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강점기 때 수탈당한 우리 땅 생태계 환원이 목적”
“일제강점기 때 수탈당한 우리 땅 생태계 환원이 목적”
  • 홍성민 시민기자
  • 승인 2020.10.08 09:25
  • 호수 10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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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장항제련소 국제환경테마특구 조성 위한 세미나 열려
▲9월 24일 서천군청소년수련관에서 열린 서천 브라운필드 국제환경테마특구 조성을 위한 자문회의 모습
▲9월 24일 서천군청소년수련관에서 열린 서천 브라운필드 국제환경테마특구 조성을 위한 자문회의 모습

지난 924일 서천군청소년수련관에서 서천 브라운필드 국제환경테마특구 조성을 위한 자문회의가 열렸다. 충청남도 기후환경정책과가 주최한 이번 자문회의는 충남연구원 정옥식 박사의 장항 브라운필드 오염정화토지 습지 조성 방안에 대한 주제 발표를 하고 전문가 및 지역 자문위원을 통해 질의 및 자문을 듣는 순서로 진행됐다. 다음은 이날 자문회의 주제발표 내용이다.<편집자>

 

브라운필드란 다양한 산업 활동으로 인해 발생된 여러 오염물질들이 축적된 지역을 말한다. 그린필드, 그레이필드와 함께 브라운필드는 산업화 과정에서 전개된 도시지역을 색채로 표현한 요소 중 하나이다. 영국 등 유럽에서 기원한 브라운필드 용어는 미국에서 많은 개발 사례를 남겼으며, 특히 우리나라에서도 2000년 이후 브라운필드 지역 개발에 관한 본격적인 정책적 연구가 이루어지고 있다.

이번에 열린 충남의 한국판 그린뉴딜 대응을 위한 서천 브라운필드 국제환경테마특구 조성 세미나는 옛 장항제련소 주변지역(267)을 대상으로 선정해 추진하고 있다.

장항제련소 주변지역을 왜 브라운필드라고 했을까? 일제강점기에 섬나라 일본은 매년 식량난을 겪고 있었으며 이를 극복하고자 식민지인 조선을 수탈의 대상으로 삼았다. 특히 넓게 형성된 서해안의 갯벌은 이들에겐 좋은 먹잇감이었다. 식민지배 억압과 착취에 의한 조선인들의 노동력으로 갯벌을 막아 논으로 만드는 간척사업을 벌이기 시작한 것이다.

이러한 쌀 수탈을 위한 작업 결과 1930년 장항항이 개항이 되었으며 1931년 장항에 철도가 충남선이라는 이름으로 개통이 되었다.

충남선이 개통되자 일제는 기다렸다는 듯이 장항의 항만 건설을 서둘렀다. 금강하구의 역사를 담고 있는 장암진성을 헐어 제방을 쌓고 하구갯벌을 메워 시가지를 형성했다.

1931년 만주사변을 일으켜 괴뢰국인 만주국을 세우고 대륙을 침략하려던 일제는 침략전쟁에 필요한 석유, 제철, 공작 기계 등을 미국과 유럽의 여러 나라로부터 수입하는 데 있어서 결제수단으로 금의 필요성을 알게 되었다.

그래서 일제는 장항항을 중심으로 쌀 수탈뿐만 아니라 광물자원의 수탈기지로 삼고 금 제련에 역점을 두게 된 것이다. 1933년부터 전망산과 후망산 사이를 파고든 만을 매립하여 제련소를 짓기 시작해 1935년까지 대부분 시설을 마련하였으며 해발 100m의 전망산 꼭대기에는 높이 90m의 굴뚝을 세웠다. 1936년 조선제련주식회사라는 이름으로 가동되기 시작한 것이 장항제련소의 시발점이다.

1945년 장항제련소는 해방과 함께 장항제련소라는 이름으로 국가에서 운영하였으며 1962년에 한국광업제련공사로 이름을 바꾸었다. 1972년 럭키금속이 국영 한국광업제련공사를 인수해 민영화 되었으며 1982년에 온산 동제련주식회사로 통합되었다. 1999년 엘지금속은 일본 회사와 합작해 ()엘지니꼬동제련으로 새 출발을 했다. 그후 2004LG전선그룹이 LG그룹으로부터 계열 분리된 후 그룹 이름을 ‘LS’로 새로이 변경함에 따라 현재의 ()엘에스니꼬동제련이 됐다.

