甲申, 그 서광과 축복
甲申, 그 서광과 축복
  • 편집국 기자
  • 승인 2004.01.02 00:00
  • 호수 2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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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의 동이 트고 있다. 갑십년의 밝고 복된 한 해가 여명이 서기를 안고 밝아 온다. 마령포의 붉은 햇빛 온 누리에 고요한 마을과 들에 또 한해의 축복을 드리우며 환하게 비치고 있다.

미 이라크 공격과 후세인 생포, 774명이 사망한 사스 파동, 중국 최초의 우주인 발사, 북핵 무제 6자 회담 개최, 칸쿵 WTO 각료 회의 결렬 등 국제적 격동 속에 노대통령 취임과 재신임 논란, 340명 사상의 대구지하철 방화, 대선 자금 대통령 측근 비리 수사, 핵폐기물 저장의 부안 사태의 진통, 3000명 이라크 추가 파병 결정, 신용 불량자 급증과 청년 실업의 심화, 대북 송금 특검과 정몽헌 회장 자살, 인생 역전의 로토 복권 열풍, 영호남의 수확기의 태풍피해 등 개미년의 숱한 사연 등 굵직한 뉴스를 안고 저문 한해가 아쉽게 가고, 원숭이띠인 갑신년이 많은 과제를 안고 그 문턱에 들어서고 있다.

4.15 국회의원 선거, 대선 자금과 대통령 측근 비리 수사, 신용불량과 실업의 해소, 부동산 투기 억제와 신도시 개발, 기업과 정치의 투명성 확보, 농산물 개방과 농촌의 개선 문제, 교육의 획일화를 탈피한 새로운 지향, 출산 기피와 이혼에 의한 가정의 붕괴 등 수다한 현안을 앞에 두고 우리는 갑신년의 새로운 도약을 꿈꾸고 있다.

옛것을 보내고 새것을 맞이하는 송구영신(送舊迎新)의 신년에 우리는 착잡한 심정으로 뒤와 앞을 보며 또 한 해의 설계를 가다듬어 본다.

우리는 신정에 설계한 일을 성취하기 위해 얼마나 힘껏 노력해 왔는가. 남이나 관(官)의 탓으로 돌리거나 원망하지 않고 최선을 다하여 일을 해 왔는가. 남이 한다거나 물건을 산다고 해서 송사리 떼와 같이 졸졸 따라다니며 과소비 속에 신용불량자가 되어 있지는 않은가.

나만 편하고 잘 살면 된다는 극도의 개인주의나 집단 이기주의에 빠져 사회 질서를 문란하게 하고 편의주의에 빠지지는 않은가. 우리 모두의 행복을 가족의 화목과 정에서 오는 것을 잊고 물질에 있다고 생각하여 그 노예가 되어 쫓아다니지는 않았는가. 수많은 문제들의 반성과 회한의 파문을 일으키면서 새해의 여명과 같은 밝은 희망을 그려본다.

우리는 너무 앞만 바라보고 달려 왔다. 수출 1750억불로 세계 13위요 국민 소득은 만 불을 넘어 국민 총생산량이 세계 13번째의 부자 나라가 되고, 베트남 등 동남아와 중국에 전자제품과 핸드폰, 자동차, 그리고 패션 영화와 드라마가 휩쓰는 한류풍(韓流風)이 일어나기까지 지나치게 성장 위주로 달려 와 수다한 문제를 등한시해 왔다.

선진공업국이 되고는 있지만 도시와 농촌이 다같이 잘 수 있는 정책과 그 실천이 뒤로 미루어져 온 것이다. 우리도 한 번 잘 살아 보세하고 모두가 하나가 되었던 새마을 운동을 할 때와 같은 일체감이 없어지고 계층간에 집단간에 갈등의 골이 넓어져 노인이나 의료 보건 등 사회복지 등이 뒷전에 밀려지고 있다.

하지만 남을 탓하고 있을 수만은 없다. 나 스스로 최선을 다하고 하늘의 도움을 기다려야 한다. 나부터 너무 큰 것을 바라지말고 작은 것부터 성실하게 다하여 그것을 성취하는 기쁨을 얻어 벽돌을 쌓듯이 행복의 탑을 싸 가야 한다.

하늘이 나리는 축복은 누구에게나 고루 나누어지는 것이 아니다. 축복을 받게 성실하게 살아가는 사람에게만 축복이 나리는 것이다. 감나무 밑에 가 누워 있어야 물렁감이 떨어지는 것이 아니다.

스스로 최선을 다할 때에 축복은 나려오게 된다. 잘 될 것이라는 신념을 갖고 오늘 할 일을 내일로 미루지 않고 살아갈 때에 우리의 행복은 웃음 속에 꽃 피울 것이다. 갑신년이여! 한민족 온 누리에 평화와 번영 그리고 행복을 나려 주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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