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지키기에 당정리 주민 모두 나섰다
마을지키기에 당정리 주민 모두 나섰다
  • 허정균 기자
  • 승인 2017.10.17 23:56
  • 호수 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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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쁜 가을걷이 시기에도 평면교차로 저지 투쟁을 벌이는 당정3리 주민들. 오른쪽부터 우휘택 이장, 김문규·장동완씨
종천면 당정리는 서천에서도 가장 먼저 사람들이 살기 시작한 곳이다. 서해안고속도로 공사 중 1996년 6월 서천군 향토문화연구회는 청동기 시대의 것으로 추정되는 무문토기조각이 다수 발견했다.

국립부여문화재연구소가 26필지 총 1만3000여 평의 농경지 및 임야에서 본격적인 발굴을 한 결과 선사시대 것으로 추정되는 무문토기 등 다량의 유물과 주거지, 묘자리 등이 발굴되었다.

앞으로는 바다가 쑥 들어와 장구만을 이루고 뒤로는 산에 의지한 마을을 보면 ‘부내복종(府內伏鐘)’ 대명당이라는 말이 헛말이 아님을 알 수 있다. 종천면이라는 면 이름도 여기에서 나왔다.

당정리는 당정1리, 2리, 3리로 나뉘어 있는데 당정3리는 어메니티 복지마을 아래에서 수리넘어재 고개 아래에 있는 마을이다. 희리산 깊은 골짜기에서 사시사철 맑은 물이 마을 앞을 흘러내려 당정천을 이루어 장구만으로 흘러들었다.

이처럼 살기좋은 마을을 관통하는 21번 국도 확포장 공사가 벌어지며 몸살을 앓고 있다. 2003년 처음 설계가 끝나고 주민설명회를 할 때 4차선 확장도로는 입체로 설계가 돼 마을 주민들은 다행이라며 국토관리청의 토지 매입에 협조했다.

2009년 설계변경을 하며 주민설명회를 할 때에도 마을 사람들은 입체교체로가 평면교차로로 변경됐다는 사실을 몰랐다. 마을의 최대 관심사인 교차로 문제를 주최측에서 설명을 해주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이날 참석해 회의 내용을 적은 김문규씨 일기장에도 이런 사실은 적혀있지 않았다.

▲ 지난 16일 대전국토관리청의 약속과 달리 시공사가 공사 강행을 하자 이를 저지한 당정3리 주민들
12월 개통을 앞두고 도로의 윤곽이 드러난 6월에야 마을 주민들은 입체교차로가 아닌 평면교차로로 시공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 이후 마을 주민들은 “원안대로 시행하라”며 국토관리청을 상대로 힘든 싸움을 벌이고 있다. 50여호 마을 주민들이 우휘택 이장을 중심으로 똘똘 뭉쳐 인근 주민 700여명의 서명을 받았다. 국민권익위 등 관련 부처에 탄원서를 보내고 지난 8월 18일에는 전세버스로 대전지방국토관리청을 방문해 항의 집회를 벌이기도 했다.

우휘택 이장 등 마을 주민들은 설계변경에 대해 이해를 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처음 설계를 했을 때는 어메니티 복지마을이나 국립생태원, 해양생물자원관, 장항생태산단 등이 계획이 없었을 때입니다. 그러나 2009년 설계변경을 할 때에는 이러한 기관들이 이미 착공에 들어가 공사를 하고 있을 때입니다. 어메니티복지마을은 이미 2008년 11월 개관해 운영에 들어갔을 때입니다. 그런데 도로 등급이 낮아졌다며 평면교차로로 변경하고 주민들에게는 알리지도 않고 공사를 해온 것입니다. 예산 때문에 그렇다면 도로 개통을 늦추고 예산을 확보한 후 공사를 해야 하는 것 아닙니까?”주민의 편의를 위해 도로를 확장을 하면서 그것이 오히려 주민들의 생명과 안전을 위협하고 있을 뿐 아니라 유서 깊은 마을을 완전히 두 동강으로 만들어버리는 정부의 이러한 사업에 주민들은 분노와 함께 오늘도 공사 저지 투쟁을 벌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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