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획취재 / 삶의 터전 갯벌 ❸/ 새만금간척사업 어디까지 왔나?
■ 기획취재 / 삶의 터전 갯벌 ❸/ 새만금간척사업 어디까지 왔나?
  • 허정균 기자
  • 승인 2018.07.18 21:55
  • 호수 9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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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만금 방조제 착공 27년…내부개발 방수제 공사 한창

수면 높이 -1.5m 유지하며 해수유통…수질 갈수록 악화

이 기획취재는 지역신문발전위원회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동진강 만경강 하구를 33km의 방조제로 막아 42000ha의 간척지를 조성하는 새만금간척사업은 1987년 대선정국에서 노태우 후보의 선거공약으로 탄생했다. 그러나 경제성이 없다는 이유로 미뤄지던 이 사업의 착공은 김대중 전 대통령에 의해서였다. 19917월에 열린 여야영수회담에서 신민주연합당의 김대중 대표는 호남지역의 숙원사업이라며 착공을 강력히 요구했고 여당에서 이를 받아들였다. 이어 9월 정기국회에서 추가경정예산 200억원을 책정해 이 해 11월 기공식을 갖고 방조제 공사를 시작했다. 이후 계속사업으로 매년 예산을 투입해 지금까지 간척사업을 계속해오고 있다. 민관합동으로 환경영향평가를 다시 하는 동안, 또는 법원의 결정에 의해 공사가 중단되기도 하였으나 대법원의 판결에 의해 공사가 재개되어 2006421일 방조제 끝물막이공사를 완료했으며 이로 인해 세계 최대의 갯벌과 만경강과 동진강의 기수역이 사라졌다. 간척사업을 시작한지 27, 내부개발 공사가 어디까지 진행됐는지 알아보기 위해 방조제 안쪽으로 들어가보았다.

▲거전갯벌. 멀리 계화도가 보인다.
▲거전갯벌. 멀리 계화도가 보인다.

 

▲새만금 간척지내 거전마을에서 큰민가섬 사이에 모래를 퍼붓기 위해 사용한 파이프라인
▲‘새만금지구 바이오작물시범생산단지조성공사’라는 간판을 단 동진강쪽 개발 현장사무소

새만금간척사업은 바다를 매립해서 육지로 만드는 사업이 아니다. 방조제 안에 또 다른 제방을 쌓아 새만금호를 조성하고 제방 안쪽은 원지반을 정리해 육지로 만드는 방식이다. 이 제방을 방수제라 한다. 방수제 총 길이는 138km이다.

담수호로 계획된 새만금호의 관리 수위는 평균해수면보다 1.5m 낮은 -1.5이다. 따라서 방조제 바깥 쪽의 수위가 평균해수면보다 1.5m 이하로 내려가는 썰물 때에만 배수갑문의 수문을 열어 안쪽의 물을 바깥 바다로 내보낼 수 있다.

전북 김제시 진봉면 진봉반도는 만경강 수역과 동진강 수역을 가르며 바다를 향해 쑥 들어가 있다. 끄트머리에 거전리가 있다. 이곳은 우리나라 최대의 백합 생산지였다. 백합을 캐내던 김제시 광활면 갯벌은 육상화가 진행되어 황량한 초지로 변했다. 꿩과 고라니 등 야생조수들이 차지하고 있다.

▲동진방수제. 멀리 보이는 산이 신시도이다.
▲동진방수제. 멀리 보이는 산이 신시도이다.

동진강방수제를 쌓고 안쪽에 새만금농업용지5공구조성공사를 벌이고 있다. ‘새만금지구 바이오작물시범생산단지조성공사라는 간판을 단 현장 사무소 건물이 보였다. ‘바이오 작물이란 바이오에너지 작물을 말하는 것인가. 새만금간척지 이용 계획도에는 이곳이 농생명단지로 표기되어 있다. 방수제는 거의 신시도 앞까지 뻗어나가며 공사가 계속 진행되고 있다.

만경강 지구 내부 개발공사 모습을 조망하기 위해 진봉반도 끝 부분에 있는 봉화산 전망대에 올랐다. 온갖 수산물이 모여들었던 심포항이 한 눈에 들어왔다. 어판장에는 싱싱한 생선과 어패류가 쌓여있었고 횟집들이 즐비했었다. 전주나 익산 등지에서 몰려드는 손님들로 번성을 누렸던 곳이다. 지금은 사람 만나기도 쉽지 않다.

군산시 옥서면 하제 포구는 400여척의 어선이 드나들던 큰 포구였다. 바다 쪽에 새로 선착장이 만들고 어선 10여척이 묶여 있으나 출어를 한 흔적이 없어 보인다. 현재 수면의 높이를 -1.5m를 유지하며 부정기적으로 배수갑문을 통해 해수가 드나들고 있다. 그러나 배수갑문에서 거리가 먼 포구 주변은 물이 간장색이 돌며 썩어가고 있었다.

