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획취재 : 뜬봉샘에서 유부도까지 (12)대청호 녹조
■ 기획취재 : 뜬봉샘에서 유부도까지 (12)대청호 녹조
  • 허정균 기자
  • 승인 2017.09.27 20:26
  • 호수 87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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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마다 반복되는 대청호 녹조 근본대책은?
축산분뇨-인삼 재배-호수 유입 ‘악순환’
녹조제거용 응집제, 치매 등 뇌질환 유발

◇해마다 발생하는 녹조현상

연간 19억 4900톤의 용수를 공급하고 있는 대청호는 해마다 어김없이 찾아오는 녹조로 몸살을 앓고 있다. 올해는 다른 해보다 더 심했다. 지난 8월 27일 “대청호 녹조 16년만에 최악”이란 제목의 다음 보도는 그 심각성을 말해주고 있다.

“대전과 충청지역 식수원인 대청호의 녹조 확산 추세가 심상치 않다. 회남수역(충북 보은)에 내려진 조류 경보가 한 달 만에 모든 수역으로 확대됐고, 진앙이 된 회남수역 남조류는 20만cells/㎖을 넘어섰다. 2001년 이 수역에 최초로 조류경보 ‘대발생’이 내려진 이후 16년 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조류경보는 2주 연속 남조류가 1천cells/㎖을 넘어설 때 '관심', 1만cells/㎖ 이상이면 '경계', 100만cells/㎖ 돌파하면 '대발생'을 발령한다.”<2017년 8월 27일 연합뉴스>

대청호에 1998년 조류경보제를 도입한 이후 1999년과 2014년을 제외하고 해마다 경보가 발령됐다. 심할 경우 석 달 넘게 이어진 해도 있다.

▲ ▲지난 7월 대청호 질산농도. ‘매우나쁨’을 표시하고 있다.
◇녹조발생 원인

조류(藻類, Algae)는 물 속에서 광합성을 하는 식물 플랑크톤으로 수생태계 먹이사슬의 일차 생산자이다. 크게 규조류, 녹조류, 남조류, 기타조류 등으로 구분되는데 이들 중 우점종이 무엇이냐에 따라 물 색깔이 갈색(규조류), 옅은 녹색(녹조류), 진한 녹색(남조류) 등으로 나타난다.

녹조현상은 이들 조류 중 여름에서 가을까지 우점종을 차지하는 남조류에 의해 하천이나 호수, 늪의 물 색깔이 진한 녹색이 되는 현상을 말한다.

녹조현상은 수온, 햇빛, 영양염류, 유속 등 4가지 요인에 큰 영향을 받는다. 질산염이나 인산염과 같은 무기 영양염류가 물속으로 많이 유입되고, 일조량이 많고 기온이 높아 수온이 높아지면 광합성이 활발해져 남조류가 폭발적으로 증가한다. 여기에 물의 흐름이 느려지면 유입된 오염원이 빠져나가지 못하고 축적되는데다 수면의 온도도 올라가 조류가 더욱 빠르게 증식한다.

◇녹조가 지닌 독성

“녹조현상이 발생해도 물 속의 독소는 정수처리 과정에서 충분히 제거되기 때문에 정수 처리된 물에서 독소물질이 검출된 사례는 없다”고 환경부는 말하고 있다. 또한 “인체에 영향은 없고, 정수처리 과정에서 제거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녹조현상의 원인인 남조류 중 마이크로시스티스(Microcystis), 아나배나(Anabaena), 오실라토리아(Oscillatoria), 아파니조메논(Aphanizomenon) 등 4종은 냄새 물질과 독소물질을 배출해 유해남조류로 분류된다. 마이크로시스티스는 간에 해를 주는 독소인 마이크로시스틴을 생성하는데 발진이나 구토, 설사, 두통, 고열, 간 종양을 발생시킨다. 가축이나 야생동물의 폐사 원인이 되기도 한다. 아나배나, 아파니조메논은 신경을 마비시키는 독소를 배출한다.

2015년 8월 환경운동연합과 대한하천학회는 금강을 찾아 조사를 벌인 결과 당시 웅포대교 인근 에서 독성물질인 남조류 마이크로시스티스가 검출한 바 있다.

마이크로시스티스는 약간의 비린내 외에는 심한 냄새를 내지 않으나 그외 남조류 들은 곰팡이 냄새나 흙 냄새가 나는 냄새물질 (Geosmin, 2-MIB)를 배출해 수돗물에 악영향을 준다. 남조류는 피부에 닿으면 가려움증과 염증을 일으킬 수 있다.

