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취재/맥 끊길 위기 도지정 무형문화재 현재와 미래/②도 지정무형문화재 실상과 정책
■기획취재/맥 끊길 위기 도지정 무형문화재 현재와 미래/②도 지정무형문화재 실상과 정책
  • 고종만 기자
  • 승인 2019.08.08 22:43
  • 호수 97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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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지정 무형문화재 60대 이상 97%…70대 대부분
전수조교 60대 이상 74%…이수자 종목당 2.3명꼴 저조
충남도 2010년 이후 책자 발간 및 영상물 제작 눈길

*이 기사는 충남도 미디어발전위원회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국가 및 시도지정 무형문화재 상당수가 전승 단절위기에 놓여 있다. 정부의 유형문화재 위주의 정책과 생계 걱정 없이 전승할 수 있는 생계지원책 부재 때문이다. 이 때문에 기능보유자 상당수가 전수교육조교조차 두지 못한 채 사망하면서 사실상 맥이 끊겼다. 뉴스서천은 맥이 끊길 위기에 처한 충남도 지정 무형문화재의 실태를 10회에 걸쳐 살펴볼 예정이다.<편집자>

▲지난 6월 열린 제30회 한산모시문화제 저산팔읍놀이 시연 모습
▲한산모시문화제 저산팔읍놀이 시연 모습(뉴스서천 자료사진)

기능보유자·전수조교 고령화 심각

충남도 지정 무형문화재 53종목 중 24.5% 가까이 전승 단절 위기에 처해 있다. 국가지정 무형문화재의 경우처럼 충남도 지정 무형문화재의 기능보유자와 기능보유자의 후계자인 전수조교의 연령대가 높다. 무형문화재가 사라지는 것을 막기 위해서는 전승 잇기를 원하는 젊은 층 육성이 필요한 대목이다. 하지만 이수자에서 전수조교를 거쳐 기능보유자인 무형문화재로 지정되기 까지 수십 년이 소요되는 점을 감안할 때 종목별 특성과 기능의 난이도를 감안해 단계별 기간을 탄력적으로 조정하는 방식이 필요해 보인다.
충남도가 취재진에 공개한 도 무형문화재 전승자 현황에 따르면 총 53종목에 204명에 달한다. 이 가운데 명예보유자 1명을 포함한 기능보유자는 50명이며, 기능보유자의 후계자격인 전수조교는 27명에 그쳤고, 이수자는 127명이다.
국가지정 중요무형문화재의 경우처럼 고령화가 심각했다. 도지정 무형문화재 기능보유자의 연령대를 보면 60대 이상이 전체 50명 중 47명으로 94%를 차지했다. 이 가운데 70대가 21명(42%)로 가장 많았으며 ▲60대 13명(26%) ▲80대 12명(24%) ▲50대 3명(6%) ▲90대 1명(2%) 순이었다. 
기능보유자 후계자격인 전수조교 역시 기능보유자의 경우처럼 60대 이상이 전체 27명 중 74% 20명으로 드러났다. 연령대별로 보면 80대가 전체 27명 중 8명(29.6%)으로 가장 많았으며 ▲60대 7명(25.9%) ▲70대 5명(18.5%) ▲50대 5명(18.5%) ▲40대 2명(7.4%)으로 나타났다.
개인 및 단체종목 이수자는 53종목에 2.3명꼴인 127명에 그쳤다.

