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가 먼저냐, 사람이 먼저냐”
“소가 먼저냐, 사람이 먼저냐”
  • 허정균 기자
  • 승인 2019.09.19 11:19
  • 호수 97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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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지키기 투쟁’에 나선 화성리 주민들
▲지난 10일 군청 앞에서 집회를 벌이고 있는 화성1리 주민들
▲지난 10일 군청 앞에서 집회를 벌이고 있는 화성1리 주민들

추석을 코앞에 둔 지난 10일 오전 서천군청 앞 주차장에서는 화성1리 주민들이 집회를 열고 있었다. 주민 50여명이 참가한 가운데 이 마을 김치중 이장은 발언을 통해 소가 먼저냐 사람이 먼저냐? 민가와 붙어있는 축사의 적법화 허가를 해준 노박래 군수는 할 말이 있느냐?”며 서천군을 성토했다. 또한 그 축사 위에 250kw 규모의 태양광발전시설을 허가해준 것도 성토했다. 주민들은 쾌적한 환경에서 살 권리가 있다축사 적법화 허가를 취소하라고 외쳤다.

▲축사 때문에 살 수 없다고 호소하는 화성1리 주민들
▲축사 때문에 살 수 없다고 호소하는 화성1리 주민들

정부는 20132월 관계부처 합동으로 무허가축사 개선대책을 발표하고 가축분뇨법을 개정 2015324일부터 시행했다. 이 법에 따라 무허가·미신고 축사 중 대규모는 2018324, 소규모는 2019324, 규모 미만은 2024324일까지 허가·신고를 하도록 하고, 그 기한까지는 사용중지명령, 폐쇄명령 등의 행정처분을 유예했으며 이 기간 내에 적법화를 완료하도록 했다.

뉴스서천 취재팀이 지난 16일 축사로 인해 갈등이 일고 있는 서천읍 화성1리 마을을 방문하고 주민들을 만나 얘기를 들어보았다.

화성1리 마을은 동서로 낮은 구릉지대가 펼쳐지며 남쪽 면에 민가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고 앞으로는 시원스레 들판이 펼쳐진 살기 좋은 마을이었다. 현재 주민들은 40여가구 70여명이다.

이 마을 서쪽 구릉지 끝자락에 축사가 들어선 것은 1985년이었다.

처음에는 소 대여섯 두로 시작했습니다. 당시에는 가축사육제한거리 같은 개념도 없었을 때였습니다.”

김치중 이장의 말이다. 김 이장에 따르면 사육 두수가 계속 늘어 젖소 120여마리까지 늘었는데 278평만 허가를 받은 축사이고 나머지는 절반 정도는 무허가였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번 군청의 허가로 600여평이 적법한 축사로 탈바꿈한 것이다. 축사는 마을 경로당 건물과 민가 3가구에 울타리를 맞대고 있었다.

“2014년에 5년 후에 이곳 축사를 폐쇄하고 다른 곳으로 이전한다고 해서 이를 철석같이 믿었습니다.”주민들은 이러한 약속을 각서나 문서 등으로 남겨놓지 않고 말만 믿은 게 잘못이라며 자탄을 했다. “악취, 파리, 모기 때문에 살 수가 없어요. 살아보지 않고는 이 고통을 모릅니다마을 부녀회장의 말이다.

서천군이 지역주민의 생활환경과 상수원의 수질보전을 위해 가축사육 제한의 필요성을 느끼고 축종별로 200m500m의 사육제한 지역을 고시·관리한 것은 2012년도에 와서였다. 2016년도에는 조례 개정을 통해 거리 제한을 강화해 현재 소의 경우 500m이다.

그럼에도 이번 적법화 과정에서 이러한 현재의 규정은 무시됐다. 서천군청 환경보호과에 이 문제에 대해 알아보았다. 축사를 건립한 것이 조례 제정 이전의 일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적법화 허가를 해 줄 수밖에 없다는 답변이었다.

그러나 주민들은 이를 이해할 수 없다고 이구동성으로 말하고 있다. 이미 적법허가를 내줄 당시에는 거리제한 규정이 살아있지 않느냐고 반박했다. 헌법에도 쾌적한 환경에서 살 권리가 있다는 조항이 있지 않느냐는 것이다. 법 해석을 두고 논란의 여지가 있는 대목이다.

화성리 주민들이 소가 먼저냐, 사람이 먼저냐라는 외침이 다가왔다. 그렇지 않아도 농촌이 붕괴되며 인구 5만선마저 위협받는 서천군이다. 이런 식으로 농촌 자연마을이 하나하나 무너져 내린다면 서천군의 앞날은 암울하다.

화성리 주민들의 마을 지키기 투쟁에 서천군은 적극 이들의 편에 서서 행정을 펴야 할 것이며 마을지키기에 지혜를 짜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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