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 ​​​​​​​‘교각살우’의 우 범하지 않기를
사설 / ​​​​​​​‘교각살우’의 우 범하지 않기를
  • 뉴스서천
  • 승인 2018.08.30 10:52
  • 호수 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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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은 22일 군청 대회의실에서 한국농어촌공사 서천지사, 전문가, 지역대표 등 2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봉선저수지 생태학습탐방교 조성사업 실시설계용역 착수보고회를 가졌다 한다.

봉선저수지 수면의 시초면과 마산면의 좁은 목에 다리를 놓고 생택탐방학습의 용도로 사용하여 관광객을 유치하겠다는 것이 목적이다. 이 다리를 놓는 사업은 봉선저수지 복합개발계획의 일환으로 지난해 7월 용역최종보고회를 가진 바 있다.

그러나 이같은 사업 계획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이 높다. 우선 현재 COD기준 5급수인 봉선지의 수질 개선에 대한 뾰족한 대책이 없다. 현재 봉선지의 수질 악화는 라궁천 상류 지역의 축사의 영향이 큰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현재 봉선지 수질 개선을 위해 환경부의 중점관리저수지 지정을 추진하고 있다는 군은 봉선저수지를 2025년까지 수질 3등급으로 끌어올린다는 계획 아래 충남도에 중점저수지 지정을 위한 사업계획을 제출한 상태이지만 중점관리저수지로 지정된다 해도 수질 개선에 대한 효과는 미지수이다.

지난 1월 중순 금강호에 머물던 가창오리가 봉선지로 거처를 옮긴 일이 있었다. 오리과 철새인 가창오리는 밤이면 인근 논으로 낙곡을 주워먹기 위해 먹이활동을 나가고 낮에는 안전한 호수 한 가운데에서 휴식을 취한다.

금강호의 넓은 수역을 마다하고 좁은 수역의 봉선지로 온 것은 그나마 더 안전한 곳이라고 새들이 판단했기 때문일 것이다. 따라서 현재와 같은 상황이라면 다음 번에도 봉선지에 머물 가능성이 크다.

가창오리는 화려한 군무로 많은 관광객을 불러온다. 전 세계에서 가창오리의 군무를 볼 수 있는 곳은 한국 뿐이다. 현재 추진 중인 봉선지 개발 계획은 생태교를 놓고 둘레에 산책로를 조성하는 것이 핵심이다. 이는 봉선지를 찾는 수많은 종의 철새들과는 양립할 수 없는 조건이다.

옛날 중국에서는 종()을 만들 때 종에 붙어 있는 나쁜 기운을 물리치기 위해 뿔이 곧게 난 소의 피를 종에 뿌리고 제사를 지냈다고 한다. 이러한 제사에 쓰려고 소를 특별히 맡아 기르던 농부가 소의 뿔이 조금 비뚤어진 것을 보고 이를 바로 잡으려고 천으로 소의 뿔을 동여매고 힘껏 잡아당기기를 며칠째 하였더니 그만 소의 뿔이 뿌리째 빠져 소가 죽고 말았다는 고사가 전해지는데 이를 가리켜 교각살우(矯角殺牛)라고 한다. 생태 학습을 하기위해 생태계를 파괴하는 우를 범하지 않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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