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천갯벌 여름철새들
■ 서천갯벌 여름철새들
  • 주용기 시민기자
  • 승인 2019.06.26 16:28
  • 호수 96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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멸종위기종 저어새·노랑부리백로·알락꼬리마도요·검은머리물떼새

저어새, 개체수 늘고 북상시기 빨라져…밀폐형 탐조대 설치 필요
▲만조 무렵 솔리천 하구 갯벌
▲만조 무렵 솔리천 하구 갯벌

지난 619일 오후 330, 서천의 솔리와 월포, 장구만 갯벌에서 알락꼬리마도요 554마리, 저어새 34마리, 노랑부리백로 24마리, 검은머리물떼새 2마리, 왜가리 5마리, 중대백로 8마리, 쇠백로 4마리, 괭이갈매기 685마리, 흰뺨검둥오리 12마리를 관찰했습니다.

이 중에서 알락꼬리마도요, 저어새, 노랑부리백로, 검은머리물떼새는 모두 갯벌에 의존해 살아가는 종들입니다. 그동안 갯벌이 무분별하게 매립되고 간척되면서 개체수가 급격히 줄어든 종들입니다. 그래서 이 새들은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이 지정한 국제적인 멸종위기종, 국내 환경부가 지정한 멸종위기종, 문화재청이 지정한 천연기념물에 각각 지정되거나 중복 지정되어 보호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이 새들이 생존하기 위해서는 당연히 서식지인 갯벌을 보전해야 됩니다. 갯벌을 파괴하는 매립이나 간척은 절대로 진행돼서는 안되며, 금강하구둑과 해안에 만들어 놓은 발전소, 그리고 해안도로나 해안 방파제도 갯벌을 훼손하고 있습니다. 그 결과 이 새들의 먹이가 되는 생물을 감소시키고, 새들의 생존에 악영향을 주고 있습니다. 이 새들은 발가락 사이에 물갈퀴가 없어서 바닷물이 들어오면 수면 위를 떠다니지 않고 바닷물이 덮이지 않은 바닷가로 몰려듭니다. 그래서 이 새들을 관찰하고 싶으면 만조시간 두 시간 전후를 맞추어 바닷가로 나가면 비교적 가까운 거리에서 관찰하기가 쉽습니다. 하지만 새들이 위협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밀폐된 장소에 잘 숨어서 관찰해야 합니다. 먹이로는 알락꼬리마도요가 칠게, 저어새와 노랑부리백로는 망둥어, 숭어 새끼 등 물고기, 검은머리물떼새는 부리로 조개나 홍합, 굴을 까고 속살을 파서 먹습니다.

저어새
▲저어새

저어새는 여름철새로서 주걱모양의 부리를 가진 새입니다. 우리나라와 중국, 북한의 서해안의 바위섬에서 번식하는 새입니다. 인천 강화도 주변의 바위섬에서 많이 번식을 하는데 인천시 남동구에 위치한 남동유수지내의 인공섬은 비교적 가까운 거리에서 저어새들이 둥지를 만들고 알을 품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는 곳입니다. 그리고 우리나라에서 가장 남쪽의 번식지는 영광 앞바다인 칠산도입니다. 이곳에서 번식을 마친 저어새들이 영광의 백수갯벌로 날아와 먹이를 먹거나 더 멀리 금강하구의 서천갯벌로 날아와 늦가을까지 먹이를 먹으면서 머무르기도 합니다.

한국의 연구자들이 저어새의 이동경로를 파악해 보전활동을 하기 위해 저어새 다리에 가락지를 부착하고 등에 인공위성 추적장치를 매단 새들을 종종 찾아볼 수 있습니다. 혹시 가락지를 부착한 저어새를 관찰하시면 서천조류생태전시관이나 국립생물자원관으로 연락해 보시기를 바랍니다. 그러면 이 저어새의 여러 가지 정보를 알 수 있습니다. 그런데 6월 중순에 이렇게 많은 저어새가 관찰된 것을 보면 우리나라 서해안의 바위섬에서 일찍 태어난 저어새가 다 자라서 이곳으로 몰려들어서 그런 것인지, 올해 번식을 하지 않는 저어새들이 대만이나 홍콩 등 동남아시아에서 늦게 북상해 와서 머무르고 있는 것인지 궁금해집니다. 그리고 혹시 유부도 주변의 바위섬에서 번식하고 먹이를 먹으러 이곳 갯벌로 온 것인지, 또 다른 이유가 있는 것인지 정확한 조사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20여년 전 만 해도 전 세계 개체수가 2000마리 이하로 줄었다가 그동안 보호활동이 많이 이루어지면서 3600여 마리로 증가했습니다.

