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획취재 / 금강하굿둑 해수유통으로 가는 길 (4)낙동강하굿둑으로 인한 변화
■ 기획취재 / 금강하굿둑 해수유통으로 가는 길 (4)낙동강하굿둑으로 인한 변화
  • 주용기 시민기자
  • 승인 2020.09.04 08:13
  • 호수 10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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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동강하굿둑 이후 번성했던 수산업 궤멸

“옛날하고 지금하고 고기 양을 따지면 10%도 안돼요”

“조금이라도 열면 되는데 왜 수문을 닫아놓고 그러는지”

74, 부산시 사하구 장림포구에 들러 낙동강 하구에서 어업을 하는 어민 두 분을 만나 낙동강 하굿둑 건설 이전과 이후의 수질과 퇴적 상태, 그리고 어업환경의 변화 및 어업소득이 어떻게 변했는지 얘기를 들어 보았다.

▲담수호 쪽에서 바라본 낙동강 하굿둑
▲담수호 쪽에서 바라본 낙동강 하굿둑

첫 번째 만난 75세인 A 씨는 초등학교 2학년을 다닌 직후 시작해서 60년 넘게 어업을 했다. 지금은 복합으로 배를 허가 받아서 낚시업과 주낙을 하고 있다. 다음에 만난 67세인 B 씨는 40년 넘게 어업을 했다.

낙동강 하굿둑 내외측의 수질이 안 좋다고 말한다. A씨는 하굿둑 안쪽은 엉망이여. 하굿둑 안쪽에서 완전히 썩혀 놓았다가 내 보내니까 (하굿둑 아래로) 완전 썩은 물이 내려와요.”고 말했다. 그리고 B 씨는 예전에 홍수 때 많은 물을 내리고 그라면은 민물이 많이 내려왔어. 대구에서 내려오니까. 민물이 열흘썩 한 보름 이상 갔다 아닙니까. 그라니까 황토 흙도 내려오고... 지금은 홍수져도 황토가 없어요라고 말했다.

하굿둑 외측 바다쪽 바닥의 퇴적상태에 대해서 썩은 냄새가 나는 물컹한 뻘이 쌓였다고 말한다. A씨는 엉망이에요, 다 썩어버렸어요. 물 조류가 있어야 되는데 흐름이 없다능교. 그러니까 썩어버려요. 푹푹 빠지고, 냄새나요라고 말했고, B 씨는 바닥이 엉망이지. 바닥에 모래끼가 많아야 하는데 흙을 파면 밑이 시커매. 홍수가 지고 옛날 같이 조수가 좋으면 다소 (시커먼 뻘이) 파여갖고 없어지겠지만, 수문 양쪽 두 개씩 (수문) 네 개를 열어도 한 복판에는 ()물이 와도 양() 가로는 ()물이 안 가요.”라고 말했다. 수문 개방을 더 많이 해야 한다는 말이다.

그 결과 물고기와 조개들의 서식 상황이 나빠져서 잡히는 양이 급격히 감소하고 있다고 말한다. A씨는 “(원래) 낙동강 하구가 물고기 양식장이라, 작은 새끼들. 재첩, 숭어 새끼, 도다리 등등 상당히 많지. (지금은) 이것들이 아예 안 나와요. 웅어가 나오기는 나오는데 조끔씩 나오고, 수문 한쪽이라도 열면 조끔 낫고(좋아지죠). 조금이라도 열면 되는데 왜 수문을 닫아 놓고 그러는지라면서 수문을 열면 물고기가 서식하기 좋아지죠. 민물도 먹으려고 바다에서 물고기들이 올라오니까. 자잘한 고기들도 여기서 산란을 많이 하거든요라고 말했다.

