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산모시를 지킨 여인의 이야기
한산모시를 지킨 여인의 이야기
  • 허정균 기자
  • 승인 2019.09.25 15:41
  • 호수 97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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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윤정 공연보다 더 재미있을 것”
▲뮤지컬 ‘한올의 노래’ 박주현 총감독과 김혜림 작곡가가 동자북마을에서 얘기를 나누고 있다.
▲뮤지컬 ‘한올의 노래’ 박주현 총감독과 김혜림 작곡가가 동자북마을에서 얘기를 나누고 있다.

오는 28일 저녁 한산모시체육관에서는 한산모시를 주제로 뮤지컬 공연이 열린다. 총감독을 맡은 박주현 감독은 KBS TV 제작편성부에서 근무한 경력이 있고 영국에서 20여년 활동했다. 또한 중국 장예모 감독의 계림성 인상유삼저 오페라 제작에 참여하기도 했다. 단원들과 함께 서천에 내려와 연습중인 그를 24일 동자북마을에서 만났다.

- 어떤 계기로 뮤지컬을 기획하게 됐는가

= 우리나라 지방자치체 대부분 자생력이 부족하다. 뭔가 구경거리를 만들어 도시에서 오도록 만들어야 한다. 그래서 안동, 영암 등지에서 이러한 문화사업을 추진해 성공을 거두기도 했지만 계속 이어지지 못해 아쉬움이 있다. 그 지역의 문화 예술인들의 우리가 맡아 하겠다고 나서면서 결국 망가지고 말았다. 서천을 홍보하는 기획사를 통해 서천을 알게 됐고 제안을 하게 됐다. 군수님을 만났는데 예산이 부족하니 작게 한번 해보자해서 나도 투자를 하겠다해서 이 일이 시작됐다. 지역에서 사람이 부족해 중학생까지 참여하게 됐고 현재 배우들 20여명이 내려왔다. 주인공의 아역에는 한산초등학교 4학년 학생이 맡았다.

음악을 들으면 군청 직원들도 너무 좋다고 말한다. 그런데 홍보를 잘 해야 한다. 아침에 동네에 나가 물건을 사기 위해 주민들과 만나 얘기를 했더니 이런 뮤지컬을 아무도 모르고 있었다. 공연이 성공하려면 관객들도 중요하다. 최소한 1000명은 와야 된다고 생각하고 있다. 그래서 포스터를 직접 만들었다.

- 스토리는 어떤 내용인가?

= 이야기는 한산모시에 대한 이야기다. 삼국사기에 어느 노인이 산에 갔다가 모시풀을 발견한 이야기가 나온다. 백제가 전성기에는 수도가 위례성이었는데 그 후 세력이 약해지며 공주로 부여로 내려왔다. 이때 금강 가에 있는 이곳에서 모시풀을 발견한 데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풀도 여러 가지 특성이 있는데 서쪽을 바라보고 자라는 풀이 강하다는 말이 있다. 모시풀이 그런 풀이다. 모시풀이 다른 곳에서도 나지만 이곳 건지산을 중심으로 한 모시가 줄기가 가장 세다고 한다. 그래서 잘 안끊어져 세모시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그런데 당나라에서 모시를 많이 연구했다고 한다. 그렇다면 백제로 쳐들어왔을 때 모시짜는 것을 보았을 것이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 임진왜란 때 한 도공이 납치돼  갈 때 그 도공이 뭘 끌어안고 나오는데 그것이 바로 고령토였다는 이야기가 전한다. 일본의 흙은 못믿겠다는 장인 정신이 발현된 것이다. 일본 오사카에 가면 조선 도공이 잡혀와 도자기를 만들었다는 터가 있다.

마찬가지로 한산모시를 짜던 주인공이 인질로 잡혀간다. 그곳에서 모시를 짜는데 자꾸 끊어지는 것이다. 모시풀이 다르다는 걸 알게 됐다. 이를 발설하지 않기 위해 자해를 해 눈이 멀게 됐다. 주인공은 다시 백제로 오게 됐다. 결국 모시를 지키게 된 것이다.

이같은 내용을 뮤지컬로 구현한 것이다. 줄거리도 멋있지만 음악도 좋다. 한산세모시를 지켜간다는 자부심을 갖고 공연이 성공하길 바란다. 도시 사람들이 이를 보러와서 소곡주도 마시고 숙박도 할 수 있도록 해야겠다.

 

오페라는 작곡가가 오페라곡을 따로 만든다. 그러나 뮤직컬은 연극적 요소를 음악으로 표현한다. 따라서 제작에 있어서 음악의 비중이 크고 작곡가는 스토리 내용을 충분히 소화해야 한다. 작곡을 맡은 김혜림씨의 얘기를 들었다.

한올의 노래에는 국악기도 많이 사용된다. 서천에 어르신들이 많은데 노령층이 선호하는 가락도 자주 나와 낯설지는 않을 것이다. 모시에는 여인들의 애환이 담겨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러나 이 뮤지컬은 모시를 지킨 역사 이야기이다. 서천 분들이 자부심을 갖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여기에 박 총감독이 한 마디를 더했다. “장윤정 공연보다 더 재미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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