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요물떼새를 위한 부유식 휴식지 최선책 아니다
도요물떼새를 위한 부유식 휴식지 최선책 아니다
  • 주용기 시민기자
  • 승인 2019.10.31 09:40
  • 호수 9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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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스틱 뭉치 결국 환경 오염 …육지 내에 휴식지를 만들어야
▲만조시 도요새 휴식지로 설치한 부유식 구조물. 도요새들보다 백로들이 이용하고 있다.
▲만조시 도요새 휴식지로 설치한 부유식 구조물. 도요새들보다 백로들이 이용하고 있다.

올해 4월 중순, 국제 조류보호단체인 버드라이프 인터네셔널(BirdLife)이 서천군과 협의해 장항읍 옥남리 솔리천 하구 갯벌과 솔리와 장구만 갯벌에 부유식 도요물떼새 휴식지를 설치해 놓았다.

이 휴식지는 바닷물의 부력에 의해 잘 떠오를 수 있도록 플라스틱 뭉치를 매단 형태로 만들어져 있다. 바닷물이 빠져있을 때는 갯벌 표면에 내려진 상태로 있다가 바닷물이 들어오면 부력에 의해 바닷물 수면에 떠오른다. 플라스틱 뭉치 아래에는 양식용 굴을 넣어 기를 수 있도록 한 알루미늄 망이 설치되어 있다.

도요물떼새들은 바닷물이 빠지기 시작하면 물 가장자리를 따라가거나 갯벌 표면에 흩어져서 먹이를 잡아 먹는다. 그러다가 만조 때가 되면 가장 늦게 바닷물이 덮이는 곳으로 몰려드는 특성을 보인다. 이유는 발가락에 물갈퀴가 없어서 헤엄을 치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도요물떼새들의 먹이터인 갯벌도 잘 보존하고, 더불어 만조 때 도요물떼새들이 안전하게 휴식할 만한 도요물떼새들이 이용하는 휴식지도 잘 보존되어야 한다. 그런데 도요물떼새들이 만조 때 마지막까지 몰려드는 휴식 장소가 부족한 상황이다. 대부분 이런 장소를 간척과 매립을 해서 인공제방과 농경지로 바꾸어 버렸기 때문이다.

특히 장항읍 옥남리 앞 솔리갯벌은 만조 높이가 640cm 이상으로 높아지면 갯벌이 모두 바닷물에 덮여버린다. 그러다 보니 도요물떼새들은 유부도갯벌이나 금강하구의 준설토 투기장(일명 금란도), 일부는 새만금 간척지내 북쪽 매립지로 이동을 해야 한다. 그곳에서 한 두 시간 잠시 쉬었다가 다시 바닷물이 빠져 갯벌이 드러나면 되돌아 오게 된다. 일부 도요물떼새들은 그곳까지 이동을 하지 못하고 바닷물이 빠져 갯벌이 드러날 때까지 하늘을 배회한다. 그러다 보니 도요물떼새들은 에너지 손실이 많아져 번식지인 중국, 러시아 동북부, 알레스카까지 북상하거나 가을철 동남아시아, 호주, 뉴질랜드까지 장거리를 남하해야 하는 도중 생존에 문제가 발생하게 된다.

이같은 상황에서 부유식 휴식지를 만든 것은 일면 타당한 부분이 있다고 본다. 하지만 서천갯벌에 도래하는 그 많은 도요물떼새들의 휴식지를 이 부유식 휴식지를 설치해 해결할 수는 없다. 시범적으로 몇 군데 설치를 하는 것은 의미가 있을지 모르나, 그 설치 범위가 많아지면 바닷물의 자유로운 흐름에 문제가 생겨 갯벌퇴적상이 바뀌고 저서생물의 서식상황이 바뀌어 결국 도요물떼새의 생존에 위협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즉 도요물떼새를 살리겠다면서 부유식 휴식지를 만들겠다고 했다가 오히려 도요물떼새를 죽이는 행위가 될 수 있다. 이같이 부유식 휴식지 설치로 인한 저서생물 등 갯벌생태계 변화에 대해 모니터링 실시를 제안했지만 예산이 부족하다며 진행하지 않고 있다. 또한 만조 때 바닷물 수위에 따라 도요물떼새들이 부유식 휴식지에 올라가 쉬기도 하지만 이용하지 않는 날도 많다. 더욱이 부유식 휴식지 설치 위치가 해안가에서 가까워 사람들로부터 쉽게 위협을 받아 자주 날아오르는 문제가 발생하기도 한다. 서천갯벌에 도래하는 수만 마리의 도요물떼새를 모두 수용할 만한 부유식 휴식지를 만들 수도 없으며, 많은 지역에 이를 설치한다면 갯벌생태계에 심각한 악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아무튼 부유식 휴식지 설치는 시범적으로만 시행되어야 하며, 근본적인 대책은 만조 때 도요물떼새들이 마지막까지 몰려드는 지역 주변의 땅을 매입해 휴식지로 만들어 주는 것이 필요하다. 하나의 예로서 옥남리 앞 솔리갯벌에 몰려드는 도요물떼새들 중 일부가 바로옆 양식장내 흙으로 된 뚝과 봄철에는 써래질 한 논에 들어와 머무르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몇년 전에는 폐양식장이 물이 빠진 상태로 있자 이곳에 천여 마리가 날아 들어와 휴식을 취하기도 했다. 하지만 지금은 이곳을 매립을 해 버렸다. 몇 번 서천군에 이 폐식장과 주변 농경지의 일부를 매입해 도요물떼새 휴식지를 만들어 주자고 제안을 했는데도 전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이런 상태에서 버드라이프 인터내셔널(BirdLife)가 부유식 휴식지 설치를 서천군에 제안을 하자 동의를 했고, 육지 내에 휴식지를 만들어 주는 정책에 대해서는 아무런 관심도 없다. 부유식 휴식지를 갯벌에 더 많이 설치해서도 안된다. 그리고 이 부유식 휴식지가 플라스틱 뭉치를 매달고 있어서 결국 파쇄될 것이고 바다와 갯벌에 미세플라스틱 오염을 발생시킬 것이다. 따라서 필자가 제안한 대로 친환경 소재이자 서천군 관내에 서식하는 대나무를 이용해 지역주민이 직접 만들어 사용하기를 바란다. 처음 제작하고 교체하는 비용을 지역주민에게 지원하면 된다.

그리고 서천갯벌에 도래하는 많은 도요물떼새들이 만조 때 수위가 높아지면 휴식지로 이용하는 곳은 행정구역상 군산시에 위치한 준설토 투기장과 새만금 간척지내 북측의 간척지이다. 따라서 도요물떼새들이 이 지역을 휴식지로 계속 이용할 수 있도록 해양수산부, 군산해양항만청, 서천군, 군산시가 협의를 해야 할 것이다. 더 나아가 유부도와 대죽도에 위치한 폐염전 부지를 매입해 만조 때 물 수위를 조절해 주어 휴식지로 이용할 수 있도록 만들어 주기를 바란다. 현재 유부도내 갈대밭을 제거하고 갯벌복원사업을 하겠다는 계획은 당연히 철회되어야 한다는 점을 재차 강조한다. 서천군과 관련 기관들의 적극적인 자세 변화를 기대해 본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위원회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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