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령 신구저수지 제방 붕괴 “인재” 가닥
보령 신구저수지 제방 붕괴 “인재” 가닥
  • 고종만 기자
  • 승인 2020.07.29 11:47
  • 호수 10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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붕괴현장, 불량 성토재 발견…불량시공, 형사고발 검토
“복구 후 전문기관 안전진단 후 재시공해야” 

 

보령시 주산면 신구저수지 여수토 옆 임시물막이 구간 제방이 붕괴됐다. 제방 붕괴 직후부터 한국농어촌공사 보령지사가 장비와 인력을 동원해 제방과 토사로 매몰된 농경지를 복구하고 있다.

지난 23일 밤 제방일부가 붕괴되면서 제방아래 농경지에 토사 매몰 및 유입 피해를 입은 보령 신구저수지 제방 붕괴 원인이 현장에서 확인된 성토재 등을 감안할 때 재해가 아닌 인재에 무게감이 실리고 있다.

  이에 따라 피해주민들이 한국농어촌공사 보령지사측에 인재임을 인정할 것을 요구하고 나선 가운데 서천사랑시민모임대표가 현장 확인 결과를 토대로 작업시방서 정보공개를 신청한 상태이다.

  신구저수지는 행정구역상 보령시 주산면 신구리에 위치해 있지만, 제방 붕괴로 인한 피해는 서천군 비인면 남당리와 구복리 주민들로, 현재까지 9농가가 직접적인 피해를 본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신구저수는 한국농어촌공사가 지난해부터 23억 원을 들여 여수토 확장을 주요 내용으로 한 ‘신구지구 수리시설 개보수사업 여수토 재설치 공사’를 올 12월31일 준공을 목표로 진행 중에 있다.

  하지만 지난 23일 오후 9시10분께 여수토 옆 임시물막이 구간이 붕괴되면서 제방 아래 주산면 신구리 604, 604-1~5 6필지 6605㎡가 토사로 매몰됐다. 신구리 604-6~8 3필지 4325㎡와 서천군 비인면 구복리 106-1 1480㎡는 토사가 흘러드는 피해가 발생했다. 

  제방 붕괴 원인에 대해 한국농어촌공사 보령지사 관계자는 “여수토와 제방 사이에 여수토보다 높게 가체절(임시 물막이)로 때웠는데 임시 물막이 구간 중 (성토 및 다짐)약한 곳이 집중호우에 의한 수위 상승의 영향으로 붕괴된 것 같다”면서 “26일까지 제방보강공사를 마무리하고 파손된 지수벽(물이 스며들지 않도록 방수장치를 한 벽)등을 설치하겠다”고 밝혔다.

 

피해농가와 비인면 구복리, 남당리 주민들이 27일 오후 남당리 마을회관에서 충남도와 서천군 관계자, 서천, 보령 도의원, 서천군의회 의원 등이 참석한 가운데 대책회의를 하고 있다.<사진제공=뉴스스토리>

제방 붕괴 원인에 대해 피해 주민들은 한결같이 “부실시공에 의한 붕괴”라는 입장이다. 이에 지난 27일 신구저수지 제방붕괴 피해 농가와 주민들은 남당리 마을회관에서 양금봉·전익현 도의원, 조동준·이현호 군의원, 이교식 부군수, 충남도 관계자 등이 참석한 가운데 대책 강구를 위한 간담회를 가졌다.
  이 자리에서 한 아무개 주민은이어 “도와 서천군에서 관련 시공 부분에서 처음부터 재시공 또는 모든 조사를 마치고 안정성이 보장된 다음 공사를 재개하는 것이 옳다는 게 주민들의 의견”이라며 “응급 복구 이후 농어촌공사의 공사중지명령 우선 선행으로 안정성을 담보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 한 주민은 “사고 발생 이전 비가 왔을 때 이미 전조가 있었다. 옹벽 부분에서 이미 물이 넘어 예고된 사고였다”면서 “당시 보강했더라면 이 같은 사고는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주민은 “현재 남은 논의 경우도 2~30Cm씩 흙이 들어왔다. 결국 땅 속에 묻힌 벼가 제대로 자랄 것인지 담보할 수 없다”면서 “추수철 콤바인이 들어가도 수확할 수 없는 등 세세한 피해조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주민들은 “피해조사 및 보상과 관련 부실공사 의혹 등에 대해 충남도 및 서천군 등에서 적극 나서달라”고 요구했다.

  지난 27일 취재진과 함께 제방붕괴현장을 돌아본 서천사랑시민모임 김용빈 대표는 “원래 저수지 제방은 점토로 채우고 밖에는 큰 돌로 쌓아야만 물이 스며들지 않고 무너지지 않는다”면서 “무너진 현장에서 다량의 마사토가 발견됐다는 것은 필연적으로 무너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주민 신아무개씨도 “임시 물막이 구간이 붕괴된 것을 집중호우 탓으로 돌리는 것은 집중호우에 대비한 실시설계와 시공이 이뤄지지 않았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으로, 명백한 인재(人災)”라며 “성토재료와 다짐 불량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용빈 대표는 26일 한국농어촌공사를 상대로 ‘신구지구 수리시설 개보수사업 여수토 재설치 공사’ 작업 시방서 정보공개를 신청했다.

 

한국농어촌공사 보령지사장이 지난 28일 오전 10시 지사 회의실에서 피해농가와 주민들이 참석한 가운데 피해상황과 복구계획 등을 설명하고 있다. 이 자리에서 보령지사장은 인재 인정을 요구하라는 주민들의 요구에 즉답 대신 제방붕괴를 천재로 보기 어렵다면서 주민들이 요구하는 안전진단 실시와, 피해농가가 입회한 피해조사와 보상 등을 약속했다.

한편 한국농어촌공사 보령지사는 28일 보령지사에서 주민과 가진 간담회에서 “제방 붕괴원인에 대해 인재로 규정해달라는 주민들의 요구에 즉답 대신 천재로 보기 어렵다”면서 전문기관에 안전진단을 의뢰하고 그 결과를 토대로 시공하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피해보상협의 등 진행상황 전반에 대해서는 서천군청 농정과에 알리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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