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철새축제에 부쳐
사설-철새축제에 부쳐
  • 편집국
  • 승인 2019.11.13 22:16
  • 호수 9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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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강하구를 차지하고 있는 서천은 예로부터 풍요의 고장이었다. 기름진 충적평야에서 쌀이 생산됐고 바다와 강이 만나는 기수역에서는 온갖 생선이 잡혔다.

그러나 산업화 과정에서 소외되어 낙후 지역으로 인식되어 왔다. 많은 주민들이 대도시로 떠났으며 지금도 지속적으로 인구는 줄어들고 고령화 비중은 커지고 있다. 이에 국가산업단지를 조성하고 투자유치과라는 부서까지 만들어 기업유치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하지만 이제는 양적으로 팽창을 거듭하며 경제가 성장하는 그런 시대가 아니다. 기업 유치에는 한께가 따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제 우리는 서천만이 가지고 있는 자원에 눈길을 돌려야 한다. 서천은 습지의 고장이다. 남한에서 세 번째로 큰 강의 하구를 점하고 있고 서해 연안갯벌이 서쪽을 감사고 있다. 또한 논습지까지 더하면 서천처럼 습지가 비중이 높은 지역은 찾기 쉽지 않다.

이러한 자연 환경에 힘입어 서천은 철새의 고장이다. 겨울철새, 여름철 철새 나그새새까지 더해 사시사철 다양한 종류의 새들이 서천을 찾아온다. 탐조도시로 만들어나가기에 더없이 좋은 여건을 지닌 고장이다.

오는 22일부터 사흘간 금강호 일원에서 ‘2019 서천철새여행이 열린다고 한다. 해마다 철새축제 행사가 열린지 오래됐다. 군산시와 함께 열기도 했다.

22일 개막식을 시작으로 행사 기간 동안 서천조류생태전시관 일원에서 철새와 저서생물에 대한 다채로운 체험 및 학습 프로그램이 제공된다. 특히, 서천철새여행을 두 배로 즐길 수 있는 버드 투어 프로그램은 철새 어디까지 알고 있니?’, ‘티칭보다 코칭’, ‘철새탈출 노플라스틱’, ‘새살림 프로젝트 버드가드’, ‘바이칼에서 금강까지 철새여행’, ‘억새소리를 타고 온 산새, 숲새, 물새소리를 스탬프 투어로 연결하여 호기심과 궁금증을 유발하도록 구성했다고 한다.

3일간의 행사 후 1130일부터 1225일까지 금강하구를 중심으로 펼쳐진 생태관광 자원을 활용한 철새탐조 시티투어도 운영할 계획이다.

그러나 이러한 1회성 행사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다. 철새들이 찾아와서 편안하게 번식하고 월동을 할 수 있도록 환경을 보전하는 일이다.

현재 송림리 백사장에는 천여기념물로 지정된 개리가 와서 겨울을 나고 있다. 그러나 이를 볼때마다 안타까운 생각이 든다. 이곳을 찾는 관광객들이 아무 주저없이 철새들에 접근하고 있다. 그러나 서천군에서는 아무런 보호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다. 이것만 보아도 허울 뿐인 생태관광 정책임을 알 수 있다. 선심성 예산을 줄이고 철새 서식지 보전에 더 많은 투자를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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