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 지역상품권의 허와 실
사설 / 지역상품권의 허와 실
  • 뉴스서천
  • 승인 2019.11.08 1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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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은 연말을 기념해 1인당 월 최대 50만원, 할인 기간 내 최대 100만원까지 서천사랑상품권을 10% 할인판매 한다. 이번 할인은 지난 가정의 달, 추석 특별 할인보다 2배 증액한 판매 예산 20억원 소진 시까지 실시할 예정이다.

서천사랑상품권은 군내 NH농협은행, 지역농·축협, 신협, 새마을금고, 수협에서 구입할 수 있으며, 서천특화시장, 장항전통시장을 비롯한 농협 하나로마트, 음식점, 편의점, 주유소 등 1900여 개 가맹점에서 사용할 수 있다.

지역 상품권은 그동안 지역화폐의 역할을 수행해 지역경제에 많은 도움이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실질적인 효과는 아직 통계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지방행정연구원은 지난 2017년 초 강원 춘천시와 화천군, 양구군 등 세 곳을 대상으로 지역상품권의 경제적 효과를 분석한 결과 소상공인들의 2017년 평균소득이 상품권 도입 전인 2013년과 비교해 0.1~2.13%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지역화폐의 경제적 효과를 분석한 건 이 연구가 유일하다고 한다.

지역화폐가 제대로 정착되려면 당초 지역 밖에서 이뤄지던 소비를 지역 내로 끌어들이거나 관광객을 유치하는 등 새로운 수요를 창출해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하지만 당초부터 지역에서 이뤄지던 소비가 현금 및 카드에서 상품권으로 바뀌었을 뿐이라는 목소리도 제기된다.

지역화폐가 시장에서 유통되지 않고 일회성 소비에 그친다는 지적도 나온다. 소비자에게 받은 지역화폐를 다시 쓰지 않고 현금으로 찾는다는 것이다.

지역화폐를 과다 발행할 경우 현금깡이 늘어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지역화폐는 액면가보다 5~10% 할인된 수준에 살 수 있다. 온라인에선 이보다 더욱 할인된 가격에 공공연히 유통되고 있다. 윤창현 서울시립대 경영학부 교수는 지역화폐 발행 규모를 지자체 납세액 및 인구 규모 등에 비례하도록 하는 등 한도를 설정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제시했다.

무분별한 지역화폐 난립으로 유통이 제대로 되지 않을 경우 세금 낭비로 이어질지 모른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지역화폐는 소비자가 5~10% 할인받아 구매하는데 이 5~10%를 지자체가 예산으로 지원해주기 때문이다.

지역상품권 발행의 근본 목적은 소비를 지역 안에서 하자는 데 있다. 이러한 취지가 성공을 거두려면 구매력이 큰 기업에서 상품권을 수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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