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업의 사회적 공헌을 추구하는 사람들/(11)서천지역 자활센터 김내현 센터장
■ 기업의 사회적 공헌을 추구하는 사람들/(11)서천지역 자활센터 김내현 센터장
  • 허정균 기자
  • 승인 2017.07.19 18:48
  • 호수 86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지역 1차산품에서 지역경제 활로 찾는다
자활센터, ‘입는 모시에서 먹는 모시’ 주도
패스트푸드같은 슬로우푸드 ‘서래뜰 누룽지’

▲모시떡용 모시밭에서 모싯잎을 살펴보는 김내현 서천지역자활센터 센터장
1997년 IMF사태 이후 빈곤은 개인의 문제만이 아닌, 국가와 사회가 함께 풀어야 할 문제로 인식되었다. 이어 시민사회단체가 참여하고 논의해 2000년 10월 ‘국민기초생활보장법’이 제정되었다.

이 법은 국가와 지방자치단체의 책임으로 생활유지능력이 없거나 생활이 어려운 국민에게 필요한 급여를 주어 이들의 최저생활을 보장하고 자활을 조성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이 법에 근거해 현재 전국에서 248개의 지역 자활센터가 운영되고 있다. 지역자활센터는 노동 능력이 있는 저소득층에게 노동의 기회 및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빈곤으로부터 스스로 벗어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일련의 원조 활동을 제공하는 기관이다.

▲삶은 모싯잎을 찬물에 헹구는 작업
서천지역자활센터는 이러한 설립 목적에 맞춰 다양한 자활사업을 벌이고 있다. 한산모시재배사업, 모시가공사업, 유통사업, 고소미사업, 각종 돌봄서비스사업, 취업 교육 및 알선을 위한 게이트웨이사업 등이다. 각 분야에서 100여명이 일하고 있는데 이 가운데 40여명은 저소득계층이다. (주)천군만마, (주)새날, (주)나눔건축, (주)서래뜰영농조합법인 등 8개 기업이 자활기업으로 서천지역자활센터에 소속돼 있다.
지난 14일 한산 옛성실중학교에 있는 한산모시재배지에서 김내현 센터장을 만났다. 2002년 설립한 서천지역자활센터는 2009년 성과평가가 처음 실시된 이후 2015년까지 한 해도 빠지지 않고 최우수 기관 3회를 비롯해 7년 연속 최우수·우수기관에 선정된 바 있다. 김내현 센터장은 서천지역자활센터를 반석 위에 올려놓은 주역이다.

▲급속냉동된 삶은 모싯잎
2000여평의 밭에 모시풀이 한창 자라고 있다. 모싯잎을 따서 가공공장으로 운반하면 그곳에서는 세척작업과 삶는 작업이 이루어진다. 서천지역자활센터의 모싯잎가공 라인은 ‘입는 모시에서 먹는 모시’를 주도하고 있다.

“먹는 모싯잎이 따로 있습니다. 기존의 서천지역의 모시는 모시베를 짜는 데 적합하지만 먹는 데에는 뻣시고 거칠어 모시떡 용도로는 질이 떨어지지요.”모시떡용 모시 종근 확보를 위해 노력했던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모싯잎을 따오면 이를 세 차례 세척한 다음 삶는다. 푹 삶은 모싯잎을 찬물에 헹군 다음 굵은 줄기를 일일이 손으로 가려내는 작업을 거쳐 급속 냉동시킨다. 연간 30톤의 냉동 모싯잎을 생산하는데 이 가운데 70%는 서천 지역 내의 여러 모시떡집에 공급하고 나머지는 타지역으로 팔려나간다.

“납작한 모양으로 대형 냉동창고에서 급냉되기 때문에 해동을 해도 변질이 없지요.”

▲최종 완성품 ‘한산모시풀’
주문량이 늘고 있지만 다 맞추지 못하고 있다고 한다. 겨울에도 맛좋은 모시송편을 먹을 수 있는 이유를 알게 되었다.

“모시떡에는 모시가 보통 25% 정도 함유돼 있으니 모시 소비량 4배의 쌀이 소비됩니다. 그러니 모시떡이 많이 팔리면 그만큼 서천 쌀도 많이 팔리는 셈입니다.”

▲‘서래뜰 누룽지’ 생산 모습
서천지역자활센터에서 서천쌀을 이용하는 또 하나의 사업이 있다. 누룽지를 생산, 판매하는 고소미사업이다. 서래뜰 누룽지는 뜨거운 물만 부으면 한 끼 요깃거리가 된다. 첨가제가 하나도 없는 패스트푸드같은 슬로우푸드이다. 쌀을 서래뜰영농조합에서 제공받는다.

‘지역경제활성화’가 최대의 화두이다. 서천의 대표 1차생산품인 모시와 쌀을 이용해 부가가치를 높여 최종 소비상품으로 만들어내는 데에서 서천경제 ‘자활(自活)’의 길이 있음을 보게 되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