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일본 ‘팔굉일우’ 탑과 서천의 ‘노 재팬 선언’
사설-일본 ‘팔굉일우’ 탑과 서천의 ‘노 재팬 선언’
  • 편집국
  • 승인 2019.08.22 10:17
  • 호수 9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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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규슈섬 남동부에 일본신화에서 천손이 강림했다는 신화의 땅 미야자키시가 있다. 미야자키 시와 멀리 바다를 내려다보는 해발 60m의 언덕에 평화대공원(平和台公園)이 자리하고 있다. 이곳에 1940년 일제가 세운 팔굉일우(八紘一宇)’탑이 있다. 높이가 36.4m이고, 탑의 사면에는 무인, 어민, 농민, 상공인을 상징하는 사신상이 세워져 있다. 기초면적이 1023평방미터에 달한다고 한다.

팔굉(八紘)이란 천지를 연결하는 여덟 개의 밧줄, 즉 전세계를 뜻하는 말이고, 일우(一宇)는 한 지붕을 뜻한다. 이중 팔굉은 기원전 1세기 경의 중국의 회남자에도 나오는 오래된 말이다. ‘일본서기에 따르면 일본의 초대 천황 진무가 일본 열도를 하나로 통일하겠다는 뜻을 천명할 때, “팔굉을 덮어 집으로 삼는 것이 좋지 아니한가”(掩八紘而爲宇不亦可乎)라고 말했다. 여기에서 팔굉일우라는 말이 나왔다. 이 말을 직역하면 전 세계가 하나의 집이라는 뜻을 갖고 있고 세계 만방이 모두 천황의 지배 하에 있다는 침략주의 사상이 들어있다. 이를 일제는 황도주의라 부른다.

이 논리에 따라 그들이 동남아를 침략한 것은 미개한 상태를 깨우쳐 주는 시혜를 베푸는 것으로 둔갑됐으며, 아무런 죄의식이 없이 곳곳에서 학살을 자행했다.

중국과 대만, 그리고 조선에서 돌을 가져와 이 탑을 만들었다 한다. 전후 중국 난징시에서 돌을 반환할 것을 요구해 외교 문제로까지 번지기도 했다고 한다.

팔굉일우는 일제강점기 때의 내선일체 같은 정책이나 대동아공영권 같은 사상의 뿌리다. 태평양 전쟁 시기에 접어든 일본이 세계 정복을 위한 제국주의 침략 전쟁을 합리화하기 위해 내세운 구호이기도 하다. 일본 극우세력에게 이같은 생각은 뼈에 배어있어 아직도 진정한 사죄를 할 줄 모르고 아직도 야스쿠니 신사에 가서 머리를 조아리고 있다.

전후 미군이 진주해 이 탑을 헐어버리려 했다. 그러자 일본은 탑의 작품성이 높은 만큼 평화의 탑으로 이름을 바꿔 부르겠다며 존치를 허락받았다. 그러나 1965년 이후 슬그머니 팔굉일우라는 글귀를 다시 넣었다 한다.

광복절을 하루 앞둔 14일 서천 봄의마을 평화의 소녀상 앞에서 서천지역 학생연합회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기림의 날 행사를 열었고 이어 서천지역 20여개 시민단체와 군민들이 모여 서천군민행동 노 재팬선포식을 가졌다.

선언문에서 서천 군민들은 일제패망 후 74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일본정부는 일본군 위안부 문제와 강제징용 등 전범국이 당연히 해야 할 진심어린 사과와 배상을 이행하지 않고 식민지배와 침략전쟁을 옹호하고 평화헌법을 부정하는 행태를 보여왔다며 일존 아베 정권을 규탄했다.

미야자키시에 있는 팔굉일우탑이 그대로 있는 한 이같은 일본의 행태는 계속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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