▲낙동강 하구에 위치한 명지포구에 어업도 못한채 정박된 배들
▲낙동강 하구에 위치한 명지포구에 어업도 못한채 정박된 배들

이에 따라 어업소득이 급격히 감소해 손해를 많이 봤다고 말한다. A씨는 우리 낙동강 하구에서 (어업을 하며) 사는 사람들은 저 가덕도부터 녹산, 신호, 명지 사그리 손해 봤어. 저도 재첩 양식해 갖고 한 해에 한 1()씩 손해 봐부렇지. 재첩은 하동에서 사와서 뿌렸지. 재첩이 내내야 똑같은 종이에요. 거기가 섬진강 하구고, 여기도 (낙동강) 하구고. 원래 여기가 재첩이 많이 잡혔는데 죽다 보니까 어린 새끼를 사다가 넣었어요. 그런데 다시 죽어버리는 거여. 물이 너무 짜서. 원래 민물하고 바닷물이 섞이는 곳에서 사는 종인데 민물은 안내려오고 염도가 높은 바닷물만 있기 때문에 죽어버려. (원래 낙동강 하구에) 백합도 많고, 갈비조개라는 거, 명지에서 많이 잡았어. 제법 크단 거 아니요. 옛날에는 개조개라고 했고. 지금은 그게 아예 없어요. 여기 저기 고장마다 잡히는 건데 없어져 버렸어요라면서 이라니까(이렇게 어업이 안 되니까) 배들이 전부 논다능교. 고기가 있어야 잡지. 고기가 없어. 숭어나 한 마리씩 낚고. 바다 밑이 썩었는디 무슨 고기가 있겠능교. 모래톱 바깥으로 나가더라도 고기가 없어예.”라고 말했다.

B씨는 옛날하고 지금하고 고기 양을 따지면 지금은 십 프로(10퍼센트)도 안돼요. 옛날에 하굿둑 없을 때 저기 삼랑진까지 올라가고 해서 고기를 잡고 그랬는데. 옛날 어릴 때를 생각해 보면 그때가 좋지. (지금은) 첫째 웅어가 한 마리도 없다 아닙니까. 그 많은 웅어를. 여기 수심 얕은 데다 그물을 놓으면 웅어를 집에 가져오기 싫어서 다 버린다고. 그 만큼 녹산하고 여기(장림)하고 웅어가 참 많았어요. 녹산도 영 웅어가 안 나오고, 여기도 안 나와요. 옛날에는 새조개도 많이 났거든요. 그것도 못 잡게 한다니까. 그러니까 어민들은 불평 불만이 많지. 되도 안하는 자망만 맨날 뿌려놨지, 도다리 몇 마리 잡아오고, 20키로, 30키로가 없어요. 하루 일당도 안 되는 것을 계속 해야 되냐고. 기름 값도 안 나와요라면서 옛날에는 해수욕장 앞으로 가면 불법 형망을 한다고 신경을 안 썼지. 옛날에 홍수지고 그라면 하루에 몰려 있는 것을 백 키로(kg)도 잡고 그랬어요. 도다리 손바닥만 한 거. 그 정도로 많이 있었는데 지금은 완전히 씨가 말랐지. 하굿둑 막고 나서 어민들은 별로 안 좋게 생각하지. 나는 숭어하고, 주낙으로 장어 굵은 것, ‘아나고(붕장어)’ 이런 거 등등 잡아. 아나고가 많이 올라오나? 안 올라오지. 옛날에는 갈대 옆에 가면 아나고가 물었다고. 낚시를 하면 밤에 해가 딱 질 무렵에. 지금은 한 마리도 안 물잖아라고 하소연을 했다.

▲낙동강 하구에 위치한 장림포구에 어업도 못한채 정박된 배들
▲낙동강 하구에 위치한 장림포구에 어업도 못한채 정박된 배들

이같은 상황에서 하굿둑의 수문을 개방해서 해수유통을 하는 것에 대해 적극 찬성하는 입장을 표명했다. A씨는 짠물(바닷물)(위로) 올라왔다 내려왔다 하면서 섞여야 돼요. 한쪽 (수문을) 조끔 열어봐야 똑같아요. 비 올 때는 수문을 많이 열어. 지금도 수문을 한 두 개는 열어. 그거는 아무런 효과가 없어. 이 하구가 얼마나 넓은데 쪼깨(조금) 열어봐야 무슨 효과가 있겠어요. 수문 안 트면 어민들 다 죽어, 저 위에 (물금에서) 물을 취수해 갖고 부산 시민 다 먹는거 아는교. 얄궂은(수질이 좋지 않은) 물이 내려오니 거를려면 약값도 많이 들 것 아니요. 수문을 열면 물이 더러워지겄는교, 물이 깨끗해지지. 문제가 한 두 가지가 아니여.”라고 말했다.

