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슬로시티 추진을 환영한다
[사설]슬로시티 추진을 환영한다
  • 편집국 기자
  • 승인 2017.02.22 18:01
  • 호수 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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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화가 한창 진행되며 고속성장을 하던 때에는 여행도 ‘빨리빨리’ 문화가 지배했다. 전세버스를 이용해 이곳저곳 돌아다니며 눈으로 구경하기에 바빴다. ‘주마간산’이란 이를 두고 하는 말일 것이다.

이같은 여행문화에서 아직도 크게 벗어나고 있지 못하고 있지만 서서히 여행 문화가 바뀌고 있다고 한다. 한 곳에 오래 머물며 그 지역의 자연, 생태 환경에서 문화를 일구고 사는 사람들의 생활까지 속속들이 들여다보고 마음으로 감동을 받고자 하는 추세로 변해가고 있다고 한다. 이는 자연스럽게 슬로시티 문화로 이동해가는 현상으로 받아들여진다.

‘슬로시티’에 담긴 철학은 성장보다는 성숙을, 삶의 양보다는 삶으 질을, 삶의 속도보다는 깊이와 인간적 품위를 지켜 사람이 사람답게 사는 세상의 숭고한 가치를 추구한다.

이 운동을 처음 창안한 사람은 이탈리아의 키안티티라는 작은 도시의 시장이었던 파올로 사투르니니였다. 그가 1990년대 후반에 피렌체라는 대도시에서 가까운 작은 도시 키안티티의 시장이 되자 자신이 태어나 자란 이 도시의 발전을 모색하게 되었다. 이미 전전 시장은 지역발전을 위해 피렌체까지 고속도로를 유치했으며 직전 시장은 기업을 유치했다. 그러자 사람들은 피렌체에서 출근했고 지역 사람들도 물건을 사려면 피렌체로 향했다. 이른바 빨대효과인 것이다.

이에 키안티티 시장은 고민하며 지역 문화의 복원과 지역경제의 자립, 그리고 공동체 정신을 회복하는 운동을 전개했다. 이것이 슬로시티 운동의 출발이었다. 슬로시티의 최종 목표는 결국 삶의 질 향상에 있다.
1999년 국제슬로시티운동이 돛을 올린 이래 현재 30개국 225개 도시가 슬로시티로 지정되었으며 한국에도 이미 11개 도시가 지정되어 슬로시티 정신을 추구하는 정책을 펴고 있다.

지난 20일 슬로시티 지정을 추진하려는 서천이 주민들을 대상으로 슬로시티 인식교육 시간을 마련하고 한국슬로시티본부에서 나와 주민들에게 강의를 했다. 지정을 받으려면 7개 분야 72개 항목에서 평가를 받아야 한다고 한다.

서천 사람들에게 슬로시티에 대한 개념은 생소하지만 이같은 생활 정신을 곧 이해하리라 본다. 농업 인구가 많은 서천사람들은 이미 상당부분 슬로시티 속에서 살고 있는지도 모른다. 이에 대한 유산도 많다. 한산모시는 세계에서 유례를 찾기 어려운 슬로시티 정신의 문화이며 소곡주 또한 그렇다.
군의 슬로시티 서천 추진을 환영하며 민과 관이 지혜를 모아 한 걸음씩 발걸음을 내딛길 기대한다. ‘한 사람이 열 걸음보다 열 사람이 한 걸음씩’ 간다면 서천은 세계적으로 유명한 슬로시티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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