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시 축제에 유명가수를 출연시켜야만 하나
모시 축제에 유명가수를 출연시켜야만 하나
  • 편집국 기자
  • 승인 2017.05.03 13:10
  • 호수 85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오는 6월 9일부터 나흘간 서천의 대표 축제일 뿐만 아니라 충남의 대표 축제라 할 만한 한산모시문화제가 열린다. 올해로 벌써 28회째이다.

이번 모시문화제를 기획하면서 군은 주민과 지역 청년들이 주도하는 축제로 프로그램을 다양화할 계획이라며 참가단체를 공모했다. 지역의 다양한 문화 콘텐츠를 발굴해 지역적 특색을 띤 축제로 방향을 잡은 것에 대부분 긍정적 평가를 내렸다.

그런데 최근 축제를 주관하는 한산모시소곡주사업단이 오는 7일까지 제28회 한산모시문화제에서 보고 싶은 가수 추천을 접수받는다는 공지를 했다. 더구나 가수 추천은 서천군민 뿐만 아니라 한산모시문화제에 관심이 있는 전 국민을 대상으로 모바일 및 온라인 참여페이지 를 통해 참여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를 두고 말이 많다. 지역의 특성을 살려나가야 할 축제가 전국적인 유명 가수를 출연시킨다니 어리둥절할 수밖에 없다. 지역 축제가 유명가수들의 공연장이 아닌 바에야 누구도 납득이 가지 않는 처사이다.
더구나 올해는 1억5000여 만 원쯤 되던 문광부의 지원을 받을 수 없게 되어 축제는 비용은 군비로 부담해야 한다. 가수를 초대하는 비용으로 3000만원 을 책정했다 한다.

삼국시대부터 내려온 1500년 전통의 한산모시짜기에는 우리 조상들의 슬기와 혼이 깃들어 있으며 인고의 세월이 숨어있다. 한산모시짜기는 2011년 11월 28일,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린 제6차 무형문화유산보호 정부간위원회에서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대표목록(Representative List of the Intangible Cultural Heritage of Humanity)에 등재됐다.

천연섬유로서 1500년의 전통을 지닌 한산모시는 백제시대부터 전승돼 온 천연섬유 옷감으로 세계적인 디자이너들이 가장 선호하는 공예소재로 널리 알려져 있다.
또한 모시베는 오일장에 내놓으면서 지역 공동체내에서 커다란 사회적 기능을 수행했다. 1년에 세 차례 모시풀을 베어내 이를 원료로 이어지는 공정은 이에 종사하는 사람들의 생업으로 오랜 세월 동안 기능해 왔으며 지금도 산업으로서 한산모시축제와 더불어 전승되고 있다.

이러한 정신을 이어받아 지역의 문화적 특색을 최대한 발현시키고 잊혀져가는 지역공동체 정신을 함양시킬 때 축제의 효용이 있고, 이러한 문화를 경험해보지 못한 타 지역 사람들의 호응도 클 것이다. 유명 가수 추천을 받을 생각보다는 지역의 문화예술에 관심 있는 사람들에게서 자문을 충분히 받아보기를 권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