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물이 보물로 태어나다’…고물과 보물 사이엔?
‘고물이 보물로 태어나다’…고물과 보물 사이엔?
  • 허정균 기자
  • 승인 2019.10.10 15:27
  • 호수 97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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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품 주어모아 작품전 연 김영봉 작가

 

 

 

▲고물을 활용해 제작한 현판 앞에 선 김영복 작가와 이애숙대표, 주민 오정례씨
▲고물을 활용해 제작한 현판 앞에 선 김영복 작가와 이애숙대표, 주민 오정례씨
▲시디케이스를 활용한 사진 액자
▲시디케이스를 활용한 사진 액자

장항선셋페스티벌 기간 중 장항읍 창선리 옛 서해안수산 입구의 한 작은 창고에서는 특별한 전시회가 열리고 있었다. 전시회 이름은 고물과 보물사이’.

▲폐품을 모아 만든 문패
▲폐품을 모아 만든 문패

전시장을 둘러보니 주저없이 내다버려도 될 온갖 폐품들로 만든 작품들이었다. 대부분이 일상생활에서 사용가능한 것들이었다. 쓰레기통과 분말소화기통을 활용해 만든 작은 화목난로가 눈길을 끌었다. 열효율이 아주 높아 적정기술로 평가받는다는 설명이었다.

동백대교 아래에서 주워온 시디케이스는 사진을 붙여넣는 액자로 둔갑해 가지런히 전시돼 있었다. 각종 폐기물 부품들을 결합해 만든 문패는 당장이라도 사용가치가 있어 보였다. 갯벌에서 주워온 기이한 모양의 폐선 조각은 그 자체로 기묘한 분위기를 자아내 어떤 예술적 의미도 붙일 수 있을 것 같았다.

이를 기획하고 작품들을 만든 김영봉 작가의 말을 들어보았다. 그는 전북 완주 사람으로 미대에서 회화를 공부한 작가이이다. 그를 서천으로 불러들여 살아보도록 한 사람은 이애숙 서천군문화예술창작공간 대표이다.

처음 와서 장항 읍내를 돌아보았습니다. 여기저기 고물들이 흩어져 있었습니다. 리어카를 가지고 곳곳을 돌며 이들을 수집했습니다.”

그는 갯벌에서 큰 선박의 부품으로 쓰였을 3m 가량의 목재를 건져올렸다. 전시실 앞마당에 놓여 벤치로 사용되고 있었다.

크레인으로 사용하지 않고 밧줄을 걸어 끌어올려 트럭에 싣고 왔습니다

폐기물을 많은 비용을 들여 사용한다면 의미가 사라진다고 설명했다.

작품들을 둘러보던 주민 오정례씨는 지금까지 폐기물, 고물을 보는 시각이 달라졌다고 말했다. 전시회 이름이 고물과 보물 사이인 이유를 알 수 있었다. 고물이 보물로 거듭 태어날 수도 있는 것이다.

서천에는 유독 선박과 관련된 폐기물들이 많습니다. 이들을 더 발굴해보고 싶습니다그는 당초 한 달 살아보기로 하고 장항에 왔다고 한다. 그러나 장항 곳곳에 묻힌 보물을 발굴해내려면 석삼년도 모자랄 것 같다며 환하게 웃었다.

▲전시실 모습. 폐기한 사다리와 버려진 널빤지를 활용해 전시대로 만들었다.
▲전시실 모습. 폐기한 사다리와 버려진 널빤지를 활용해 전시대로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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