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죽어가는 갯벌에 쏟아붓는 종패
사설-죽어가는 갯벌에 쏟아붓는 종패
  • 편집국
  • 승인 2018.07.11 16:38
  • 호수 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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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강이 육지의 영양염류를 실어다 부리는 서천 연안 갯벌은 조개가 지천이었다. 지금은 간척지로 변한 웅천천 하구 부사리 앞바다 갯벌에서는 백합이 지천이었다. 아무리 파내도 백합이 자라는 속도를 못따라갔다고 서면 노인들은 지금도 증언하고 있다.

도둔리 앞 갯벌은 종패가 생산되던 곳이었다. 전북 고창 등지에서 종패를 사러왔다고 한다. 장구만 갯벌에서 백합을 잡던 기억을 60대 서천사람들은 도렷이 기억하고 있다.
1991년 금강하굿둑이 막혔어도 마서면 송석리 아목섬으로 걸어들어가 바지락이며 굴을 수확해왔다. 바닷가 사람들은 갯벌을 ‘계좌번호 없는 예금통장’이라 불렀다.

그러나 2006년 새만금방조제가 막히면서 사정이 달라지기 시작했다. 조류의 유속이 떨어져 내만형으로 지형이 변한 서천군 연안에 뻘이 쌓이기 시작했다. 걸어들어가던 아목섬은 뻘이 허리께까지 올라와 물 건너 바라만 보는 섬이 됐다.

입자가 미세한 진펄이 쌓이면 산소 공급이 안돼 바지락 등 저서 생물이 살 수 없다. 이를 ‘죽뻘’이라 부른다. 마서면의 한 어촌계에서는 산소가 부족해도 이를 잘 견디는 가무락 조개를 양식해 수년 전가지만 해도 소득을 올리곤 했었다. 그러나 이 마저도 사라졌다.

사정이 이러함에도 군 해양수산과에서는 해마다 1억원이 넘는 보조금을 각 어촌계의 종패 살포를 위해 지원해왔다. 뉴스서천이 해양수산과에 요청해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간 463톤 이상의 바지락, 가무락조개, 백합 등의 종패를 살포했다. 서류상으로는 바지락 총 208톤, 가무락조개 99톤, 백합 총 25톤이 서천군 연안에 뿌려졌다. 이에 군이 지출한 보조금은 13억 7600만원을 상회한다.

이미 전 해에 살포한 종패가 전량 폐사했음에도 지원은 예전처럼 되풀이됐다. 종패를 살포한 후 이들이 잘 크고 있는지, 어민들의 소득사업이 되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전혀 관심을 두지 않았다. 이러다보니 어촌계장과 계원들 간에 불신의 커지고 여러 의혹이 발생하고 있다.

바지락이나 백합 등 백합과 조개는 펄과 모래가 섞인 모래펄 갯벌에서 시식한다. 이러한 모래펄 갯벌은 단단해 경운기가 오갈 수 있다. 그러난 서천군 연안 어디에도 이러한 곳은 없다. 자갈을 쏟아부어 길을 내 김 양식에 필요한 자재 등을 운반하기 위해 경운기가 오간다. 암반조간대까지 진펄이 뒤덮고 있다.
이러한 사정을 고려치 않고 군은 보조금 집행을 계속 해오고 있다. 종패 살포에  올해에도 이미 4800만원을 지출했다.

새 집행부와 새 군의회가 일정을 시작했다. 미래를 생각하는 투명한 군정과 군의회의 정확한 견제와 감시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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