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업의 사회적 공헌을 추구하는 사람들/(3)두리하나협동조합
■ 기업의 사회적 공헌을 추구하는 사람들/(3)두리하나협동조합
  • 허정균 기자
  • 승인 2017.05.11 15:39
  • 호수 8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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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위기 ‘해법’ 조합에서 찾는다
협동조합으로 운영하는 청담웨딩홀

▲ 두리하나협동조합이 운영하는 청담예식홀
협동조합은 오랜 역사를 지니고 있다. 18세기 영국의 산업혁명기에 열악한 노동 환경, 노동자 가정의 부족한 생필품, 그리고 악덕 고리대금업자들과 중간 상인들을 극복하기 위해 노동자, 가난한 소비자, 저(低)신용자, 가난한 농민들이 모여 노동자협동조합, 소비자 협동조합, 신용협동조합, 농업협동조합을 구성해 자신의 경제생활을 개척해 왔다.  200여 년이 흐르는 동안 협동조합은 경제 활동을 통해 지구상의 많은 사람들을 절대적 빈곤으로부터 구하고, 교육 활동을 통해 수많은 ‘까막눈’을 교양 있는 민주주의자로 변화시키는 데 중요한 역할을 담당했다.

지난 2008년 뉴욕에서 시작된 금융위기에 유엔은 협동조합에서 해답을 찾고자 했으며 2012년을 ‘협동조합의 해’로 정했다.

한국에서는 2011년 말 국회에 제출된 ‘협동조합기본법’이 이듬해 1월 국회에서 통과되었으며 2012년 12월부터 시행됐다. 이 법에 따르면 “‘협동조합’이란 재화 또는 용역의 구매·생산·판매·제공 등을 협동으로 영위함으로써 조합원의 권익을 향상하고 지역 사회에 공헌하고자 하는 사업조직”을 말한다. 또한 “‘사회적 협동조합’이란 협동조합 중 지역주민들의 권익·복리 증진과 관련된 사업을 수행하거나 취약계층에게 사회서비스 또는 일자리를 제공하는 등 영리를 목적으로 하지 아니하는 협동조합”을 말한다. 이로써 5인 이상의 조합원만 모이면 법인인 협동조합을 설립하고 어떠한 사업이라도 협동조합 방식으로 벌일 수 있게 되었다.
‘두리하나협동조합’이 돛을 올린 것은 이 같은 협동조합법이 시행된 이후인 2013년 7월이었다. 지난 8일 김범태 이사장을 만나 두리하나협동조합이 어떻게 탄생했으며 어떤 경제 활동을 하고 있는지 들어보았다.

▲ 두리하나협동조합 김범태 이사장
서천 토박이인 김 이사장은 본래 사진가였다. 지금도 (사)한국사진작가협회서천지부 사무국장을 맡아 활동하고 있다. 디지털카메라 대중화는 기존의 전문 사진가들과 관련 업종에 종사하는 사람들에게 큰 위협이 아닐 수 없었다.

사진작가 김범태는 비슷한 처지에 있는 사람들과 함께 협동조합을 설립했다. 이들이 설립한 조합은 이듬해 중소기업청으로부터 우수협동조합으로 선정되어 ‘협업화 사업 기금’을 받게 됐다. 이어 서천읍 군사리에 있는 ‘청담웨딩홀’을 인수했다.

“예식장은 늘 와서 일했던 곳이라 그 운영에 자신이 있었는데 마침 공주 사람인 예식장 주인이 내놓는다고 해서 조합이 인수하게 된 것입니다.”
예식장은 결혼식을 비롯해 여러 민간단체에서 크고 작은 행사를 치르며 지역사회에서 큰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이러한 공간과 시설을 운영하는 데 가장 중요한 것은 질 좋은 음식을 저렴하게 공급하는 것입니다.”
김범태 이사장의 말이다. 가격을 올리지 않고 2만4000원을 고수하고 있으며, 음식의 질을 높이는 것을 경영에서 최우선으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청담예식홀은 ‘수익을 이용자들에게 환원한다’는 차원에서 매년 어르신들 식사 대접을 하고 있으며, 서천군사회복지협의회에 기부를 하기도 한다. 또한 예약을 했다가 당일 인원이 줄어든 경우 인원을 초과해 마련한 음식을 도시락으로 만들어 독거노인들에게 무료로 제공하기도 한다.

19대 대통령 선거를 맞아 후보들은 모두 “경제를 되살리겠다”며 외치고 있다. 그러나 국내외 여건은 어렵기만 하다. 지금까지 있어왔던 시장경제 체제에 한계점이 온 것으로 진단하는 사람도 많다.

협동조합주의자들은 시장 자체를 부정하지 않고 ‘시장을 대체할 수 있는 시스템’을 찾는다. 생활협동조합의 조합원들은 필요한 만큼만 주문하고 생산자들의 처지를 고려한다. 신용협동조합은 조합원들의 경제 사정을 고려하면서 이자율을 책정한다. 사회적 협동조합이나 노동자협동조합에서는 일반 시장에서 팔리지 않은 한계 노동력 담지자들을 조합원으로 받아들이고 그들에게 일감을 준다. 이러한 실천이 깊어지고 확대될수록 시장이 가진 ‘야만성’은 줄어들게 될 것이다.

서천에는 ‘두리하나협동조합’과 같은 협동조합이 10여 곳 이상 있다. 모두 우리 경제생활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기업들이다. 군민들이 이들 조합들에게 많은 관심을 보여주는 자체가 서천 경제에 도움이 된다는 생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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