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가 칭찬하는 한국 ‘질병관리본부’
전세계가 칭찬하는 한국 ‘질병관리본부’
  • 허정균 기자
  • 승인 2020.04.02 07:15
  • 호수 10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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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스’ 겪은 후 2004년 국립보건원 확대개편
▲질병관리본부 전경
▲질병관리본부 전경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하면서부터 질병관리본부가 익숙한 이름이 됐다. 질병관리본부에서는 매일 코로나19 감염자에 대한 정례브리핑을 하고 있다.

질병관리본부의 기원은 1894년 고종의 칙령으로 설치된 위생국에서 찾을 수 있다. 그 후 1935년 설립된 보건원 양성소를 모태로 해, 1945년 해방 후 이들 기관은 조선방역연구소, 국립화학연구소 등으로 개칭되었다. 각각 독립기관으로 설립 운영되던 국립방역연구소, 국립화학연구소, 국립보건원, 국립생약시험소가 통합되어 19631216, 국립보건원으로 발족되었다.

질병관리본부는 2003년 유행한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SARS)으로 인해 이전의 국립보건원에서 질병의 통합적 관리 체계의 필요성에 따라 2004년 질병관리본부로 확대개편되었다.

질병관리본부 확대개편을 주도한 사람은 고 노무현 대통령과 전 김화중 보건복지부 장관이었다. 간호사 출신의 김화중 보건복지부장관이 질병관리본부를 만들자고 노무현 대통령께 건의하고 노 전 대통령이 이를 받아들인 것이다.

평소에는 그다지 쓸모없어 보이는 조직에 예산을 퍼붓는 것에 경제관료들도 싫어했으며 특히 일부 의사들의 반발이 심했다 한다. 노 전 대통령은 기획예산처를 설립하고 기획예산처가 질병관리본부의 설립을 돕도록 했다.

전염병이 도래하면 우왕좌왕하지 않고 기다리고 있었다는 듯이 즉각 대처할 수 있는 조직이 필요하다.

실제로 질병관리본부에서는 방역 전문가들이 모인 원인불명 감염병 진단분석 태스크포스(이하 TF)’가 지난해 12월 중순에 원인 모를 폐렴 대처 방안을 세워두었다고 29일 언론에 보도됐다. 방역당국과 내부문건(코로나19 진단검사법 추진 경과)에 따르면 질병관리본부 내 연구모임인 TF는 지난해 1217일 원인불명 감염병의 국내 유입을 가정한 도상훈련을 가졌다. 중국 윈난성을 여행하고 온 한국인 가족이 원인불명 폐렴을 앓기 시작했고, 귀국 후 이들이 들린 병원과 직장에서 신종 감염병이 확산됐다는 가상 상황에 맞춰 대응방안을 논의한 것이다.

TF에 참여한 이상원 질본 감염병진단관리과장은 신종 코로나의 대유행을 예측하고 훈련한 건 아니지만 TF에서 원인불명 폐렴에 대한 대처방안을 세워뒀기 때문에 신종 코로나 유행 초기에 빠르게 적용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20184월 출범한 TF는 비정기적으로 모여 새로운 감염병 대처방안에 대해 논의해왔다.

중국 후베이성 우한시에서 원인 모를 폐렴이 급격하게 퍼지고 있다는 소식이 들려오자 질병관리본부는 코로나바이러스를 분석하는 판코로나 검사법개발을 14일에 착수했다. 같은 달 20일 확인된 국내 첫 확진환자를 포함해 신종 코로나 초기 환자를 잡아내는 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

2004년에 확대개편한 질병관리본부의 활동 덕분에 한국은 조기에 코로나19의 확산 기세를 누르고 전 세계의 찬사를 받고 있다.

질병관리본부의 핵심은 단순히 전염병 관리가 아니라 공공의료의 강화, 의료의 공공성 강화이다. 질병으로부터 돈 많은 사람, 신분이 높은 사람만 지켜내려고 한다면 사실 질병관리본부는 별 필요가 없을 것이다. 그러나 모든 사람의 생명을 지켜내고자 한다면 꼭 필요한 조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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