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관 극복, 그리고 사회봉사
난관 극복, 그리고 사회봉사
  • 뉴스서천
  • 승인 2003.11.28 00:00
  • 호수 19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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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뉴욕 맨하탄 5번로 57번가에는 68층의 고급빌딩이 자태를 뽐내며 서 있다. 도날드 트럼프가 지은 이 트럼프 타워(Trump Tower)는 고급스런 주거지, 소매상점, 사무실이 들어있으며, 80피트의 폭포가 있는 6층짜리 분홍빛 대리석 아트리움은 이 빌딩을 뉴욕의 상징으로 만들고 있다. 트럼프 타워 이전에 그만큼 신비를 가진 마지막 빌딩은 1970년대에 세워진 5번로 51번가에 있는 올림픽 타워였다. 재클린 케네디와 결혼한 선박왕 오나시스가 그것을 소유했기 때문에 그랬다.
트럼프는 오나시스에 비하면 풋내기였다. 그가 대학 졸업 후 1971년 맨하탄에 사무실을 열어놓고 거리를 둘러보았을 때 본위트 텔러가 들어있는 11층 건물이 유독 눈에 들어왔다. 그 위치도 위치지만 넓은 대지가 마음에 들었다. 그 위치와 면적으로 뉴욕에서 가장 값진 빌딩을 지을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거래(deal)의 달인 트럼프는 순전히 도전정신 하나로 뛰어든다. 본위트의 주인인 제네스코 사 프랭크린 자르맨 사장에게 다짜고짜로 땅을 팔라고 조르는 트럼프는 정말 무모함 그 자체였다. 여지없이 거절당한 처음 만남 뒤에 편지를 쓰고 또 쓰고서 훗날 “나는 완전히 기가 꺾인 상태에서도 어떤 일이건 집요하게 물고 늘어졌는데 그것은 굽힐 줄 모르는 인내가 성공과 실패를 결정짓는 일이 많기 때문이다”라고 고백한다.
제네스코 사의 파산선고를 막으려는 은행집행자 존 해니건과의 약정서 작성, 체이스 맨하탄은행의 콘라드 스티븐슨과의 융자교섭·에퀴터블 부동산 사장 조지 피코크·티파니 사장 월터 호빙·본위트가 임차하고 있던 4000평방피트의 작은 땅 주인 레오나드 칸델 등과의 부지 계약, 데르 스쿠트와의 인상 깊은 설계 의논, 까다로운 뉴욕시와의 건축허가서 획득, HRP건설과의 건설 청부 거래 등 정말 고비를 넘고 또 넘어, 비전, 열정, 도전, 투쟁, 인내를 밑거름으로 명물 트럼프 타워는 출현했다.
그 후 1987년, 그러니까 도날드의 나이가 마흔 줄에 접어들었을 때, 이 미국의 세기적 부동산개발사업가의 자서전이 출간되었는데, “나는 돈 때문에 거래를 하는 것은 아니다. 돈은 얼마든지 있다. 나는 거래 자체를 위해서 거래를 한다. 거래는 나에게 있어서 일종의 예술이다. 나는 무언가 거래를 하는 것이 좋다. 그것도 큰 거래일수록 좋다. 나는 거래를 통해서 인생의 재미를 느낀다”로 시작되어 이렇게 맺고 있다.
“나는 일할 수 있는 나이의 처음 20년간은 건축을 하고, 재산을 모으고, 많은 일을 이루어내는데 보냈다. 내가 앞으로 20년 동안 해보려는 것 중에 가장 야심찬 것은 지금까지 내가 소유하게 된 것의 일부를 되돌려 주기 위해 무엇인가 창조적인 방법들을 찾아내는 일이다.
비록 돈이 어떤 가치를 지닐 수 있지만 나는 그것이 전부라고는 생각지 않는다. 내가 가장 존경하는 사람은 스스로 어떤 방침을 정하고 그것을 고수해나가는 사람이다. 나에게 있어서 최대의 관심 사항은 어떤 일이든가를 행하는 것이다. 사람들에게 일할 수 있는 시간을 주는 것이 단순히 돈을 주는 것보다 훨씬 더 가치 있는 일이다.
나와 내 인생에 있어 자랑거리라고는 두 가지밖에 없다. 난관을 잘 극복한다는 점과 좋은 사람들로 하여금 최선을 다해 일할 수 있도록 동기부여를 해준다는 점이다. 앞으로의 한 가지 과제는 지금까지 내 자신만을 위해 써온 이 같은 재능들을 이제부터 남을 위해 훌륭히 발휘할 수 있는 방법들을 찾아내는 일이다.”
스스로 어떤 방침을 정하고 그것을 고수해나가는 사람이 되기를 바란 트럼프는 소신을 지키고 정당성을 확보하기 위해서 어떤 대가도 달게 감수했다. 그러면서 사람들에게 최선을 다하여 살도록 동기부여에 힘썼고, 드디어 남을 위해 살기로 마음먹었다. 즉 그는 난관극복, 동기부여, 그리고 사회봉사를 도모했던 것이다.
아직도 온 국민이 로또에 목을 매는가하면, 수능 점수 2점 때문에 집단이기주의가 극에 달한 한국 사회를 바라보면서, 어떤 어려움도 딛고 일어서서 자기 개인을 극복하고 나라와 민족을 섬기기로 다짐하는 도날드 트럼프 같은 사람들이 이 땅에 많아지기를 두 손 모아 간절히 빌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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