얘들아! 학교가자!
얘들아! 학교가자!
  • 뉴스서천
  • 승인 2003.11.07 00:00
  • 호수 19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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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일간지의 독자란을 읽다가 생각해 본 내용이다. 초등학교 저학년 학부모인 듯 싶은데 학교에서 선생님에게서 전화가 와서 받아보니 자녀가 학교에 적응하고 있지 못한다는 것이었다. 이유는 다른 학생들은 이미 거의 알고 있는 사실을 제대로 가정에서 준비시키지 못해 따라가기 힘들어하니 이에 대한 대응책을 마련하라 했다는 것이다. 따라서 이 학부모는 학교가 도대체 무엇 하는 곳이냐며 그러니깐 사교육의 부담이 커지고 이민과 유학열풍이 불지 않겠느냐고 항변하고 있었다.
나는 이 글을 접하면서 과연 이러한 현상이 어느 특정상황에서 발생된 하나의 사건이나 불만으로만 머물기를 바란다. 실제로 나는 우리나라의 글을 초등학교에 입학해서 선생님으로부터 배웠다.
그러나 요즘에는 글쎄 한글을 모르고 입학한다면 과연 어떻게 될까? 예전처럼 차분히 처음부터 학교에서 배울 수 있을까? 아님 너희 부모는 그동안 무엇했냐는 의심이나 핀잔을 받게 될까? 두 명의 자녀를 둔 현재의 학부모로서도 진지해지는 질문이다. 게다가 학교에서 현재 가르치는 일을 하고 있기에 더욱 더 그러하다.
내친김에 도서관으로 달려가 학교교육과 관련한 책들을 빌려다 보았다. 거기에는 한결같이 이렇게 쓰여 있었다.
교육이란 바람직한 방향으로 전인적 인간변화를 의도적으로 추구하는 활동이기에 교육자의 자율성과 도덕적인 책임, 피교육자의 존중과 의미충족(만족감)이 기본요소가 된다고 말이다. 게다가 인간의 변화가능성과 성장가능성에 대한 신뢰를 바탕으로 삶을 위한 끊임없는 재구성이 교육이라 강조하고 있다.
그리고 학교는 다양한 사회적 지식과 전문화된 기술을 체계적으로 가르치고 복잡하게 변화·발전하는 사회에 적응할 수 있도록 하는 교육의 전문기관이라 언급하고 있다. 게다가 인간은 삶 자체가 곧 교육이라며 이러한 학교교육이외에 가정교육과 사회교육과 같은 평생교육도 중요하다고 한다. 이를 하나의 지식으로써 이해하는데는 별 어려움이 없었다. 하지만 현실적인 상황에 비추어서는 여전히 어리둥절하다.
공교육의 붕괴, 백년대계의 상실, 연간 사교육비 18조억원(국내총생산액의 2.7%), 이민열풍과 부동산 투기의 원인, 농촌공동화와 도시집중화의 주요인, 학교폭력의 미화, 교권추락, 학생학습능력 저하, 학교경쟁력 부재, 기초분야의 외면, 사립학교의 폐단현상 등등과 같은 갖가지의 부정적인 표현들 때문이다.
도대체 왜 그럴까? 너무 교과서의 말만을 믿고서 남이야 어찌하든 나만 잘살면 된다는 그래서 출세해야 한다는 어른들의 욕심을 학교가 너무 충실하게 반영시켜서 그런 것인가? 아니면 자율적 인성교육을 빙자해서 그저 고학력 졸업이라는 명분만 얻게 하면 만사가 다 해결되는 얼빠진 사회분위기라서 그러한 것인가? 또는 가정과 사회에서 받쳐주지 못하는 부분을 학교교육 혼자서는 감당하기 어려워서 그러한 것인가?
대학교들이 광고를 하기 시작했다. 모두가 하나 같이 입학만 하면 만병통치약처럼 인생이 확 바뀐다고 요란하다. 그리고 다들 자신 있다고 한다. 헷갈린다. 하지만 꼼꼼히 놓고 살펴보면 수요자나 공급자 모두가 자성해 보아야한다. 그 중에서도 공급자의 입장에서, 교육이 과연 상품이 될 수 있는 것인지? 그렇다면 진정한 시장원리에 입각하여 제대로 노력하고 있는 것인지를 말이다.
오늘도 나는 사람답게 살아가야 한다는 막연한 내용과 현대사회에서 필요한 능력이라면서 케케묵은 잔소리는 하지 않았나 돌이켜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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