▲노랑부리백로
▲노랑부리백로

노랑부리백로는 저어새와 마찬가지로 여름철새이고, 번식지도 저어새와 같은 바위섬이지만 저어새는 둥지를 바닥에 넓은 둥지를 만들고, 노랑부리백로는 나뭇가지 위에 다른 백로들처럼 둥지를 만들어 알을 낳습니다.

▲알락꼬리마도요
▲알락꼬리마도요

알락꼬리마도요는 아래로 휘어진 긴 부리를 가진 새로서 서천갯벌에는 봄과 가을에 주로 관찰되는 종입니다. 올해 3월 중순부터 4월 중순까지 이곳 갯벌에서 관찰되었던 종으로서 이곳 갯벌에 도착하기 8일 이전에 뉴질랜드, 호주를 출발했던 새입니다. 번식지인 러시아, 중국 동북부의 툰드라 지역으로 가던 도중에 이곳 갯벌에서 먹이를 먹고 쉬었다 가기 위해 들른 것입니다. 즉 비번식지와 번식지를 오고 가던 길에 중간기착지로 이용하기 위해 들른 것입니다. 그러다가 7월 초순부터 8월말까지 다시 남하하는 알락꼬리마도요를 이곳 서천갯벌에서 관찰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왜 6월 중순인 이 시기에 서천갯벌에서 이 새들이 관찰되었을까요. 아마도 알락꼬리마도요 무리들 중에 번식을 하지 않는 2년생 이하의 개체이거나 번식을 포기한 새들이 번식지까지 갔다가 다시 남하했거나 아니면 번식지까지 가지 않고 북상하다가 중간에 머무르다가 다시 남하한 것으로 보입니다. 그렇지 않다면 번식지에 기후변화나 개발 등으로 인해 번식에 문제가 생겨서 일찍 내려온 것은 아닌지 우려스럽기도 합니다. 아무튼 올해는 예년과 달리 상당히 빨리 남하해 내려온 것을 보니 걱정스럽습니다.

▲검은머리물떼새
▲검은머리물떼새

검은머리물떼새는 텃새로서 1년 내내 관찰되는 종입니다. 겨울철에는 최소 3천마리, 최대 5천마리 이상이 월동을 위해 이곳 서천갯벌을 찾아와 머무르면서 먹이를 먹습니다. 그리고 번식기인 여름철에는 서해안의 바위섬으로 흩어져 오목한 곳에 알을 낳아 품습니다. 유부도 주변 바위섬에 최소 십여 쌍이 번식을 합니다. 가끔 해안가의 해안사구에 오목하게 둥지를 만들고 번식을 하기도 합니다. 이 새들의 둥지를 발견하면 접근하지 않도록 유의해야 합니다.

저어새와 노랑부리백로는 유부도 주변의 바위섬에서 충분히 번식을 할 수 있습니다. 바위섬을 인공적으로 만들어 줘도 되고 기존 바위섬의 나무를 일부 제거해 이 새들이 번식할 수 있도록 만들 수도 있습니다. 보다 많은 새들이 서천갯벌을 찾아와 먹이를 잘 먹고 충분히 쉬었다가 가고 싶은 곳으로 이동해 가기를 바랍니다.

서천군민들도 이 새들이 서천갯벌에서 얼마나 머무르면서 먹이를 잘 먹고 안전하게 쉬는지 확인해 보시기를 바랍니다. 이를 위해서는 쓰레기를 바닷가에 함부로 버리거나 바다와 갯벌을 오염시키는 행위를 하지 않아야 합니다. 새들이 찾아와 살만한 곳은 사람도 살 만한 장소임을 알았으면 하고, 사람과 새가 공존할 수 있는 방안을 만들어 실천해 가야 할 것이다. 또한 서천군에서도 군민들이 새들에게 위협을 주지 않고 편안하게 새들을 관찰할 수 있는 밀폐형 탐조대를 몇 군데에 설치해야 한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위원회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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