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나누는 한가위 되었으면
함께 나누는 한가위 되었으면
  • 뉴스서천
  • 승인 2003.09.05 00:00
  • 호수 18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추석은 다가 오는데…. 바로 코 앞으로 다가왔는데도 기분이 좋지 못하다. ‘대목’이란 단어는 어디로 숨어 버렸는지 거리도 시장도 한산하기 그지없다. 그늘진 지역 상인들의 얼굴에선 남은 시간에 대한 부푼 기대가 있을테지만 좀처럼 추석 분위기는 살아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이같은 주민들의 심정을 아는 것인지 최근 들어 내린 잦은 비는 엎친데 덮친 격으로 농민들에게, 또 일을 할수 없게 된 건설업 종사자들에게 슬픈 추석을 안겨 주고 있다.
특히나 올해 추석은 그 어느해 보다 우울한 명절이 될 것 같다. 끝없이 진행되는 경기침체와 줄줄이 쓰러지는 기업들의 연쇄부도로 나라안의 경제사정이 유례 없는 불황을 맞고있기 때문이다. 올해 상반기만 하더라도 39만여명이 실직했고 실업률도 9년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얼마전 본지에서도 금매복지원과 사랑의집에 대해 보도된바 있지만 장기 불황 탓에 대다수 사회복지시설의 후원이 끊겨 썰렁하다고 한다.
반면 TV에서는 일부 부유층의 흥청망청 풍조가 나타나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추석 연휴 기간 동안 해외 여행을 즐기려는 관광객들이 지난해 보다 2배 이상 늘어 해외 항공권이 매진됐다고 하며 콘도와 리조트 예약률도 여름 성수기에 육박하고 있다고 한다. 심지어 서울의 일부 백화점에서는 150만원짜리 굴비 세트 등이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니 도가 지나치다는 생각이 든다.
추석을 앞두고 극명하게 대비되는 두 얼굴은 우리 사회의 비극이요 안타까운 현실이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빈부 격차는 있게 마련이지만, 추석과 같은 명절이 다가오면 그 격차가 더욱 커 보이는 법이다. 이럴 때일수록 자제하고 겸손해야 하는 쪽은 부유층과 사회 지도층이다. 내 돈 갖고 내가 쓰는데 무슨 시비냐고 할 지 모르지만, 계층간에 위화감이 커지면 사회 불안과 혼란의 요인이 된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사회 지도층과 부유층은 사회복지시설을 비롯 소외 계층에 좀 더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사회복지시설에는 3년 전부터 방문객이 끊겨 수용자들이 쓸쓸한 명절을 보내고 있다. 겨울에는 난방비가 부족해 추위에 떨고 있는 실정이다. 평소에도 소외감과 외로움을 느끼는 이들이 명절에 느끼는 상실감이야 말할 수 없이 클 것이다.
다행히 재경충남인들이 금매복지원을 돕기 위해 서울에서 고향까지 220km를 달려오는 사랑의 마라톤을 한다고 하니 씁쓸한 마음이 조금은 위안이 된다.
사회 지도층과 부유층에게는 우리 사회의 일원인 이들을 위로하고 보살펴야 할 책무가 지워져 있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우리의 전통적인 추석 풍속은 조상의 음덕을 기리면서 어려운 이웃을 보살피고 함께 따뜻한 정을 나누는 것이다. 다가오는 추석이 검소한 명절, 어려운 이웃을 생각하는 연휴가 되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서울에서 달려 올 그들의 정성에 견주지는 못하겠지만 함께 나누는 추석이 되었으면 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