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유부도 갯벌 복원사업
사설-유부도 갯벌 복원사업
  • 편집국
  • 승인 2018.06.27 18:09
  • 호수 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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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지정학적 대국으로 그 위상이 매우 높다. 이에 못지 않게 철새들에게도 한반도는 매우 중요한 곳이다. 겨울 철새들의 월동지이고 여름 철새들의 번식지이며 도요물떼새와 같은 나그네새에게는 중간 기착지로서 매우 중요한 곳이다.
여름에 동시베리아에서 번식을 하고 가을에 시베리아의 강들이 얼음이 얼기 시작하면 월동을 하기 위해 남극에 가까운 호주나 뉴질랜드로 날아간다. 중간에 한반도 서해갯벌에 들러 영양을 보충한 다음 여행을 계속한다.
반대로 봄이 되면 시베리아 번식지로 이동하다 서해갯벌에 들러 영양을 보충한다. 이 때 충분한 먹이를 섭취해야 번식지에서 산란율이 좋아진다고 한다.

새만금방조제가 완공되기 전 새만금갯벌은 우리나라 최대의 철새도래지였다. 2006년 새만금 갯벌의 물길이 차단되며 갯벌의 기능을 잃자 서천갯벌이 중요성이 국제적인 관심사로 떠올랐다. 충남연구원의 조사에 따르면 현재 서천군 연안은 우리나라 최대의 철새도래지이다. 그 중심에 유부도 갯벌이 있다.

도요물떼새는 물갈퀴가 없어 헤엄을 칠 수가 없다. 썰물 때 물이 빠진 갯벌에서 칠게나 갯지렁이 등을 잡아먹으며 사는 이들은 갯벌이 없이는 살 수가 없는 존재이다. 새만금갯벌이 사라지며 전세계 도요물떼새 개체수의 20%가 줄었다는 보고도 있다.

서천 연안 갯벌에서 먹이활동을 하는 도요물떼새들은 밀물이 되면 물러나 쉴 곳이 마땅치 않아 많은 에너지를 소비하며 유부도까지 날아간다. 유부도의 유휴지도 이들을 다 수용할 수 없어 금강 하구 준설토 투기장으로 생긴 섬으로 날아가기도 한다.

이러한 상황에서 군이 해양수산부의 지원을 받아 유부도갯벌 복원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 21일에는 그간의 연구용역 최종 발표회가 있었다. 총사업비 51억원이 투입되는 이 사업은 당연히 위기에 처한 도요물떼새들이 만조가 됐을 때 물러나 안전하게 쉴 공간을 마련하는 데 초점이 모아져야 할 것이다.
그러나 윤곽이 드러난 사업 내용을 보면 오히려 도요새들의 서식을 방해하고 있는 내용을 담고 있어 문제가 되고 있다. 현재 갈대밭으로 돼있는 약 1만3000㎡를 갯벌로 복원하며 마을 쪽으로 축대를 쌓고 현재 바닷물의 유입을 막고 있는 곳을 헐어 약 150m 길이의 다리를 놓아 바닷물이 드나들 수 있게 한다는 것이다. 이는 도요새들에게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 

유부도는 그동안 많은 전문가들의 연구가 있었고 생태 환경에 대한 모니터링도 비교적 자주 실시돼온 지역이다. 그럼에도 모니터링과 연구 조사에 많은 비용이 책정돼 있다.

우리가 눈여겨 봐야 할 곳은 약 30만㎡에 달하는 폐염전이다. 이를 도요새들이 유용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이번 사업의 초점이 모아져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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