남조류의 창궐은 산소를 흡수하기 때문에 물 속의 용존산소량을 떨어뜨려 물고기를 죽음으로 몰고 간다. 또한 남조류의 사체는 바닥에 쌓여 이듬해에 더 일찍, 더 오랜 기간 동안 녹조현상을 발생시킨다. 이런 현상이 반복되면 결국 호수 전체가 썩게 된다.

◇대청호 녹조 제거작업

수온이 20도를 넘어 녹조가 확산되기 시작하면 대청댐관리단은 비상이 걸린다. 조류 제거선을 투입하고, 수차(수면 포기기)를 가동시켜 물 속의 용존산소량을 높인다. 수중 7m 깊이의 차단막을 설치해 조류가 댐 하류로 떠내려가는 것을 막기도 한다.
취수장에서는 조류 영향을 덜 받는 심층수 취수에 나서고, 조류로 인해 발생할지 모를 냄새를 없애기 위해 분말 활성탄을 투입하기도 한다.
녹조를 없애는 데 황토가 효과가 있다 해서 황토를 녹조발생 수역에 살포하기도 하지만 미봉책에 불과하다.

녹조를 응집시켜 제거해내기 위해 폴리염화알루미늄(PAC)을 살포하는 사실이 알려졌다. 폴리염화알루미늄(PAC)은 무기고분자 응집제로 염산과 수산화알루미늄을 주원료로 만들어졌으며 응집효과가 뛰어나 정수장 등에서 사용되고 있다.

학계에서 발표된 논문에 의하면 황산알루미늄(Alum)이나 폴리염화알루미늄(PAC)과 같은 응집제는 알루미늄을 주요 성분으로 포함하고 있으며, 이러한 알루미늄 농도는 과다하게 섭취할 경우 신경성 장애로 인한 알츠하이머병이라 불리는 악성 노인성 치매나 경련 등 뇌질환 및 고등동물의 신경원에 신경원 섬유변성을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청호 녹조 주범 축산 분뇨

◆대청호 수역 가축사육 두수

시·군

돼지

장수

22,259

36,910

761,635

진안

4,755

10,893

501,698

무주

7,835

16,299

181,500

금산

11,535

29,139

391,945

영동

9,944

24,562

1,047,764

보은

27,304

25,105

1,399,448

옥천

17,127

14,899

1,122,582

<2015년>

대청호 녹조의 근본 원인은 지천을 통한 인, 질소화합물 등 영양염류의 유입이다. 이러한 영양염류는 축산분뇨와 인삼밭에서 발생해 빗물을 타고 강으로 유입된다.
대청호로 유입되는 지천 부근에서 축산 분뇨를 쌓아놓은 모습을 흔히 볼 수 있다. 이 축산분뇨는 비료로 사용하기 위해 농경지에 투입되는데 특히 많은 비료를 필요로 하는 인삼밭으로 들어간다.

   
▲ ▲축사와 인삼밭이 있는 보청천 수역(보은군 탄부면)
지금과 같이 농약이 발달하기 이전의 조상들은 퇴비나 거름 없이 인삼 농사를 지었다. 그러나 퇴비와 비료를 다량 사용하면서 과거 비료와 거름을 사용하지 않던 인삼 재배에 비해 수확량이 최대 다섯 배까지 늘어났다.

이처럼 인삼 다수확을 위해 밭에 소, 돼지, 닭 등의 축분을 넣고 갈아엎는다. 인삼이 자라는 토양은 많은 인산염과 질산염을 포함한 거름기가 많은 토양이 된다. 거름기를 흡수한 인삼은 세포의 입자가 커지게 되어 인삼의 크기도 커진다. 세포 입자가 커지게 되면 병균의 침투가 용이해지고, 인삼 잎이 부드러워지고 연해지므로 벌레들이 먹기 좋은 상태가 된다. 따라서 다량의 농약이 뒤따르기 마련이다.

한번 물에 유입된 영양염류는 제거하지 않으면 수중 생태계에 계속 남아 있어 녹조현상이 되풀이 된다. 이에 생활하수 정화와 영양염류의 유입을 막아야 하고 댐 주변에 식물을 심어 이미 유입된 영양염류를 흡수·제거해야 한다.

금강유역환경청은 “올해 녹조가 예년보다 심했지만, 아직 상수원 수질에는 별다른 문제가 없고 물고기 집단폐사 등도 발생하지 않았다”고 밝히고 있지만 영양염류의 호수 유입을 저감할 대책은 세우지 못하고 있는 상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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