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력발전, 후손에게 두고두고 못할 짓
원자력발전, 후손에게 두고두고 못할 짓
  • 허정균 기자
  • 승인 2017.08.10 09:53
  • 호수 87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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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용후 핵연료, 10만년 안전관리해야…
남들 하는 거 따라가면 ‘탈핵’ 가능하다

새 정부가 신고리 5.6호기 중단을 공론화 하자 원자력공학과 교수 및 관련 이공대 교수 417명이 지난 7월 5일 성명을 발표하며 새 정부의 탈핵. 탈원전 정책을 비판했다. 신고리 원전 5·6호기 건설 중단 여부를 결정할 공론화위원회가 활동을 시작한 가운데 이에 반대하는 한국수력원자력 노조와 협력업체 근로자, 지역주민 등이 지난 3일 ‘신고리 5·6호기 건설 중단 저지 결의대회’를 열었다. 이처럼 탈핵의 길은 험난하다. 2014년 4월 어린이책서천연대의 초청으로 김익중 교수가 서천에서 강연을 한 바 있다. 이때 강의 내용을 다시 한번 발췌 정리한다.

◇사용후 핵연료 10만년 동안 관리해야…

원자력발전소의 발전 원리는 불질러서 물끓여서 증기터어빈 돌리는 화력발전소와 같다. 다른 점이 있다면 불을 때는 연료가 다른 것이다. 화력발전소는 석탄이나 석유, 그리고 가스도 조금 땐다. 그런데 원자력은 우라늄을 연료로 한다. 가늘고 길이가 4.5m 정도 되는 긴 관이 있다. 이 파이프 안에 우라늄을 일열 종대로 집어넣는다. 이를 핵연료봉이라 한다. 핵연료봉을 집어넣고 중성자로 때리면 우라늄 한 분자가 깨지면서 중성자가 3개 튀어나온다. 이 중성자가 다른 우라늄을 또 깬다. 또 중성자가 튀어나온다. 연속적으로 우라늄이 깨지면서 열이 나게 된다. 그 열이 엄청나게 많다.

핵연료는 한번 집어넣으면 4년 반 동안 쉬지 않고 물을 끓인다. 다 타고 나서도 뜨겁다. 그래서 사용후핵연료는 물통 안에 넣고 찬물로 이를 식혀야 한다. 최소 10년을 식혀야 한다. 식히고 나면 이제 안전하니까 쓰레기 매립장에 갖다 버리면 되나? 안된다. 여전히 방사능이 많다. 그 식어버린 핵연료, 사용후 핵연료를 사람이 맨눈으로 보면 죽는다. 그래서 이거를 안전하게 따로 보관해야 한다. 최소 10만년을 보관해야 한다. 우리 호모사피엔스가 아프리카에서 태어난 것이 10만년 전이다. 4만년 전에 아시아와 유럽에 퍼졌다. 한반도에 산 것은 1만2000년 전이라고 교과서에 나와 있다. 그 10만년 동안 이를 안전하게 보관해야 된다.

이것이 가장 큰 숙제이다. 10만년 동안 안깨지는 방을 만들어야 한다. 이것은 불가능하다. 콘크리트로 아무리 잘 지어도 50년 100년이다. 그래서 원자력발전은 후손들에게 두고두고 못할 짓을 하는 것이다.

▲ 유럽의 원자력발전소의 갯수 변화. 1989년부터 원자력발전소가 줄어들고 있다.

◇탈핵, 가능한가?

우리나라 사람들, 핵이 위험하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러나 원전없이 살아가는 것을 전 국민이 불가능하다고 생각한다. 여기 전 세계 원전 갯수 현황을 한번 보면 원전 갯수가 25년 전부터 그대로 있다. 최근에는 줄고 있다. 누군가 꾸준하게 원전을 없애고 있다. 유럽에서 50개가 없어졌다. 1년에 두개씩. 유럽에서는 핀란드와 영국에서 원전을 짓고 있다. 그래봐야 몇 개 안된다. 그래서 앞으로 유럽에서는 원전 갯수가 쭈욱 줄어들 것이다.

유럽에서는 25년 전부터 원자력이 사양산업이었다. 그런데 누가 늘려서 전세계 원전이 늘어났는가. 한국, 중국, 인도 이 세 나라다. 선진국은 폐쇄하고 있고 개도국은 열심히 하고 있다. 이게 원자력의 현주소다. 미국에서는 원전 폐쇄도 안했고 건설도 안했다. 유럽에서 왜 원전을 안짓고 있는가. 이유는 두 가지다. 첫째 위험하다. 둘째 비싸다.

원자력이 미국 유럽에서는 비싸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싼 걸로 되어있다. 유럽에서는 풍력보다 더 비싸다. 이게 말이 되는가. 말이 된다는 것이다. 다만 우리나라의 발전 원가 계산 방법이 엉터리인 것이다. 핵폐기장 모두 2000개 만들어야 하는데 그 비용 계산 안한다. 해체비용, 계산 안한다. 사고 났을 때의 처리비용도 계산 안한다. 여러가지를 계산 안한다. 우라늄 수입할 때 세금 0원. 너무나 많은 것들을 빼고 계산해놓고 원자력 싸다.  세금이 0원이라는 것은 엄청난 혜택을 정부가 한전에 주는 것이다. 그 보조금은 누가 주는가. 국민이 주는 것이다.

25년 전부터 원전을 줄여온 유럽은 어디서 전기를 만들었을까. 풍력, 태양광이다. 무서운 속도로 늘고 있고 많은 투자를 하고 있다. 전 세계가 풍력, 태양력으로 가는데 한국만 원자력을 늘리고 있다. 풍력, 태양광 안하고 원자력만 하는 나라 또 있나 하고 살펴봤다. 없다. 한국밖에 없다. 우리나라는 지금 화력이 70%, 원자력이 30%이다. 반면에 중국은 원자력 2%, 그리고 20%를 재생가능에너지로 만들고 있다. 전세계 풍력 1등이 중국이다.

태양광은 4등이다. 혼자 원자력의 길로 가는 나라는 한국 뿐이다. 원자력의 두 배를 재생가능에너지로 만들고 있다. 잘 사는 나라일수록 재생가능에너지 비중이 높다. 꼴찌인 나라는 어디인가. 우리나라 에너지의 1.5%가 쓰레기에서 나오고 있다. 태양광이나 풍력, 지열, 수력 합해서 0.4%에 불과하다. 경쟁자도 없다. 홑꼴찌이다. 대체 왜 이렇게 된 것인가.

그러면서 정부는 끊임없이 재생가능에너지를 모함하고 있다. 한국 실정에 잘 맞지 않다. 전기 제대로 안나온다. 전기가 간헐적으로 나온다.
이러면서 재생가능에너지를 등한시 하고 있다. 그러면서 원자력에 대해서는 깨끗하다. 값싸다, 안전하다 고 말하고 있다.

한국에서 탈핵 가능하겠는가. 가능하다. 남들 하는 대로 따라하면 된다. 우리는 꼴찌이기 때문에 아무한테나 보고 베껴도 성적은 올라가기 마련이다. 남들 하는 거 따라가기만 해도 한국 탈핵 가능하다.
<정리/허정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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