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연기념물·멸종위기종 개리와 새섬매자기 보호에 적극 나서야
천연기념물·멸종위기종 개리와 새섬매자기 보호에 적극 나서야
  • 허정균 기자
  • 승인 2019.11.28 15:33
  • 호수 98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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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항스카이워크 찾는 관광객들 개리 먹이활동 장소까지 접근

‘철새여행·생태관광’ 추진하는 군, 현수막 하나 내걸고 ‘모르쇠’
▲장항스카이워크 관광객들로부터 간섭을 받으며 먹이활동을 하고 있는 개리
▲장항스카이워크 관광객들로부터 간섭을 받으며 먹이활동을 하고 있는 개리

겨울철이 되자 서천갯벌을 찾는 철새들 많아지고 있다. 그 중 하나가 개리이다. 기러기목 오리과의 철새 개리가 겨울철에 우리나라에 와서 월동하는 곳은 세 곳 정도 밖에 되지 않는다. 우리나라 대표적인 월동지에서 머무르는 개리의 개체수는 한강 하구에서 300여 마리, 낙동강 하구에서 10마리 내외가 된다.

금강 하구의 서천갯벌은 매년 수십 마리의 개리가 서식지로 이용하고 있다. 지난해 겨울철에는 서천갯벌에서 최대 34마리까지 관찰되었다. 올해는 1012일 서천 장암리 해안 남쪽 끝에서 개리 15마리가 관찰되었다가 19일에는 23마리가, 24일에는 24마리가 관찰되었다. 이곳을 찾는 이유는 개리의 먹이인 새섬매자기가 군락을 이루고 있기 때문이다.

개리들이 뒤뚱뒤뚱 거리면서 갯벌을 걸어다니다가 새섬매자기 군락지로 이동해 부리로 땅속 깊이 박힌 뿌리를 파내서 질근질근 씹어 먹는 모습을 볼 수 있다. 그런데 새삼매자기 군락지가 갯벌에서도 상부지역, 즉 해안가에 위치하고 있는 바람에 사람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다. 그 결과, 사람들이 개리에게 위협을 주게 되어 편안하게 먹이를 먹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1024일 토요일에는 장항스카이워크를 찾는 관광객들이 개리가 먹이를 먹는 장소까지 접근해 위협을 주는 일이 벌어지기도 했다. 관광객들이 이들에게 접근하지 않도록 주의사항을 적은 안내판을 설치해 주기를 서천군에 제안했지만 겨우 현수막 하나만 개리가 머무르던 장소로부터 너무 먼 거리에 설치하는 하는 바람에 효과가 별로 없었다. 문의처 전화번호도 적혀 있지 않았다.

▲새섬매자기 뿌리를 캐먹고 있는 개리
▲새섬매자기 뿌리를 캐먹고 있는 개리

115일에 같은 장소를 찾았으나 개리들은 볼 수가 없었다. 이곳에 먹이인 새섬매자기가 여전히 남아 있었는데도 말이다. 개리들을 찾아보니 송림리 해안 북측으로 이동해 있었다. 개체수가 26마리로 늘어나 있었다. 1112일에는 이 장소에서 32마리로 늘어나 있었다. 이 기간 사이에 월동을 위해 개리 6마리가 추가로 내려온 것이다. 그런데 이 장소에서도 개리들이 안정적으로 먹이를 먹지 못했다. 해안을 걷는 사람들이 여전히 많았고, 새들에게 접근해 사진을 찍으려는 사람들도 있었기 때문이다. 1122일에 이곳을 찾았을 때는 개리가 한 마리도 보이지 않았고, 송림리 앞 솔리갯벌에서 5마리가 관찰되었다. 나머지 개리들은 어디로 갔는지 확인할 수 없었다.

서천지역내 유부도갯벌이나 장구만갯벌, 또는 내륙의 농경지로 이동해 있을 수 있고, 아니면 중국 양쯔강 하구로 날아갔을 수도 있다. 하지만 이렇게 개리들에게 위협을 주는 행위가 없었다면 이곳에 더 오랫동안 머물렀을 가능성이 있다.

그런데 이렇게 위협을 준 관광객들에게만 비난할 일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개리나 더 많은 새들이 서천지역에서 안전하게 휴식하고 먹이를 먹을 수 있도록 주변의 위협으로부터 보호하고, 새를 보기 위해 찾아오는 관광객들이 새들에 가까이 접근하지 않도록 작은 안내판을 설치해 주기를 바란다.

