

▲ 10월 15일 유부도에서 관찰된 저어새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 등재 추진하는 서천군

2008년 문화체육관광부가 서해안 4개 도와 함께 추진한 ‘서해안권 광역관광 개발’에 유부도가 동아시아 철새관광지로 선정돼 개발 계획에 포함 됐었다. 이후 2012년 국토해양부는 동서남해안개발특별법에 따라 유부도 개발을 계획했었지만 국토해양부의 안은 정권이 바뀌며 추진이 중단됐다. 이와 별도로 서천군은 별도의 용역을 발주하여 유부도의 개발에 발길을 내디뎠다. 이는 연안보호와 철새보호에 중점을 둔 것이었다.

유부도 일원의 갯벌은 2008년 1월 환경부에 의해 습지보호지역으로 지정됐다. 2009년 1월 국토해양부에서는 국내에서 13번째로 람사르 습지로 등록했다. 또한 2011년 8월에 ‘동아시아-대양주 철새이동경로 파트너십’(EAAF)의 협력지역으로 등록됐다.
현재 서천군은 문화재청의 협력으로 천연기념물 지정과 신안, 여자만 등 서남해안 갯벌의 범위에 포함시켜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 등재를 추진하고 있다.

유부도 일대 습지에는 환경부 지정 멸종위기동물2급인 표범장지뱀이 서식하고 있으며 국제적 멸종 위기종인 넓적부리도요를 비롯 검은머리물떼새, 알락꼬리마도요 등 멸종위기종 철새 수 만 마리 개체가 서식하고 있다. 충남연구원이 조사한 바에 따르면 유부도 일원과 금강하구, 장항갯벌은 국내 최대의 철새도래지로 조사된 바 있다. 서해 갯벌생태계의 중심인 것이다.

▲ ▲흰물떼새

◇저어새·넓적부리도요 등 희귀종 서식지

지난 10월 15일 뉴스서천 취재팀이 유부도를 방문했다. 저어새들이 삼삼오오 무리를 지어 유부도 서쪽 갯벌에서 동쪽 갯벌로 이동하는 모습이 보였다. 아직도 20여마리가 남아 먹이활동을 하고 있었다. 동쪽 아시레섬 부근에 수십 마리가 모여 있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유부도 주민들에 따르면 최근 저어새 100여 마리가 유부도 일원에서 먹이활동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황새목 저어새과의 저어새는 환경부 지정 멸종위기1급야생조류로 전 세계에 1000여 마리의 개체수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저어새는 여름에는 만주나 아무르강 유역에까지 이르며 서해 연안 갯벌에서 서식한다. 서해의 무인도에서 번식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겨울에는 제주도나 대만, 동남아시아에서 월동을 한다.

▲ 흰물떼새 군무
물떼새과의 흰물떼새는 인천 영종도 부근이 주요 서식지였다. 인천공항 개발로 그곳의 흰물떼새 서식지가 사라지자 유부도는 흰물떼새의 서식지로 매우 중요한 곳으로 부상했다. 이날 취재팀은 흰물떼새 무리와 함께 알락꼬리마도요와 넓적부리도요. 검은머리물떼새를 관찰할 수 있었다.
이처럼 유부도는 도요물떼새와 저어새 등 철새들에게 매우 중요한 곳이다. 특히 밀물 때 물러나 안전하게 쉴 곳이 필요한 도요새들에게는 없어서는 안될 장소이다.
그러나 유부도 인근에 풍력발전단지를 조성하겠다는 계획이 여러 차례 추진되었다. 그때마다 서천군에서는 이를 물리치기 위해 발품을 팔아야 했다.

※이 기획취재는 지역신문발전위원회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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