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 국내 최대 철새 도래지에 케이블카 사업 벌이는 서천군
사설 / 국내 최대 철새 도래지에 케이블카 사업 벌이는 서천군
  • 편집국
  • 승인 2019.04.10 2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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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국립생태원은 서천갯벌에서 월동하는 멸종위기 개리의 생태를 연구한 동영상을 제작해 유투브에 올려 놓았다. 이 연구는 장암·송림 갯벌에서 장구만에 이르는 갯벌에 개리의 먹이가 되는 새섬매자기가 자라고 있어 개리들에게 매우 중요한 곳임을 밝혔다.

개리 뿐만이 아니다. 강에서 먹이를 쉽게 구할 수 없게 되자 큰고니들이 무리를 지어 날아와 겨울 한 철을 보내기도 한다. 지난 겨울에도 70여마리가 솔이천 하구갯벌에서 월동을 했다. 큰기러기나 청둥오리들도 송림리 솔숲 위를 통과해 논과 인근 갯벌 사이를 오간다. 봄 가을에는 수만 마리의 도요새들이 송림리 주변 갯벌에서 먹이를 찾고 휴식을 취한다.

이러한 철새 도래지에 군이 케이블카를 설치해 광광객들을 끌어들이겠다고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300억원의 민자를 끌어들여 사업을 벌이겠다고 한다. 지난해 8월 타당성 용역 최종 보고회에서 담당 과장은 서천군이 가진 천혜의 자연경관 자원을 살려 뛰어난 뷰를 가진 케이블카를 조성해 서천 대표 관광 명소를 넘어 전국, 세계적으로 생태해양관광산업을 이끌어가는 지역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한 바 있다. 여기에서도 생태라는 말이 들어있다.

올들어 이 사업을 적극 추진하고 있는 것이다. 이미 군의회에서는 올해 1억원의 에산을 승인해주었다. 이 돈은 법률 자문료 등으로 사용된다고 한다. 군 실무 담당자에 따르면 투자가가 나타나 협상을 벌이는 중이라 한다.

충남연구원은 2013년 한국 내 이동조류 서식 현황을 조사한 바 있다. 조사 결과 서천 갯벌이 국내 최대의 철새 도래지임이 밝혀졌다. 국내 최대의 철새도래지였던 동진강, 만경강 하구의 새만금갯벌은 개체수가 급격히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새만금간척사업이 갯벌이 사라진 것이 주원인이다.

이처럼 중요한 철새 서식지에 케이블카 사업을 벌이겠다는 발상부터 상상이 가지 않는다. ‘난개발’, ‘막개발이라는 말은 이를 두고 하는 말일 것이다.

케이블카 사업지역에 서천군청소년수련관이 있다. 사구에 들어선 솔숲과 함께 서천군 관광지 1호가 됐다. 지난 4일 이곳에서 지역특화 진로체험 프로그램 컨소시엄 회의가 열렸다. 충청남도교육청과 컨소시엄 기관들이 참가해 생태를 주제로 한 진로체험을 논의했다고 한다.

송림리 솔숲과 해안을 시끌벅적한 유원지가 아닌 자연과 공존하는 생태 휴양지로 만들어야 한다. 군은 걸핏하면 생태관광을 내세우곤 하는데 군정의 난맥상을 케이블카 사업 추진에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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