도지정 무형문화재 전승실태 

충남도가 지정한 무형문화재 가운데 맥 잇기가 가능한 종목은 몇 종목이나 될까? 
도지정 무형문화재 53종목 중 8종목(15.1%)으로 기능보유자+전수조교+이수자, 기능보유자+전수조교가 있는 경우가 여기에 해당된다.
대상 종목은 다음과 같다. ▲3호 한산소곡주(보유자 유희열, 전수조교 나장연, 이수자 최영숙) ▲4호 산유화가(보유자 김영구, 전수조교 송관섭)  ▲11호 아산연엽주(보유자 최황규, 전수조교 이은주, 이수자 이효숙) ▲16호 금산물페기농요(보유자 양승환·김창기·김환기, 전수조교 길준수·양희판 이수자 이종서·양남현·길정섭·황병선·김진수·양현일) ▲20호 홍성 결성농요(보유자 조광성, 전수조교 최재신·이병상·최덕수·최경희) ▲28호 세도두레풍장(보유자 윤구병 전수조교 유기석·백현재, 이수자 이진원·서남춘·임명병·김수연) ▲32호 금산농바우끄시기(보유자 양철규 전수조교 김남례·이선애 이수자 장상호·전영숙·최귀영·김기애·이정심·송선영) 등 8종목이다.
나머지 45종목 가운데 개인 종목의 경우 기능보유자의 사망으로 명맥이 끊겼거나 보유자만 있고 전수조교나 이수자가 없어 사실상 전승 단절 수순을 밟고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하지만 보유자가 없는 단체종목의 경우 충남도가 공개한 무형문화재 보유자 및 조교, 이수자 현황에 따르면 ▲제36호 홍성 수룡동당제 ▲제45호 공주의당집터다지기 ▲제53호 금산농악 ▲제54호 외연도 당제 등 4종목(7.5%)은 기능보유자나 조교, 이수자가 없는 것으로 되어 있다. 표면적으로는 전승단절 수순을 밟는 것으로 보이지만 사실과 다르다는 것이 충남도 문화유산과 송길섭 학예사의 말이다.
송길섭 학예사는 “단체로 운영이 가능한 종목은 굳이 기능보유자나 전수조교를 지정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기 때문에 두지 않는 것일 뿐 전승 단절과는 무관하다”고 말했다.
보유자는 있지만 전승 잇기가 가능한 전수조교나 이수자가 없는 무형문화재로는 ▲제39호 계룡강독사(정규현) ▲제40호 내포영산대재(방현) ▲제41-3호 대장장(손창식) ▲제42호 목소장(이상근) ▲제46호 논산 목조각장(김태길) ▲제47호 논산 칠장(문재필) ▲제48호 보령석장(고석산) ▲제52호 서천 베틀장(윤주열) ▲제55호 대목장(장운진) 등 9종목(16.9%)에 달한다. 
결국 보유자가 없거나 보유자만 있고 후계자가 없어 맥 끊길 위기에 처한 도지정 무형문화재는 전체 53종목 중 24.5%인 13종목에 달한다.
보유자는 있지만 전수조교 없이 이수자만 있는 무형문화재는 전체 53종목 중 41.5%인 22종목에 달한다. 
대상종목으로는 ▲제1호 한산세모시(이수자 김숙정) ▲제2호 지승제조(신민숙) ▲제6호 보령남포벼루제작(권태만·노재경·이영식·원창재) ▲제9호 청양정산동화재(이길우·표근태·강희대) ▲제13호 서천저산팔읍놀이(차상헌·조성란·서청·안창표·노영숙·최병숙·권정일) ▲제17-2호 내포시조제(박종화·안종미·이종화) ▲제19호 금산인삼주(김경민·김정민·김봉수) ▲제21호 서천 부채장(유방석) ▲제22호 부여 용정리 상여소리(김종윤·송광천) ▲제23호 공주 봉현리 상여소리(김선도) ▲제24호 태안설위설경(이종준·김동구) ▲제31호 홍성 댕댕이장(김기산) ▲제35호 당진 안섬당제(이재운·문석우) ▲제37호 공주 선학리 지게놀이(이항형·박현주·임관수·채이순) ▲제38-1호 옹기장(방유정·방유준) ▲제41-2호 대장장(모영서) ▲제44호 서천 침선장(황길남·황현진) ▲제49호 내포 앉은굿(조부원·김연희) ▲제50호 예산각자장(목각-정명세) ▲제51호 판소리(이화자) 등이다.
보유자는 없는 전수조교만 있는 무형문화재는 ▲제25호 청양춘포짜기(김희순) 1종목이다.
보유자 없이 전수조교와 이수자만 있는 무형문화재는 ▲제26호 서산 박첨지놀이(전수조교 이남식·허창순·이옥하·이태수, 이수자 최선용·김경창·이은숙)  ▲제27호 승무(전수조교 이애리, 이수자 엄정자·황미란·이영미·서은희·옥영실·김주현) 등 2종목이다.

