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취재/서천군 한계마을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④단양군과 한드미 마을
▇기획취재/서천군 한계마을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④단양군과 한드미 마을
  • 고종만 기자
  • 승인 2017.12.07 23:29
  • 호수 88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학생들이 인구증가 견인” 금산군 대안학교와 업무 협약
농촌유학마을 조성으로 폐교 살린 단양 대곡초등학교

저 출산 고령화율이 해를 거듭할수록 높아지면서 농촌 지역을 중심으로 인구 감소 현상이 심각하다. 1960년 16만 명이었던 서천군의 인구가 57년만인 올해 5만5000명 선으로 줄었다. 65세 이상 인구도 전체 인구의 35%대에 육박하는 등 초고령 사회로 접어든 지 오래인 서천군에서는 마을공동체 기능을 유지하기 어려운 마을이 316개 행정 리 중 71개 마을에 달하고 있다. 뉴스서천은 인구 감소에서 증가로 돌아선 국내외 사례를 중심으로 소멸위기에 처한 서천군의 한계마을 극복 대안을 모색한다.<편집자>

학생들이 인구 전입 주도한다

▲ 유학마을 학생들
3회에서 소개한 바 있는 금산군은 최근 학생들의 전입이 인구 증가를 견인하고 있다는 판단 아래 군내 간디학교, 별무리 학교, 사사학교, 레드스쿨 등 4개 대안학교와 인구 증가를 위한 업무협약을 맺었다.
간디학교 등 4개 학교의 학생 수는 해를 거듭할수록 늘어나면서 11월말 현재 850여 명으로 집계됐다. 놀라운 것은 재학생 850명 중 88.2% 750여명이 금산군에 전입한 상태이다. 군은 이번 대안학교들과의 업무협약으로 나머지 학생들도 별다른 이변이 없는 한 금산군에 주소를 두고 생활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충남에서 인구수가 가장 적은 청양군의 경우 2020년 인구 3만5000명 목표 달성을 위해  지역에 위치한 청양도립대학생 가운데 전입한 학생에게 기숙사비와 생활안정지원금 상향을 골자로 한 ‘인구증가시책지원조례’ 일부를 개정한다는 계획을 세워두고 있다.
서천군의 경우도 인구증가를 견인할 수 있도록 도내 금산, 청양군이나, 충북 단양군의 한드미마을의 성공사례를 토대로 봉선리에 생태유학마을을 조성하고 시초초등학교와 연계해 유학온 학생들의 교육을 담당토록 하는 등 지원책을 마련한다는 계획을 세워두고 있다.

소멸 위기 충북 단양군

한드미마을로 잘 알려진 충북 단양군은 충북에서 가장 인구 수가 적은 자치단체이다. 인구수 면에서 청양군보다도 적은 3만290명이다.

▲ 한드미마을 방문한 노무현 대통령
2003년 인구 6만명이었던 단양군의 인구는 불과 14년만에 반토막 났다.
지난 11월말 현재 단양군의 65세 인구는 전체 3만299명 중 30%에 육박한 29.9% 9070명에 달한다. 20~39세까지 가임여성 수는 전체 인구의 10%에도 미치지 못하는 2230명(7.4%)에 불과하다. 향후 30년 내에 소멸할 자치단체 중 한 곳으로 분류될 정도로 심각한 인구 감소현상을 겪고 있다.
실제 단양군은 전국 지방자치단체 중 적은 인구 순위 18위를 비롯해 교육청과 한전 등 유관기관이 인근지역과의 통합논의가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는 상태이다.
단양군도 인구 감소세가 지속되고 있는 서천군과 별반 다를 바 없다. 인구고령화로 인한 사망자 수 증가 등 자연감소 현상도 그렇지만  단양군보다 교육이나 주거 등 정주여건이 좋은 인근 시로의 전출 등이 해를 거듭할수록 증가세가 두드러지고 있다.

단양군의 최근 7년간 인구증감현황<표1>을 보면 전입자 수보다 전출자 수가 많다. 2010년부터 2016년까지 귀농귀촌 등 총 전입자는 1만7535명이었지만 인근 시로의 전출자 수는 2만1176명으로 전입자 수보다 3641명이 많았다. 같은 기간 사망자 수는 2360명으로 출생자수(1029)명보다 2.3배 많다.

자치단체 소멸위기에 처한 단양군은 2017년을 인구증가 골든타임의 원년으로 삼아 인구증가 및 유지 7대 중점 시책을 추진하고, 매년 700명 이상 인구를 늘려 2030년 인구 4만명을 달성한다는 목표 아래 인구증가 추진계획 및 확산시스템을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단양군 인구증가의 절박함은 군청 홈페이지에서 묻어난다. 홈페이지에 ‘단양군 내 고장 주소 갖기 우리 모두의 힘’이라는 문구 아래 단양에서 근무하거나 생활하면서도 타 지역에 주소를 둔 사람들의 주소 이전과 귀농귀촌 홍보, 내고장 상품 애용을 통한 지역경기 활성화를 독려하고 있다.

