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소년을 위한 책 소개/(32)나는 할머니와 산다 - 최민경 작
■ 청소년을 위한 책 소개/(32)나는 할머니와 산다 - 최민경 작
  • 문영 작가
  • 승인 2020.03.18 18:05
  • 호수 99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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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양아 통해 가족의 소중함 밝혀
▲책 표지
▲책 표지

나는 할머니와 산다는 최민경 씨의 청소년 성장소설이다. 이 책은 20093회 세계 청소년 문학상을 수상한 작품이다.

작가는 말한다. “글을 쓰는 동안은 줄곧 나 자신을 들여다 볼 수 있게 된다. 나도 같은 생각이다. 초등학생의 작문이든, 대가의 대하소설이든 작가가 글을 쓰는 동안은 자기 자신을 가장 자세히 들여다보는 시간이라고. 문학을 비롯한 모든 예술 작품이 깊은 자기 성찰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생각한다.

, 조은재는 입양아다. 여섯 살 때 공개 입양되었으며 지금 열여섯이다. 친구들도 그 사실을 다 안다. 남동생 영재도 마찬가지다. 동생은 공부도 잘하고 부모님 말씀도 잘 듣는데, 자신은 공부도 못하고 부모 속 썩이는 아이다.

은재는 가족의 사랑을 사랑하면서도 간혹 정체성이 흔들리며 반항도 한다. 무조건 나를 믿어주지만 불우한 친구 은혜, 무리를 이루어 나쁜 짓을 일삼는 한세영, 공부는 잘하지만 남의 물건을 훔치는 박소희. 크고 작은 문제를 지닌 소녀들의 이야기가 전개된다. 이 아이들이 사는 곳은 재건축 지역으로 곧 집을 비우고 뿔뿔이 헤어져야 한다. 무거운 주제를 할머니의 영혼을 빌어 청소년의 말투로 빠르게 진행되는 이야기가 흥미롭다.

돌아가신 할머니의 씻김굿을 하는 곳에 갔다가 할머니의 영혼이 의 몸 안에 들어왔다. 귀신에 씌운 것이다. 그래서 할머니와 같이 살게 되었다. 할머니는 시도 때도 없이 불쑥불쑥 나와 예언도 하고 참견도 하며 은재와 가족들, 그리고 친구들까지 당황하게 한다.

할머니가 은재의 몸에 들어온 것은 죽어서도 잊지 못하는 죄의식과 한을 풀기 위함이다. 할머니에겐 누구에게도 말할 수 없었던 과거가 있다. 할머니는 진정애를 찾아야 한다며, 어느 지방의 보육원 이름을 말한다. ‘는 할머니의 과거를 추적하기 위한 여행 계획을 세운다.

여섯 살 딸 앞에서 팔목을 그었고, 끝내는 딸을 보육원에 버렸던 생모가 자신을 만나고 싶어다는 말을 들은 은재는 혼란을 겪는다. 집안을 벌집으로 만들어놓은 은재는 말없이 할머니의 과거를 찾아 정읍으로 향한다. 거기서 할머니가 혼전에 낳아 해외로 입양 보낸 딸 진정애의 이야기를 확인한다. 그리고 할머니가 남긴 딸에게 보내는 편지와 작은 상자를 받아가지고 온다. 그 속에는 멈춰버린 할머니의 시간이 어느 순간을 위해 기다리고 있다.

입양 보낸 부모의 한, 입양된 아이의 내적 갈등, 입양한 부모의 어려움 등 사회문제를 냉소적인 듯하면서 따뜻한 문체로 풀어가며 가족의 소중함을 일깨워준다.

(이 책은 2019년 개정판이 나와 다른 옷을 입고 있다.)

<문영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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