도지정 무형문화재 전승 위한 정부, 지자체 차원 행재정적 지원 강화 절실

도지정 무형문화재 53종목 중 실질적인 전승이 가능한 8종목을 제외한 나머지 종목의 미래는 암울하다. 기능보유자는 자신의 기능을 전수조교와 이수자를 끌어들여 전승하고 보존하고 싶지만 먹고사는 문제를 해결해줄 수 없다는 점 때문에 적극성을 띄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먹고사는 문제 해결이 쉽지 않은 마당에 무형문화재의 전승과 보존을 위해 힘쓴다는 것은 기대하기 어렵다. 실제 기능보유자 역시 별도의 생계유지를 위한 소득과 재산이 없는 경우는 전승지원금과 작품 판매 등으로 얻는 수익으로 살아갈 수밖에 없다.
익명을 요구한 A종목 B아무개 기능보유자는 “1년에 한두 개 만들어도 팔릴까 말까한 상황에서 무형문화재의 전승과 보전 목적으로 쓰라고 돼 있는 게 전승지원금이지만 생활비로 쓸 수밖에 없다”면서 “수익이 많은 종목이 아니다 보니 (내 대에서)끝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안타까워했다. 이어 그는 “기능이 끊이지 않도록 사위 등에게 기술을 이수하도록 했지만 ‘목구멍에 거미줄 칠게 뻔한데’ 생업포기하고 내려와서 메달리라고 하지는 못한다”고 덧붙였다. 
익명을 요구한 B종목 C아무개 이수자 역시 “무형문화재를 전승해보겠다는 마음에서 이수과정을 거쳤지만 당면한 생활고 등을 감안할 때 인생을 건 도박, 솔직히 자신 없다”면서 “정부나 지자체 차원에서 젊은 사람들이 무형문화재 전승 및 보존에 앞장설 수 있도록 특단의 행·재정적인 지원책을 마련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충남도 문화재 보존 정책

무형문화재 전승 지원예산은 국가나 지자체 모두 충분하지 않은 가운데 충남도의 도지정 무형문화재 전승지원금 규모는 전국 광역 지자체 가운데 경기도, 강원도와 함께 상위권 수준이라는 것이다. 충남도는 기능보유자에게 전승지원금으로 1인당 110만원을 전수조교에는 
올해 충남도 문화재 보존·관리·활용 시행계획에 따르면 국비 포함 1109억9130만원을 들여 국가지정 문화재 등 보수보존 등 10개 주요 사업을 추진하지만 도지정 문화재 기능보유자와 전수조교와 직접적인 관련 있는 사업은 도비와 시군비로 지원하는 전승지원 사업과 도지정 문화재 기록화 및 데이터베이스 구축 등 2개 사업에 불과하다. 
우선 무형문화재 전승지원금은 시·군비 6억7500만원을 포함해 13억5600만원으로 전년 대비 3억5300만원이 증가했지만 순수 도비(2757390만원)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2.96%에 불과하다. 
올해 무형문화재 세부 사업별 지원예산은 ▲무형문화재 전승지원금 80명 8억8400만원(도·군비 각 50%) ▲보유단체 전승지원금 20종목 2억4000만원(도·군비 각 50%) ▲무형문화재 공개행사 52종목 2억2600만원(도·군비 각 50%) ▲무형문화재 연합보존회 1건 600만원 ▲자연유산 민속행사 재현행사 지원 7개소 2630만원(국비 1840만원, 도비 240만원, 시·군비 550만원)이다.
도는 무형문화재 전승지원금 지원을 통해 무형문화재 전승 기반 구축 및 안정화를 도모함과 동시에 문화재의 원형보존과 전승활성화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충남도, 책자발간 ·영상촬영으로 전승기반 강화 눈길