그리고 2016년도에 연구목적으로 수문을 잠깐 개방한 것에 대해 A 씨는 잠깐 열다 말았지 뭐, 말은 맨날 한다 했지. 문을 안 열면 안돼. 빨리 열어야 돼. 우리는 뭐 죽을 때가 다 됐으니까내 그렇지만 젊은 사람들이 문제가 아닌교. 젊은 사람들은 육지 가서 공장에도 다니고 그러지만은 나이 든 사람들은 봐주지도 않는다 아닌교. 배라도 해야 되는데 이래 갖고는 되도 안하고. 제일 큰 문제는 하굿둑이여. 공장 폐수도 영향은 있지만 (수질을 정화하는) 환경공단이 있지 않은교. 그런 거는 단속도 많이 해쌓는데 뭐 한다고 하굿둑을 만들었는지. 그때 높은 사람들이 하라고 한 게 한 거지.”라고 말했다. 또한 B 씨는 어민들은 하굿둑을 열어도 안 열어도 그만이여. 풀로(전체적으로) 바닷물이 올라가고, 내려가고 해야지. 지금처럼 한 개 수문을 서너(3, 4) 시간 열어놨다가 내려뿔고 하니 하나 마나 하지. 수문만 열 때 뿐이지. 수문 닫으면 하구에 짠물로 가득 차버려. 옛날같이 조류에 따라 (바닷물이 하굿둑 위로) 올라가고 (하굿둑 아래로) 내려가고 해야 돼.”라고 말했다.

▲장림포구에서 만난 어민 A씨(75세)
▲장림포구에서 만난 어민 A씨(75세)

한편 연구자들에게서 직접 연구 결과를 들어본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 대해 B 씨는 수대(수산대)가 연구용역한 것을 우리한테 상세하게 보고를 안 한다 아닙니까. 대충 회의 석상에 변화가 이렇다 간단하게 뭐 그런 식이지. 영 어업을 몬() 한다, 그렇게는 안 하지. (연구자들이) 정치인을 만나도 어민들이 어렵다고 간단히 말하지. 옛날하고 지금하고 변화가 얼마나 됐다고 인정을 안 한다 아닙니까. 실제로 어업하는 사람들의 얘기를 그대로 옮겨 주는 것 같으면 진짜 어민들이 얼마나 피해를 입는지 (정치인들이) 알게 할 긴데. 우리는 백 프로(100퍼센트) 피해를 입었는데 그 사람들이 말하는 것은 십 프로(10퍼센트)도 안 돼요. 자기들 유리한 데로만 계산을 하는 것이지, 우리 어민들이 유리한 것은 한 개도 없어요.”라면서 행정기관에 대해 어민들 불평불만을 해수부고 어디고 들어준 데가 없어요. 우리 현재 50, 60년 사는 사람들 말이 맞지, 어째서 책상에서 업무 보는 사람 말이 맞냐 이거지. 현직에 있는 공무원들이 나와 보고 실사하고, 어민들하고 고기 잡는 데 같이 나가서 고기가 얼마나 잡히는지 보고, 일당이 되는지 확인하고. 그래해야만이 되지, 어민들 (위해) 요만한 것도 생각 안해요. 그래서 어민들은 가덕도신공항라든가 뭐가 들어서든지 말든지 보상받겠다고 해버려.”라고 자포자기식 발언을 하는 어민도 있다고 말했다.

또한 철새서 식 상황에 대한 질문에 대해 A 씨는 철새들이 많이 줄었어. 뭐 먹을 것이 없는데 오겠어요. 지금 오는 것(큰고니)은 을숙도에서 밥을 주고 하니까네, 그거 묵을려고 가는 거지. (철새들이) 바다에 없어요. ()등에 가보면 봄에 (쇠제비갈매기가) 알을 억수로 많이 놓거든. 그것도 많이 없어져 버렸고, 쪼매난 거. 요새는 ()등에 못들어가게 하지, 새 때문에. 옛날에는 놀기도 하고, 게도 잡고 그랬쌋는데. 쪼매난 알을 다섯 개씩 놔놓고 그랬어. 환경이 안 좋으니 안 오지.”라고 말했다.

그리고 낙동강호 물을 농업용수 공급하는 것에 대해서는 A 씨가 농민들에게 농업용수 공급한다고 그러는데 옛날에는 농사를 어떻게 지었는지 모르겠어요. 옛날에 하굿둑이 없을 때 아무관계 없이 농사지었다 아닌교. 내가 보기에는 높은 사람들 완전히 뭘 몰라. 물이 내려올 직에 (염분이 없는) 싱건 물을 농사에 쓰면 되지, 대동수문으로 해서 물을 쓰면 아무런 관계없는 거라. 농사짖는 사람들에게 지장이 없지. 하굿둑 수문을 열어도 민물이 내려올 때 잡아 넣으면 되는데 뭐. 우짜니 지짜니 쓸데 없는 소리만 해요. 우에만(윗자리에만) 있으면 대장인가. 농사짖는 사람 얘기 들어보고, 우리 (어민) 얘기 들어보고 실상이 어쩐가 봐야지.”라고 말했다.
 

하굿둑 바깥에 쌓인 모래톱
하굿둑 바깥에 쌓인 모래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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