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용기 주신 선생님들께 감사드린다”
“큰 용기 주신 선생님들께 감사드린다”
  • 허정균 기자
  • 승인 2018.09.06 08:47
  • 호수 9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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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푸른배움터’ 14회 졸업식…총 197명 배출
▲지난 1일 졸업장은 받은 늘푸른배움터 졸업생들. 왼쪽부터 이정자, 고안옥, 장현숙, 윤부월, 한주희, 김국자 졸업생
▲지난 1일 졸업장은 받은 늘푸른배움터 졸업생들. 왼쪽부터 이정자, 고안옥, 장현숙, 윤부월, 한주희, 김국자 졸업생
▲늘푸른배움터 선생님들. 왼쪽부터 김현순, 윤가희, 임대영, 강기원, 노민철, 송미옥, 남상원, 박근창, 신성용
▲늘푸른배움터 선생님들. 왼쪽부터 김현순, 윤가희, 임대영, 강기원, 노민철, 송미옥, 남상원, 박근창, 신성용

지난 1일 오후 서천군문화예술창작공간에서는 아주 특별한 졸업식이 열렸다. 늘푸른배움터 제 14회 졸업식이 열린 것이다. 100여명의 가족, 친지 등이 함께 하며 졸업생들을 축하했다.

늘푸른배움터는 암담했던 한국 현대사를 겪으며 배움의 시기를 놓치고 한이 맺힌 어르신들이 늦게나마 푸른 꿈을 펴는 곳이다.

▲손자들로부터 꽃다발을 받는 졸업생들.
▲손자들로부터 꽃다발을 받는 졸업생들.

서천군자원봉사센터 부설 늘푸른배움터는 20044월 중등과정을 개설하며 처음 입학식을 열고 문을 열었다. 이듬해 5월 제1회 졸업생 7명을 배출했으며, 이 해에 한글반과 고등반을 개설했다.

20063월에는 초등반을 개설하고 입학식을 했으며 이어 7월에 장항한글반을 두고 성인문해교육지원사업을 시작했다. 이후 매년 검정고시에 합격시키며 졸업생을 배출했다. 검정고시에 합격해야만 졸업자격이 주어진다. 올해까지 초등 24, 중등 85, 고등 88명이 졸업했다. 모두 197명의 동문들이 있는 셈이다.

이날 졸업생은 중등과정 김국자, 이정자 고등 과정 고안옥, 장현숙, 윤부월, 한경희, 한주희 등 모두 7명이었다.

일주일에 2회 오후 6시부터 10시까지 수업이 있는데 학생들 가르치는 일은 모두 자원봉사자들이 맡고 있다. 서천한글반 김현순, 장항한글반 윤가희, 중고등 과학 임대영, 중등수학 강기원, 중등영어 노민철, 중등사회 송미옥, 고등국사 남상원, 고등수학 박근창, 고등사회 신성용 등이 그들이다. 올해 10년째 수학 선생님을 맡고 있는 강기원 얼굴있는먹거리협동조합 대표는 구창환 교장(자원봉사센터 센터장)으로부터 감사패를 받았다. 군 공무원인 신성용씨도 올해 8년째이다.

한글반 두 선생님은 바로 늘푸른배움터 졸업생으로 문해교사 자격증 취득 후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박근창 선생님 역시 개소하면서부터 지금까지 열정을 잃지 않고 봉사활동을 펴고 있다.

▲감사패를 받는 수학담당 강기원 선생님
▲감사패를 받는 수학담당 강기원 선생님

졸업장을 받아든 졸업생들은 선생님들께 너무 감사하다며 울먹였다. 이정자 졸업생은 끝까지 포기하지 않은 것은 선생님들의 격려 덕분이라고 말했다. 고안옥 졸업생은 선생님들이 너무 고마워 목이 메인다고 말했다.대입자격 검정고시에 합격한 장현숙 졸업생은 처음에 몇 번을 망설인 끝에 문을 두드렸는데 선생님들께서 큰 용기를 주신 덕분에 힘을 얻어 오늘 졸업장을 받게 됐다고 울먹이며 말을 이었다. 그는 여기에 머물지 않고 대학에 도전할 생각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재학생 대표로 76세의 안옥순 할머니가 송사를 했다. 그는 동생은 12살 때 학교에 보내주는데 나는 보내주지 않아 일찍 서울로 올라갔다. 50년 넘게 서울에서 살다가 지난 해 다시 고향으로 내려와 살고 있다. 서울에 살면서 아이들 어른눈높이 체험활동도 시키고 음악에 소질이 있어 기타 치며 공연도 했다고 한다. 그런데 한글을 읽을 수는 있는데 쓰기가 어려워 올해 서천한글반에 입학했다.

▲송사를 하는 안옥순 재학생 대표
▲송사를 하는 안옥순 재학생 대표

졸업생 대표로 한주희씨가 답사를 했다. 그는 늘푸른배움터가 있다는 것을 알고도 용기가 나지 않아 몇 번을 망설였지만 배우겠다는 마음을 접을 수 없어 동생(한경희)과 함께 입학했다배움터에 나와 하나하나 알아갈 때 희망으로 가슴이 두근거렸다고 말했다.

구창완 교장은 인사말에서 떳떳이 자랑하고 이웃에게 알려주고 배움의 끈을 놓지 말아달라고 졸업생들에게 당부했다.노박래 군수(명예교장)는 격려사를 통해 졸업생 여러분은 찬사받아 마땅하다늘푸른배움터는 사는 보람을 느끼는 곳이라고 말했다.서천군자원봉사센터 주정아 사무국장은 늘푸른배움터는 23일은 자랑할 수 있는 배움의 공간이라며 많은 분들이 마음을 모아 주셔서 감사할 뿐이라고 말했다.

▲답사를 하는 한주희 졸업생 대표
▲답사를 하는 한주희 졸업생 대표

 

 

 

 

 

 

 

 

 

 

 

 

<허정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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