그리고 관광객들이 새들에게 위협을 주지 않고 새들을 오랫동안 관찰할 수 있도록 간단하게 만든 밀폐형 탐조대를 설치해 주기를 바란다. 밀폐형 탐조대는 쉽게 철거하고 이동해 재설치할 수 있도록 만들어도 좋겠다. 새들이 이동하는 곳에 탐조대를 옮겨 다시 설치를 할 수 있게 하기 위해서이다. 밀폐형 탐조대를 설치하고, 그곳에 생태해설사 1명씩을 교대로 배치해 망원경을 제공해 주고 직접 해설을 해 주면 더 좋을 것이다. 새들을 많이 관찰할 수 있는 시기에는 생태해설사가 더 많이 고용하면 좋겠다.

이렇게 실행한다면 겨울철 일자리가 늘어나고, 새들도 안전하게 휴식를 갖거나 먹이를 먹을 수 있으며, 더 많은 생태관광객들이 늘어나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서천군이 적극적인 개리 보호대책과 올바른 생태관광 정책을 수립해 줄 것을 제안한다.

또한 새섬매자기 서식지를 보호하는 노력도 필요하다. 강과 하천을 하굿둑으로 가로 막고, 해안가를 매립하거나 해안정비 사업을 진행하면서 제방을 쌓는 바람에 새섬매자기의 서식지가 사라지고 있는 실정이다. 새섬매자기 서식지가 해안가에 가까운 곳에 위치하고 사람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어서 새섬매자기를 발로 밟거나 훼손하는 일도 자주 벌어진다. 새섬매자기 서식지를 잘 보호하는 것이 곧 개리가 계속 찾아올 수 있도록 하는 좋은 방법이라는 점도 알아야 하겠다.

<참고1> 개리(Anser cygnoides)의 생태적 특징

개리는 몸 길이가 8194cm, 양쪽 날개를 편 길이가 165185cm, 몸 무게가 2.853.5kg으로 대형 새이며, 기러기류 중에서 가장 커서 사람들의 눈에 잘 띈다. 흔히 가금류화된 거위의 조상이라고 추정한다.

개리는 몽골, 중국 북동부, 시베리아 지역에서 번식하고, 중국 동부 양쯔강 유역과 한국 서해안에서 월동한다. 전 세계 개체군이 약 60,000여 개체(최대 90,000개체)가 생존하는 것으로 추정되는 국제적 멸종위기종이다. IUCN 지정 멸종위기종 적색목록 중 취약종(VU) 단계에 해당한다.

우리나라에서는 환경부의 멸종위기종 , 문화재청의 천연기념물 제325-1호로 지정된 법적보호종이며, 10월부터 다음해 3월까지 한강하구와 금강하구에서 관찰되는 겨울철새이다. 특히 한강하구에서는 봄과 가을철 이동시기에 300개체 이상의 비교적 큰 무리가 관찰되지만, 122월 월동기에는 전국의 연안 및 내륙 습지에서 매우 적은 개체수가 관찰된다. 같은 기러기류에 속하는 큰기러기, 쇠기러기와는 달리 농경지 보다는 하구역 등의 습지를 주로 이용한다.

번식지인 러시아 동부 아무르 지역과 몽골, 그리고 월동지인 한국의 서해안과 월동지의 환경 변화와 불법적인 포획, 위협 등으로 인해 개체수가 감소 추세에 있다. 따라서 개리 개체군과 서식지 보호관리 방안이 시급히 마련되고 시행되어야 한다.

<참고2> 새섬매자기(Scirpus planiculmis Fr. Schm.)의 생태적 특징

▲송림리 북측 해안의 새섬매자기 군락지
▲송림리 북측 해안의 새섬매자기 군락지

기수성염습지, 간척지나 매립지의 습지에 분포하는 여러해살이풀로 매자기와는 크게 구분이 된다. 내염성도 강해 염습지나 내륙의 염분이 낮은 지역에서 잘 자란다. 줄기의 높이는 20100cm이며, 줄기의 단면이 세모 모양이고 기부에 황갈색의 엽초가 있다. 뿌리는 옆으로 뻗는 지하경 마디에서 1개씩 새순이 나오고, 생육기에는 새로운 땅속줄기로 뻗어 나간다. 잎은 화경 밑부분에 13개씩 달리며, 너비 25mm로서 윗부분의 것은 화경보다 길고 선형이며 납작하다. 꽃은 710월에 피고, 화서는 화경끝이나 옆에 달리며, 36개의 소수로 되고 12개의 가지가 있으나 거의 없어져 둥근 화서로 되며, 때로는 1개의 소수만이 달린다. 수과는 도란형이고 길이 3.54mm로서 갈색으로 익고 광택이 있으며, 볼록렌즈 상이고 89월에 익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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