인구증가 관련 인센티브 시책·조례 등 안간힘

군은 단계별 추진계획으로 내년까지 인구증가 관련 인센티브 시책 조례 재개정과 예산확보 등 인구 유입기반을 마련하고, 2019년부터 2030년까지 인구 성장 정착기로 삼아 교육여건 개선과 기업유치 및 일자리 창출, 문화시설 확충, 전입자를 위한 군립 임대아파트 건설 등을 내걸고 있다.
정영순 팀장은 “몇 년간 지속된 인구감소가 경기침체와 지역경쟁력 악화로 이어지고 있다”면서 “올해를 인구 증가 골든타임 원년으로 정하고 다양한 시책을 발굴해 성공적으로 추진하는 데 최선의 노력을 다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 한드미마을 물레방앗간
서천군이 봉선리에 세우기로 한 생태유학마을의 모델은 국내 대표적 마을만들기 성공사례로 꼽히고 있는 단양군 가야곡면 한드미마을이다.
한드미 마을은 노무현 대통령 부부가 방문한 이후 유명세를 타기 시작한 마을로 정부 각 부처가 공모한 사업에 선정되면서 다양한 사업을 성공적으로 추진해왔다. 영농조합법인 한드미마을 정문찬 대표는 지난 9월 취재진과 함께 봉선지 종합개발사업 추진을 위해 견학을 나선 시초면 주민들을 위한 간담회에서 “마을만들기란 개념조차 없었던 2000년대 초에 정부 각 부처의 농촌지원사업에 공모해보라는 단양군청 직원의 권유와 도움을 얻어 사업에 선정된 이후 차근차근 추진하다보니 오늘의 한드미마을이 됐다”고 말했다.

한드미마을은 산림청의 산촌종합개발사업, 행정자치부의 정보화 마을 사업, 농림부의 녹색농촌체험마을 및 마을종합개발사업 등 농촌시범사업 대상마을로 잇따라 선정됐다.
정문찬 대표는 “사업에 선정되면 전문가의 연구결과를 토대로 마을에 가장 적합한 모델이 무엇인지 주민들과 협의한 뒤 추진해왔다”고 한다. 마을에 돌담길을 쌓고 ‘이야기가 있는 집’ 등 집집마다 집의 특성에 맞는 예쁜 이름의 문패를 제작해 놓는가 하면 마을 내에 방치돼 있는 방앗간에 형태를 유지하면서 소백산자락에서 내려오는 물을 이용해 물레방아를 설치하는 등 마을 곳곳에 볼거리, 체험거리 등을 만들었다.한드미마을이 타 농촌체험마을과 차별화가 이뤄진 것은 농촌유학센터를 운영하면서부터다.
정문찬 대표는 “체험마을 지정으로 체험객이 늘면서 지원인력이 필요해 귀농인 유치에 노력을 기울였지만 아이를 믿고 맡길 수 있는 교육환경이 미흡하다는 것이 걸림돌로 작용했다”고 말했다.
여기에다 설상가상으로 마을 아이들이 다니던 마을초등학교인 대곡초등학교가 학생 수 감소로 통폐합 대상으로 문을 닫아야 할 처지에 놓인 것을 안 정문찬 대표는 2007년 교육청의 폐교 결정을 보류시키고 농촌유학과 연계해 학교 지키기에 나섰다.

본교보다 학생 수 더 많아진 분교

지난 2007년 마을은 농촌 유학에 나선 아이들이 학교에서 정규 교육을 받고 농촌 문화를 체험하는 방식의 농촌유학마을을 조성하고 학생을 모집한 결과 2008년 16명을 시작으로 매년 20~40여명 안팎의 도시학생들이 유학왔다.
그 결과 본교보다 분교의 학생 수가 많은 대곡초등학교가 됐고 현재는 초등학교에 이어 중학교 과정 학생들도 농촌유학 생활을 하고 있다, 지난 9월 현재 초등생 31명, 중학생 9명 등 40명이 유학생활을 하고 있고 유학비용은 개인당 70만원을 받고 있다.

인천에서 여동생과 함께 유학온 4학년 정아무개 학생은 “인천에서는 학원 다니느라 마음껏 뛰어놀 수 없었는데 유학온 친구들과 방과 후 마음껏 뛰어놀 수 있고 고구마캐기 등 철마다 다양한 체험을 할 수 있어 너무 좋다”며 만족감을 표했다.
경기도 양주에서 온 6학년 김 아무개 학생은 “내년이면 중학생이 되는데 정든 친구들과 헤어지기 싫은데 부모님이 중학교는 양주에서 다니라고 말해 고민이지만 부모님을 잘 설득해 여기에서 중학교를 다닐 생각”이라고 말했다.

영농조합법인 시스템 갖춘 한드미마을

현재 영농조합법인 한드미마을에는 센터장 1명, 지도교사 8명 등 14명이 상근하고 있는데 연매출 규모가 8억원이다. 유학센터가 3~4억, 제험마을 운영 수입 4~5원 규모이다.
정문찬 대표는 “체험프로그램이 법인의 주수입원이긴 하지만 외부환경에 민감해 등락이 심해 안정적이지 못하다”면서 “유학센터는 상근자의 급여 등 지출 비중이 높지만 안정적인 재정운영이 가능해 체험마을 운영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말했다.

▲ 정문찬 대표
이어 정문찬 대표는 폐교 위기의 대곡초를 구했던 경험을 예로 들며 “농촌유학센텨의 역할은 돌아오는 농촌, 인구 증가의 대안이 될 수 있다”면서 “유학센터가 성공을 거두기 위해서는 추진 주체들이 얼마나 진정성을 갖고 노력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취재진과 함께 동행한 서천의 최 아무개씨는 “한드미마을이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마을 지도자의 강한 리더십과 각종 공모사업을 마을 실정에 잘 맞게 접목, 추친하는 과정에서 주민들간 단합을 이끌어 냈기 때문인 것 같다”면서 지역 실정에 가장 부합된 진정성 있는 사업추진이 성공적인 마을 만들기와 인구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을 절감했다고 말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