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모시장터 / 우리들의 내일
■ 모시장터 / 우리들의 내일
  • 권기복 칼럼위원
  • 승인 2018.11.15 05:35
  • 호수 9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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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어있어라, 그날이 다가온다!”

이 말은 필자가 가장 감명 깊게 보았던 환경 재난 영화인 <투모로우>의 광고 포스터에 새겨진 문구이다. 지금까지 환경 문제를 다룬 영화가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많고 필자도 여러 편의 영화를 보았지만, 가장 인상 깊게 남아있다. 이 영화는 2004년에 롤렌드 에머리히 감독이 제작한 것으로 불확실한 우리들의 내일에 대해 경보음을 울려주고 있다.

기후학자인 잭 홀 박사는 남극에서 빙하 코어를 탐사하던 중 지구에 이상변화가 일어날 것을 감지하고 얼마 후 국제회의에서 지구의 기온 하락에 관한 연구발표를 하게 된다. 급격한 지구 온난화로 인해 남극, 북극의 빙하가 녹고 바닷물이 차가워지면서 해류의 흐름이 바뀌게 되어 결국 지구 전체가 빙하로 뒤덮이는 거대한 재앙이 올 것이라고 경고한다. 그러나 그의 주장은 비웃음만 당하고 상사와의 갈등만 일으키게 된다.

얼마 후 뉴욕으로 가는 아들이 탄 비행기가 이상난기류를 겪게 되고, 일본에서는 우박으로 인한 피해가 TV를 통해 보도되는 등 지구 곳곳에 이상기후 증세가 나타나게 된다. 잭은 백악관으로부터 연락을 받고, 브리핑을 한다. 현재 인류의 생존을 위해서는 지구 북부에 위치한 사람들은 이동하기 너무 늦었으므로 포기하고, 우선 중부지역부터 최대한 사람들을 멕시코 국경 아래인 남쪽으로 이동시켜야 한다는 주장을 하면서 또 다시 관료들과 갈등을 겪게 된다.

남쪽으로 이동을 시작한 사람들은 일대 혼란에 휩싸이게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잭은 북쪽으로 방향을 정하고, 얼음지옥이 된 뉴욕으로 아들을 구하러 간다. 잭은 온갖 고난과 역경을 이겨내고, 아들을 구해낸다는 내용이다.

우리 인간들의 환경 파괴로 인한 재앙이 아직까지는 영화 <투모로우> 상태에 도달하지 않았지만, 언제 그와 같이 될지 모를 크고 작은 자연재해는 지구상의 곳곳에서 발생하고 있다. 지구온난화로 인한 만년설과 빙하가 급격히 녹아내리고 있으며, 지역적 폭우와 가뭄, 지진이나 해일, 태풍과 토네이도 등의 자연재해 규모와 횟수가 해마다 증가하는 추세이다.

지난 주말의 대기오염 정도는 아주 심각했다. 사방을 둘러봐도 시계가 4~5백 미터에 불과할 정도로 세상이 부옇게 가려졌다. 아마 마지막 단풍 관람 시기임에도 불구하고, 푸른 가을 하늘과 무지갯빛으로 치장한 대자연을 감상하는 낭만이 거추장스러울 뿐이었다. 지난 11일 오후 4시에는 전국 17개 시·도 가운데 11개 지역에서 초미세먼지 일평균 농도가 '나쁨'(3675/) 수준을 나타내고 있었다. 특히 경기와 서울, 충북 지역은 50/이상, 경북과 인천, 울산, 충남 등에서도 40/이상을 기록했다고 한다.

그런 가운데 도심 거리를 걷는 사람이 거의 없고, 어쩌다가 보이는 사람들도 대부분 마스크를 쓴 상황이었기에 음울한 분위기만 가득했다. 혼자 걸어가던지, 두셋이 함께 가든지 호주머니에 두 손을 끼고 묵묵히 걷는 모습을 보면서 우리들의 내일은 푸르른 날을 기약할 수 있을지 걱정이 앞장을 섰다.

인구 15억이 넘는 중국의 대부분 기반 산업이 황해 건너 연안에 밀집해 있으며, 우리나라의 많은 산업단지와 도시들도 황해 연안에 발달해 있기에 우리 국토의 대부분은 미세먼지의 피해를 벗어날 수 없는 대기 오염 권에 속할 수밖에 없다. 필자가 유년 시절에 경험한 눈이 시리도록 푸르른 날은 이제 기대할 수 없고, 가시거리가 탁 트이는 날이 3분의 1 정도 되는 것 같다. 그럼, 앞으로는 어떠할까?

영화 <투모로우>의 대재앙이 내일 당장 일어날 일은 아닐 것이다. 그러나 현재 상태대로 이어진다면, 그 어느 날일지는 모르지만, ‘내일에 충분히 발생할 수 있는 일이다. 그러한 상황이 예견된다면, 우리들은 가만히 있을 일이 아니다. 내일의 대재앙을 막기 위해서 우리들은 오늘 노력을 해야 한다. 개인적으로 환경오염 요소를 제거하고, 줄이는 일부터 시작해보자. 또한 지방자치단체나 국가 정부에 우리들이 깨끗한 환경에서 살아갈 권리를 요구해보자.

분명 미세먼지에 위협받는 우리들의 환경은 또 다른 환경재해의 징조일 뿐이다. 영화 <투모로우> 같은 재앙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철저한 진단과 치유 대책이 필요하다. 이는 어느 한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 모두가 가져야 할 대오각성의 문제이다. 우리들의 내일 뿐만이 아니라 우리 후손들의 내일에 희망을 안겨주기 위해 지금 당장 우리 모두 환경 지킴이가 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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