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특집 / 도요새, 유부도에 모이다
■ 특집 / 도요새, 유부도에 모이다
  • 주용기 시민기자
  • 승인 2020.05.08 10:10
  • 호수 10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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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부도 일원 갯벌, 도요물떼새들의 마지막 보루

북상길 5만여 개체 몰려들어 영양 보충

▲밀물이 차오르자 뭍으로 올라와 휴식을 취하고 있는 도요물떼새(P01)▲만조 무렵의 유부도 갯벌. 아시레섬이 보인다.(p02)▲조간대 상부에 촘촘히 들어선 민물도요 무리(p03)▲유부도의 터줏대감 검은머리물떼새(p04)▲조간대 상부까지 올라온 왕눈물떼새, 좀도요(p05)▲쇠제비갈매기의 짝짓기(p06)▲좀도요(p07)▲큰뒷부리도요와 검은가슴물떼새
▲밀물이 차오르자 뭍으로 올라와 휴식을 취하고 있는 도요물떼새

도요목, 도요과·물떼새과의 종들은 여름에 중국동북부, 시베리아나 알래스카에서 번식을 마친 후 남반구의 호주나 뉴질랜드, 동나아시아 등지에서 월동을 하기 위해 멀고도 험한 장거리 이동을 하며 살아간다.

겨울을 난 도요물떼새들은 다시 번식을 위해 북반구를 향해 이동을 한다. 이들은 이동 중에 휴식을 취하고 영양을 보충하기 위해 갯벌이 발달한 한반도의 서해안 갯벌을 찾는다. 이곳은 도요물떼새들의 중간기착지로서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한다.

물갈퀴가 없어 수영을 할 줄 모르는 도요물떼새들은 갯벌이 없으면 살 수 없다. 썰물 때 드넓게 드러난 갯벌에서 갯지렁이나, 칠게, 바지락 등을 잡아먹고 사는 이들은 밀물이 되면 물가로 물러날 수밖에 없다.

3, 4, 5월이면 월동을 마치고 북반구의 번식지로 향하는 도요물떼새들로 한국의 서해갯벌은 분주하다. 그 중심에 금강하구를 바라보고 있는 유부도 갯벌이 있다. 유부도 일원 갯벌은 도요물떼새들의 마지막 보루이다. 지난 7일 뉴스서천 취재팀이 유부도 갯벌을 취재했다.

음력 415, 보름사리로 이날 장항항의 고조위는 671m였다. 조간대 상부까지 밀물이 차오르자 5만여 개체의 도요물떼새들이 해안가로 나와 물이 빠지기를 기다리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이날 관찰한 종들은 민물도요, 좀도요, 세가락도요, 붉은어깨도요, 붉은갯도요, 알락꼬리마도요, 큰뒷부리도요, 넓적부리도요, 왕눈물떼새, 흰물떼새, 개꿩, 검은머리물떼새 등이었다. 유부도 갯벌에서는 전 세계적으로 200여 개체만 남았다는 넓적부리도요가 관찰되기도 하는데 이날도 관찰은 되었으나 사진촬영에는 실패했다.

박정희가 쿠데타로 권력을 잡은 후 가장 먼저 시행한 일이 1917년 일제가 쌀 수탈을 위해 만든 공유수면매립법을 부활한 일이었다. 이후 한국의 산업화 과정은 서해갯벌 파괴의 역사였다. 서해로 흐르는 강들은 실개천까지 모두 막았다. 정보화 사회로 접어든 후에도 갯벌 파괴는 계속되었다. 지금도 새만금간척사업으로 서해갯벌의 마지막 숨통을 죄고 있다.

이로 인해 도요물떼새들도 위기에 처해있다. 새만금방조제의 완공으로 도요물떼새들의 개체수 20만 마리나 감소했다는 국제 조사보고서가 있었다. 간척사업의 영향으로 서해안 전역에 유기물 공급과 갯벌면적이 감소하고 있고, ‘서해안 전역의 진흙화가 진행되고 있는 것이다. 이로 인해 도요물떼새들의 먹이가 되는 저서생물들이 살 수 없게 되어가고 있다. 중간기착지인 서해갯벌에서 이들의 먹이 섭취는 번식지에서 산란율을 좌우한다.

도요새들의 개체수는 점점 줄어들고 있다. 이들이 살 수 없는 환경이 되었을 때 인간도 살 수 없게 된다.

현재 서천군에서는 유부도 갯벌 일원을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 등재 신청을 해놓고 있으며 유부도 갯벌 해양생태계 복원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곳을 찾는 철새들을 우선 배려하는 복원사업이 돼야 할 것이다.

▲만조 무렵의 유부도 갯벌. 아시레섬이 보인다.
▲만조 무렵의 유부도 갯벌. 아시레섬이 보인다.
▲조간대 상부에 촘촘히 들어선 민물도요 무리
▲조간대 상부에 촘촘히 들어선 민물도요 무리
▲유부도의 터줏대감 검은머리물떼새
▲유부도의 터줏대감 검은머리물떼새
▲조간대 상부까지 올라온 왕눈물떼새, 좀도요
▲조간대 상부까지 올라온 왕눈물떼새, 좀도요
▲쇠제비갈매기의 짝짓기
▲쇠제비갈매기의 짝짓기
▲좀도요
▲좀도요
▲큰뒷부리도요와 검은가슴물떼새
▲큰뒷부리도요와 검은가슴물떼새

 

<유부도에서 주용기 시민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위원회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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