충남도는 보유자가 후계자인 전수조교 등을 두지 못하고 사망하더라도 후대에 언제든지 복원과 재연이 가능하도록 도지정 무형문화재 기록화 사업을 지난 2010년부터 꾸준히 추진해오고 있다. 올해 도지정 문화재 기록화 및 데이터베이스 구축 사업비는 1억3500만원 규모로 3종목에 대해 기록화 및 영상촬영 중에 있다.
실제 도는 지난 2010년 이후 지난해까지 총 53종목 중 71.6% 38종목의 기록화를 완료한 상태이다. 2010년 이후 책자로 발간된 도지정 무형문화재는 34종목이다. 이 가운데 서천과 관련된 무형문화재는 서천 베틀장을 제외한 ▲한산세모시짜기 ▲한산소곡주 ▲서천저산팔읍놀이 ▲서천부채장 ▲서천침선장 등 5종목으로 책자만 발간됐을 뿐 영상물로는 제작되지 않았다.
2017년 ▲산유화가(도지정문화재 제4호) ▲아랫내포제시조(제17-1호) ▲윗내포제시조(제17-2호) ▲계룡강독사(음악, 제39호) 등 4종목을 책자발간과 함께 영상을 촬영한 충남도는 지난해부터 ▲내포영산대재(불교의식, 제40호) ▲대장장(공예, 제41-3호) ▲논산목조각장(공예, 제46호) ▲논산칠장(공예, 제47호) ▲보령석장(공예, 제48호) ▲내포 앉은굿(무속, 제49호) ▲예산각자장(목각공예, 제50호) 등 7개 종목을 책자발간과 함께 영상물을 제작 중에 있다. 앞으로도 충남도는 서천베틀장 등 무형문화재 기록화 작업에 포함되지 않는 7종목에 대해서도 예산을 반영해 단계별로 책자발간과 함께 영상물로 남겨 언제든지 복원 또는 관람이 가능하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이에 대해 도 문화유산과 송길상 학예사는 “급속한 산업화로 인한 단절 등 무형문화재 전승환경에 대응하기 위한 것으로, 책자 및 영상으로 무형문화재를 기록하고 보존해 전승기반을 강화하는데 있다”면서 “특히 예기치 않는 재난에 의한 무형문화재 훼손시 복구에 필요한 기준이 되는 원형자료 보존의 의미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뉴스서천 역시 이번 기획취재에서 서천 배틀장에 대한 기록과 함께 제작 전 과정을 영상물로 제작할 예정이다.
 

<충남도 주요사업 예산조서>

추진사업

사업량

사업비

합계

국비

도비

시군비

자담

합 계

 

110,991.3

53,872.4

27,573.9

28,132

1,413

국가지정 문화재 등

보수·보존

국가지정 문화재 보수정비

110

37,302

26,112

5,595

5,595

 

등록문화재 보수정비

7

246

123

61

62

 

충효열 시설물 정비

16개소

400

 

200

200

 

문화재 돌봄사업

734개소

2,090

1,045

1,045

 

 

문화재 안내판 보수정비

126개소

923

422

250

251

 

국가지정 중요목조 문화재 방재사업

중요목조문화재 방재시설 구축사업

9개소

729

510

110

109

 

요목조문화재 방화관리 용역 및 방재시설 유지

41개소

439

308

65

66

 

중요목조문화재 감시인력 배치사업

13개소

1,089

545

272

272

 

전통사찰 보존관리

전통사찰 보수정비

12개소

2,550

1,020

510

510

510

전통사찰 방재시스템 구축

3개소

519

207

104

104

104

전통사찰 보수

11개소

5,155

 

2,178

2,178

799

도지정 문화재기록화 및 DB 구축

도지정 무형문화재 모니터링 및 기록화

49종목

135

 

135

 

 

도지정 무형문화재 전승 지원

무형문화재 전승지원

80

884

 

442

442

 

무형문화재 공개행사 등 지원

52종목

226

 

113

113

 

무형문화재 연합회 지원

1

6

 

6

 

 

보유단체 전승지원

20종목

240

 

120

120

 

자연유산 민속행사 재현경비 지원

7개소

26.3

18.4

2.4

5.5

 

도지정 문화재 보수 정비 및 방재사업

도지정 문화재 보수정비

110개소

9,790

 

4,895

4,895

 

지정문화재 안내판 보수정비

54개소

167

 

50

117

 

도지정문화재 방재시설 구축사업

10개소

400

 

200

200

 

도지정문화재 국가 승격

도지정문화재 국가문화재 승격추진

10

200

 

100

100

 

세계유산 관리 및 신규 등재 추진

백제유적 세계유산 보존관리

1지구

22,960

15,672

3,644

3,644

 

돈암서원, 마곡사, 유부도 갯벌 등재추진

3

123

24

49.5

49.5

 

문화재 활용 사업

생생문화재 사업

17

1,085

434

325.5

325.5

 

향교·서원 문화재 활용사업

8

682

341

170.5

170.5

 

문화재 야행 사업

3

900

450

225

225

 

전통산사 문화재 활용사업

4

232

116

58

58

 

지역문화 교육사업

5

252

126

63

63

 

중장기 문화재 복원· 관광자원화 사업

고도이미지 찾기 사업

2개시군

1,513

1,059

136

318

 

공주부여 역사문화도시 조성

2개시군

1,980

990

 

990

 

청남도 거점육성형 지역개발사업

7

4,964

500

1,982

2,482

 

충청유교문화원 건립

1

12,784

3,850

4,467

4,4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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