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꾸미와 소라는 뿌리가 같은 연체동물
주꾸미와 소라는 뿌리가 같은 연체동물
  • 허정균 기자
  • 승인 2017.03.22 17:18
  • 호수 8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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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산어보’에서는 준어(蹲魚), 죽금어(竹今魚)

해마다 동백정의 동백꽃이 봄을 몰고 오면 바다에서는 주꾸미가 봄을 몰고 온다. 지난 18일부터 4월 2일까지 서면 마량리 동백숲 일원에서 열리고 있다.

▲ 소라 속에 들어가 있다가 잡히는 주꾸미
주꾸미는 산란기를 앞둔 3월 중순부터 5월까지가 살이 쫄깃쫄깃 고소하고, 밥알처럼 생긴 알은 통통하게 들어차 있어 맛이 가장 좋을 때이다. 축제장을 찾으면 이런 주꾸미를 활어회, 샤브샤브, 볶음, 무침 등 다양한 요리로 맛볼 수 있다.

주꾸미는 연체동물문>두족강>문어과에 속한다. <자산어보>에서는 한자어로 준어(蹲魚), 속명을 죽금어(竹今魚)라 하고, “크기는 4∼5치에 지나지 않고 모양은 문어와 비슷하나 다리가 짧고 몸이 겨우 문어의 반 정도이다.”라고 기록하고 있다.

<난호어목지>와 <전어지>에서는 한자어로 망조어(望潮魚), 우리말로 죽근이라 부른다고 기록하고 있다.
주꾸미의 몸 길이는 큰 것이 약 30㎝ 정도로 문어과의 종으로서는 작은 편이다. 몸통 색은 회자색·황갈색·흑갈색 등으로 보호색을 띠며 대체로 회자색이다. 머리의 너비는 몸통의 너비보다 좁고, 두 눈은 등쪽으로 돌출하고 각 눈의 윗부분에는 2개씩의 뚜렷한 육질 돌기가 나 있다.

▲ 주꾸미 알
8개의 다리는 거의 가지런하지만 제1다리가 가장 길다. 각 다리의 빨판은 2줄로 배열한다. 수컷에서 왼쪽 제3다리는 교접기로 변하였다.
연안에서 서식하는 저서성이고 야행성인 종이며, 보통 바위 구멍이나 바위 틈에 숨는다. 우리나라 전 연안에 분포하며 진흙 갯벌 조간대 하부에서부터 수심 100m 전후의 깊이까지 다양한 저질 바닥에서 발견된다. 산란기는 10∼3월이며, 얕은 바다의 굴이나 해조, 빈 조개껍데기 속에 산란한다. 부화기간은 40∼45일이다.

우리 나라의 서해안과 남해안, 일본·중국·인도·태평양 연안에 분포한다. 피뿔고둥 따위의 큰 고둥류의 껍데기로 주꾸미 단지를 만들어 연해의 바닥에 집어넣어서 잠입한 것을 잡는다.
연체동물문>일매패강의 피뿔고둥(흔히 ‘소라’로 불림) 역시 연체동물로 주꾸미와 뿌리가 같다. 학자들은 활동성이 약한 고둥류에서 껍질을 벗어버리고 나온 것이 주꾸미, 낙지, 오징어 등이 두족류라고 한다. 주구미로서는 소라 껍질에 들어가 있으면 마치 모태에 들어온 편안함을 느낄 것이다.

주꾸미는 먹통(먹물주머니)째 먹어야 제 맛이다. 그래야만 먹물을 고스란히 먹을 수 있고, 덤으로 주꾸미 몸통 속에 꽉 차게 들어 있는 쌀밥(주꾸미 알)까지를 먹을 수 있다. 아무 때나 주꾸미 몸통 속에 쌀밥이 들어 있는 게 아니다. 산란기의 주꾸미라야 몸통 속에 쌀밥이 들어 있다. 단백질이라 그런지 맛도 쌀밥과 비슷하다. 맛있는 주꾸미 요리를 위해선 먹통이 터지지 않게 몸통 부분을 잘라내고, 다리는 고운 붉은색을 내기 위해 소금을 약간 넣고 끓는 물에 살짝 데친다. 살짝 데쳐야 연하고 부드러운 맛을 느낄 수 있다. 먹통째 잘라낸 몸통 부분은 완전히 익혀야 먹물도 그렇지만 주꾸미 알(쌀밥)의 진수를 맛볼 수 있다.

그런데 바다환경의 변화로 인해 주꾸미 어획량이 예전 같지 않다. 예전에는 소랑패기를 5천 개에서 1만 개만 담가도 수입이 쏠쏠했는데 지금은 3만~5만 개를 담가도 예전 수입만 못하다고 어부들은 울상을 짓는다. 옛날에 흔전만전 처치 곤란할 정도로 많이 잡혔지만 지금은 가격이 1kg에 3만원을 넘는 때도 있어 ‘귀하신 몸’이 됐다. 현재 서천특화시장에서 1kg에 2만 7000원에 팔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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