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이 안보이는 아시레섬 자연산 굴밭
끝이 안보이는 아시레섬 자연산 굴밭
  • 허정균 기자
  • 승인 2018.11.28 16:37
  • 호수 9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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굴 채취해 가용돈 버는 74세 어순정 할머니
▲어순정 할머니
▲어순정 할머니

군산시 소룡동에서 오식도를 지나 비응도까지 자 모양으로 12km를 뻗어나간 군산매립지로 서천군 연안은 커다란 만을 이루게 되었다. 바닷물길이 막혀 서천 연안에 토사가 쌓이고 갯벌 환경은 나날이 악화되고 있다. 종패 생산지였던 곳이 종패를 넣어도 자라지 못하고 죽는다.

이러한 상황에서도 바지락이 서고 굴이 서는 곳이 있다. 아시레섬 부근이다. 썰물 때 동개야 수로 갯골이 드러나는데 갯골을 따라 빠지는 비교적 빠른 속도의 조류가 섬에 부딪히며 돌아나간다. 이에 섬 부근은 이들 패류들이 서식하기에 알맞은 환경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지난 26일 뉴스서천 취재팀이 굴을 채취하는 현장에 가보았다. 백사마을에서 아시레섬까지는 2.4km이다. 2km까지는 자동차나 경운기가 다닐 수 있도록 군에서 자갈을 부어 길을 내놓았다.

진흙뻘 위에 서식하는 굴밭이 끝이 안보일 정도로 넓게 펼쳐져 있었다. 백사마을과 월포에서 온 주민 8명이 바지락과 굴을 채취하고 있었다. 할머니 세 분이 굴을 까고 있었다. 껍질째 가지고 나오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이들 가운데 올해 74세의 어순정 할머니는 백사마을에서 태어나고 자랐다. 결혼도 한 동네 사람과 해서 이 마을을 떠나본 적이 없다.

이렇게 갯일을 하면 하루에 얼마씩 버세요?”
5
만원도 벌고 10만원도 벌지. 이제 다리에 근력이 떨어져 많이 못혀

옛날에는 여기까지 오지 않고 마을 앞 갯벌에서 조개를 채취했다고 말했다.

바지락, 백합, 동죽이 버글버글 했어. 그런데 하굿둑 생김서부터 뻘이 쌓여서 인자는 안나와

▲아시레섬으로 굴 채취를 위해 걸어들어가는 주민들
▲아시레섬으로 굴 채취를 위해 걸어들어가는 주민들

올해 유난히 굴이 많이 들어섰다고 전했다. 올 여름 잦은 비로 금강하굿둑 배수갑문을 자주 개방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굴은 다년생이다. 그러나 상당수가 폐사해 굴 껍질 동산을 이루고 있었다. 그 위에 다시 굴이 들어서서 성장을 하고 있는 것이다. 김 양식에 불법으로 사용하는 염산 때문인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하고 있다. 아시레섬 앞에는 폐사한 동죽 등 폐사한 조개껍질이 수북하게 쌓여 있다.

어순정 할머니는 되돌아 나가는 취재팀을 따라 나섰다. 들어올 때는 군산 사람이 차를 태워줘 함께 왔는데 취재팀의 차를 타고 나가겠다는 것이다. 아시레섬 인근에 어촌계 양식장이 아닌 공유수면 지대가 있다. 이곳에 외지인들이 드나들며 바지락, 굴 등을 채취해가고 있다.

이렇게 갯일을 하면 가용돈은 충분한가요?”사리 때나 되면 오는디 돈 쓸 디가 어디 한두 간디여?”

옛날에는 바지락을 채취하면 마을로 차가 들어와 그 자리에서 현금을 주고 수집해 갔다고 한다.

그 때 마을에 90호는 됐어 그런데 지금은 한 이십가호나 되는가 몰라. 4남매를 두었는디 돈벌이가 안됭게 모두 다 나가 살어

이 마을 주민 송하섭씨는 서천군은 김 양식에만 올인할 게 아니라 이곳 굴, 바지락 자연 서식지를 주민 소득사업으로 연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끝이 안보이도록 펼쳐진 굴밭(큰 사진 안에 굴 근접사진 넣으세요)
▲끝이 안보이도록 펼쳐진 굴밭
▲굴 채취 현장에서 굴을 까는 할머니들
▲굴 채취 현장에서 굴을 까는 할머니들
▲아시레 섬 앞에 쌓인 폐사한 조개껍질
▲아시레 섬 앞에 쌓인 폐사한 조개껍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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