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구의역 “김군”과 서천환경미화원
서울구의역 “김군”과 서천환경미화원
  • 독자 한완석
  • 승인 2017.05.31 18:28
  • 호수 86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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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5월28일 서울지하철 구의역 9-4승강장 스크린도어를 수리하다 열차에 치인 김군이 19살 나이에 구차한 생을 마감했다. 컵라면 하나로 끼니를 때우며 악착같이 살아야했던 우리의 새끼이자 형제이기도한 PSD(플랫홈 스크린도어) 소속의 김군이 죽은지 1년이 지났다.

원인은 안전과 인권을 도외시한 외주 용역화였다. 도대체 누구를 위한 외주화인가. 지난해 10월 고된 노동환경 속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었던 씨제이앤앰 소속 이한빛 피디도 있었다.

숨진 이한빛 피디의 아버지는 “김군과 함께 우리 아들 한빛이랑 만나서 행복하게 잘살기를 바란다”고 하며 “젊은이가 희망과 꿈을 가지고 살아가는 사회를 우리가 만들어 줄게”하며 흐느꼈다.

1년이 지났어도 뾰족한 수는 없었다. 지하철 비정규직 노동자들과 시민단체들은 ‘모든 노동자에게 산업안전보건법 적용, 장시간 노동제한, 중대재해기업처벌, 외주화금지,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등을 외쳤다.
사고 이후 김군과 작업을 같이 하던 직원들은 중규직인 무기계약직으로 됐지만 임금, 안전, 작업환경, 노동강도 등에서 크게 변한 게 없다고 한다.

1년 전과 오늘의 정치인들은 김군을 추도하고 재발방지책 마련을 약속했다. 그러나 19대 동료 정치인들이 ‘위험의 외주화 방지법’ 등 7개법안을 통과시키지 않았다.

지난 5월16일 서천군청 앞에서 충남공공노조와 민주노총 세종충남본부 그리고 서천군 환경미화원들의 10년치 퇴직금 등을 지급할 것을 촉구하는 집회가 열렸다.

2005년부터 일부 인건비 및 퇴직금 등 자그마치 8억 4천만원이었다. 그리고 지난 한 달 동안 농성을 벌여왔다. 이 또한 원인은 외주용역화였다. 그리고 해당기관의 관리감독 소홀로 인한 직무유기성 사건이었다.
민간위탁인 외주용역화의 간접고용은 헌법과 법률이 보장한 노동권 사각지대를 양산하고 있다. 그리고 불·탈법을 저지른 관계자들은 무책임과 비도덕으로 잘살고 있고 누구하나 책임추궁을 하지 않고 있다.

이날 집회현장서 귀가 잘 들리지 않는 장애친구를 만났다. 그는 고교시절에 나에게 운동을 배웠던 제자였다. 그는 억울하다며 나에게 하소연하면서 웃고 있었다. 억울함도 약자이기에 체념하고 있었다.
서천군환경미화원의 질 좋은 일자리로 만들 수 있는 방법은 있다. 서천군 13개읍면 각 마을들의 각종 쓰레기 소각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노인들의 수 십 년 동안의 생활습관 때문이기도 하다.

그러나 더 중요한 원인은 쓰레기 등을 수거해 가는 행정이 없다는 것이다. 7,80대 노약자들이 쓰레기를 옮기기에는 힘이 부치다. 그러니 태울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주민들의 환경문제 의식부재도 문제이다.

한술 더 떠서 도시에 사는 자손들이 돈들어가는 생활쓰레기를 고향으로 가져와 태우는 것도 다반사다. 서천군 공무원의 자조섞인 한 마디는 “환경미화원을 직영으로하고 각 읍면단위 청소행정을 개편하여 마을 쓰레기를 수거해 간다면 일거양득일 것이다.”라고 했다. 맞는 말이다.

청소행정을 개편하여 서천군 산하 13개 읍·면에 환경미화원을 직접채용하여 마을 쓰레기와 농자재 쓰레기 등을 수거하는 직영체제로 전환한다면 외주용역비가 절감되면서 예산 또한 상당히 절감될 것이며 절감된 예산으로 이들의 복지를 챙겨 준다면 서로가 이익일 것이다..

이제는 이러한 억울함들을 없애는 방법은 직영체제로 가야되는 것이다. 비정규직이 정규직으로 전환되어야한다. 또한 환경노동자의 인권과 존엄성 회복이 중요하다할 것이다.

아울러 서천여객 운영체제 또한 서천군 직영으로 한다면 예산절감할 수 있고 질좋은 일자리를 만들 수 있는 멋진 사업이라 할 수 있겠다.

서천군의 비정규직은 133명이다. 또한 외주화된 비정규직 보유 유관기관의 비정규직 수도 제법 될 것이다. 세금을 질좋은 일자리를 만드는데 쓴다면 누가 뭐라 하겠는가. 전문화된 질좋은 일자리의 행정혜택은 곧바로 주민들과 고객들에게 돌아간다. 그들은 힘든 일도 마다않는 열심히 사는 우리의 이웃이며 가족이고 동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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