멀리 대형 덤프트럭이 토사를 날라다 부리며 방수제를 이어가는 모습이 들어온다. 27년 동안 벌여온 공사가 이 정도이다. 올해에도 8500억원의 국민 혈세가 투입되고 있다.

▲심포항
▲심포항
▲만경강공구 내부개발 모습
▲만경강공구 내부개발 모습
▲400여척의 배가 드나들던 하제 포구
▲400여척의 배가 드나들던 하제 포구
▲하제포구에서 바라본 방수제 공사 현장
▲하제포구에서 바라본 방수제 공사 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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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만금 간척지내 거전마을에서 큰민가섬 사이에 모래를 퍼붓기 위해 사용한 파이프라인
▲새만금 간척지내 거전마을에서 큰민가섬 사이에 모래를 퍼붓기 위해 사용한 파이프라인

 

새만금 방조제 내측 생태환경 급격히 악화

▲거전마을 입구에서 만난 주민들
▲거전마을 입구에서 만난 주민들

새만금간척사업 이전의 동진강과 만경강 하구는 조석간만의 차가 평균 5.7m (최대 7.4m, 최소 4m)이었다. 그래서 강물의 양과 파랑의 세기보다는 조석차의 영향이 비교적 크게 영향을 미치는 지역으로 모래펄갯벌이 많은 면적을 차지해 어류와 패류가 산란하기 좋고 수많은 생물들이 서식하기 좋았던 지역이었다.

바닷물이 만경강과 동진강을 따라 40km 넘게 상류로 올라갔다가 바다로 나오는 강 하구로서의 기능을 잘 유지했고, 갯벌을 포함한 연안습지의 면적이 401나 되었다. 또한 두 개의 강물과 함께 흘러나온 퇴적물과 유기물이 방조제 외측의 고군산군도, 위도, 영광, 멀리는 전남지역의 해안까지 공급해 서해 어장 환경을 유지시켜 주었다.

78, 새만금 방조제 내측의 김제 거전지역을 방문했다. 새만금 방조제 내측의 간척지 내 큰민가섬으로 들어갔다. 입구에서는 농지개간을 하는지 블도저로 평평하게 밀고 있었고, 바닷모래를 펌핑해 놓은 곳에는 천연기념물인 황조롱이 3마리가 관찰되었고, 큰민가섬옆 내륙습지화된 곳에서는 저어새 14마리가 관찰되었다.

새만금 공사 현장 입구에서 환경감시원으로 일하는 두명의 주민으로부터 얘기를 들었다. 새만금 방조제 완료 이후 어업이 힘들어지자 주민을 대상으로 환경감시원을 운영하고 있다. 한 주민은 올해는 (간척지에서 날아오는) 먼지가 덜 날려요. (새만금 간척지에) 고라니가 많아 져서 논에 까지 와서 피해를 줘요. 골치 아파요. 잡을 게(어폐류가) 있어야지 잡죠. 밖으로 나가잖니 어항이 있어야죠. 군산이나 부안은 어항이 있는데 김제는 없어요. 그곳(가력도항)으로 가 봐야 텃새나 받지. 지금 (심포항에) 30여척이 있어요. 허가 받은 것이에요. 선외기가 대부분이고 일부 목선이 있어요. (어업이 안되니까) 작년에는 배를 많이 팔더라고요. 전어잡이도 틀렸어요. 그렇게 흔하던 숭어도 없어요라고 말했다.

방조제 내측의 수질상태도 개선되지 않고 악화되는 상황이다. 지금까지 막대한 예산을 들여 수질정화시설을 설치했다고 하지만 수질개선에 별다른 성과를 보이지 않고 있다. 오히려 용담댐 물을 만경강의 희석수로 사용하는 양이 만경강의 수질을 개선하는 데 도움이 될 정도다.

또 다른 주민이 말하기를 “(7월초 집중호우 때) 고군산군도에서 비가 400mm 정도 왔다고 하니 여기도 많이 왔을 거요. (농경지의 침수피해에 대해) 아직은 피해가 없는데 앞으로 담수호로 만들면 어떻게 될 지는 모르죠. 우리 주민들은 해수유통을 원하는데 정부가 받아들이지 않는다는 것이지. 우리 농민들은 힘도 없고 알기도 어렵고. 방법이 없어요. 현 상태에서 해수유통을 하도록 노력해 주세요. 그래야 이 지역사람들은 작은 희망이라도 가져요. 제발 정치권에서 어먼 소리하지 말고, (심포항 앞의) 물이 썩어서 엊그저께 분홍색이 나데요. 심포항 근처에서라고 말했다.

<주용기 시민기자/전북대전임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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