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모시장터 / 혐한(嫌韓)하는 일본
■ 모시장터 / 혐한(嫌韓)하는 일본
  • 권기복 칼럼위원
  • 승인 2019.09.05 15:02
  • 호수 97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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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년 한일 월드컵 때가 기억난다. 그 때에 대학원을 다니고 있어서, 야간에 대학에 갔다. 마침 학생회 휴게실에 커피 한 잔을 뽑아 마시려고 들렀다. 그런데 수많은 학생들이 TV 앞에 몰려 앉아 있었다. TV에서는 일본팀이 어느 유럽 팀하고 16강을 다투는 경기를 치르고 있었다. 그런데 대학생들은 일방적으로 어느 유럽 팀이 우리나라인 양 일방적인 응원을 했다. 축구경기가 끝나고 흩어지는 가운데 한 대학생에게 물어보았다.

 

일본은 우리와 지리적으로 가장 가깝고 같은 아시아권의 나라인데, 왜 다른 대륙의 팀을 응원하는가?”

일본은 져야 해요. 쟤네들이 잘 되면, 우리들을 무시하고 깔보거든요

우리 팀과 일본팀이 함께 잘 하면 아시아권의 위상이 더 높아지지 않을까?”

그런 거 필요 없어요. 일본은 무조건 져야 돼요

 

, 저게 반일(反日)감정이구나! 반일감정 속에는 일제의 식민지 지배가 끝난 지 60년이 지났지만, 일본이 갖고 있는 내심에 대하여 반발하는 정서가 남아있는 것이구나!’ 그 후로 필자는 그 대학생의 말을 되풀이하여 떠올리곤 하였다. 반일감정을 청산하고, 함께 세계 강국이 되는 길을 모색할 수 있는 동반의 관계 맺기는 불가능한 것인가? 우리가 먼저 무력을 앞세워 우리들을 노예로 만들려 했던 저들을 용서할 수는 없을까?

바로 그 무렵에 혐한(嫌韓)’이라는 말을 듣게 되었다. 일본인들 중에 많은 사람들이 갖고 있는 정서였다. 그 후로 혐한과 관계되는 사건들을 종종 대하게 된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혐한(嫌韓)이라는 말은 한국인들을 싫어한다는 것이다. 다시 말하면 일본은 한국인을 어떤 해충이나 보기 싫은 벌레처럼 여긴다는 말이다. 요즘 케이 팝을 비롯한 한류 열풍에 대하여 가장 거부하는 나라, 삼성 스마트폰을 무시하는 나라가 일본이지 않은가.

우리의 반일은 분명한 이유가 있다. 일본이 식민지 지배를 하고, 우리 민족의 생존권을 짓밟은 것에 대해 정중한 사죄를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만일 저들이 정중한 사죄를 하고, 앞으로 다시는 침략 행위를 하지 않겠다고 굳게 약속하였다면 상황은 얼마든지 달라졌을 것이다. 지금까지 저들의 행태를 보아도 대동아 공영(大東亞共榮)”은 새빨간 거짓말임을 혐한에서 읽을 수 있다.

역사적인 맥락에서 보자. 일본과의 관계가 나름대로 파악되어지는 지난 2천 년 역사 동안 우리가 단 한 번이라도 저들을 침략한 적이 있는가! 고대사 부분은 불분명하더라도 14~15세기의 왜구의 침입, 임진왜란, 구한말의 침략과 식민지 지배 등. 저 일본은 끊임없이 우리들을 괴롭혔다. 그런데도 우리들은 부처님 마음보다 더 넓게 저들을 용서하고, 베풀어주지 않았던가! 고대부터 1500년이 넘게 우리들은 저들에게 문물과 신기술을 전해주었다. 분명, 우리가 그들보다 오랫동안 융성한 문물을 갖고 있었어도 우리들은 그것을 침략의 도구로 삼은 적이 없다.

어찌 보면 우리가 혐일(嫌日)하고, 그에 따라 저들이 반한(反韓)한다면 역사적 맥락에 비추어 그 이치가 맞을 것이다. 그런데 우리가 혐일하지 않는데도 불구하고 혐한이라니! 지금도 눈만 뜨면 자신들의 야비한 침략행위를 감추기에 급급하고, 독도를 되찾기 위해서는 전쟁이라도 불사해야 한다는 마루야마 호다카의 망언을 묵묵부답으로 응원하는 저들을 용서해야 하는가!

이제 우리는 반일의 정서를 넘어 극일(克日)의 단합된 모습을 갖추어야 한다. 저들이 우리 메이커 제품들을 불매하면 우리도 더 앞장서서 불매운동에 동참해야 한다. 저들이 우리 문화를 거부하면 우리도 더 강력하게 거부할 줄 알아야 한다. 필자는 우리 모두 단합된 극일의 길을 통하여 승일(勝日)을 이루자고 호소한다. 약자에게 굽히지 않는 간악한 무리들치고 강자에게는 먼저 꼬리를 내리고 살랑거리는 법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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