▲장항 오염토지 정화구역도
▲장항 오염토지 정화구역도

장항제련소는 굴뚝에서 발생된 아황산가스로 인해 벼농사 및 밭농사를 망치던 주민들의 민원이 이어졌고 용광로 제한 가동을 약속한 엘지금속은 마침내 1989년 용광로를 폐쇄했다.

용광로는 1989년에 폐쇄되었지만 이를 전기로로 대체해 순도 95% 정도의 조동(粗銅)을 수입하여 전기분해 방법으로 순도 99% 이상의 순동을 생산하는 습식제련 방식으로 바뀌었다. 하지만 습식제련 과정 중에도 남은 폐전해액에 각종 중금속이 들어있으며 이를 제대로 처리하지 않으면 구리, , 카드뮴 등 중금속이 굴뚝을 통해 배출된다.

2008년 제련소가 폐쇄될 때까지 제련소 인근 지역에 살고 있는 장항읍 장암리 주민들은 약 70여 년 동안 여과 없이 굴뚝에서 내뿜는 중금속 대기오염물질에 노출된 채 살아온 것이다.

20075월 언론을 통해 장암리에 실거주하는 90여 가구 중 암으로 사망했거나 투병중인 마을사람들이 중앙언론에 보도되면서 국가적 관심을 갖게 되었다.

2009731일 기획재정부, 행정안전부, 지식경제부, 환경부, 국토해양부, 충남도, 서천군의 합동으로 마련한 ‘()장항제련소 주변지역 토양오염 개선 종합대책()’이 발표되었다. 이에 따라 지난 1023일 환경부 산하 국립환경관리공단은 장항읍사무소에서 장항읍 주민들을 상대로 오염 토지의 매입에 관한 주민설명회를 열었다.

제련소 굴뚝 반경 4km에 이르는 2239000(677300)가 대책기준을 초과하여 정부는 오염이 심해 주민 거주 및 농작물 재배가 어려운 반경 1.5km내의 구역 약 1158000(35300)2012년까지 국비 80%, 지방비 20% 부담으로 연차적으로 매입하고 주민들을 이주시킨다는 것이 정부 대책의 주요 내용이다. 매입 면적은 전 236000, 442000, 대지 77000, 임야 346000, 기타 57000으로 되어 있다.

하지만 2009년 정부는 정화와 함께 국가와 지역이 상생하는 환경 모델 조성을 약속했으나, 토양정화가 끝나가는 현재까지 토지이용계획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

그래서 충남도와 서천군이 함께 중앙부처에 구)장항제련소에서 발생한 중금속으로 인해 오염된 토지를 활용해 정화와 힐링의 전 지구적 생태복원 사례로 조성을 추진하는 사업을 제안한 것이 바로 충남의 한국판 그린뉴딜사업인 것이다.

지역발전형 그린뉴딜 모델인 서천 브라운필드 국제환경테마특구 사업 기본방향은 오염토지 활용은 경제성보다 재자연화를 위한 생태환경 중심 토지이용 대안제시에 있다.

이어서 서천 브라운필드 활용방안 도입 기능을 살펴보면 크게 5가지로 나누어 추진 준비 중이다.

먼저 생태기능을 살펴보면 중금속 흡착수림대를 중심으로 습지와 다양한 조류 서식처 조성을 통해 유부도와 함께 동아시아 이동철새의 중간기착지로 활용해 국제적 수준의 인공습지 조성하는 내용이 담겨있다.

연결기능은 금강하굿둑 해수유통을 위해 금강과 서해를 연결하기 위해 금강측 길산천과 서해측의 닫힌 하구인 솔리천을 연결하고 방조제를 완전 개방하여 금강과 서해바다를 연결하는 하천 조성하는 기능이다.

경관기능에는 장항제련소의 공간을 업사이클링해 문화예술공간으로 제련소 굴뚝, 장암진성과 연계한 금속공예 야외전시관, 근대미술관, 창작예술공간 등을 조성하는 기능이다.

이외에도 생태복원 테스트베드, 해양신산업육성을 위한 혁신기능과 산림과 해양자원을 활용한 산림복지단지를 조성하는 치유기능이 주 내용이다.

개발방식으로는 공공개발,국제협력,남북협력,지역사회협력 모델을 제시했다. 공공개발은 중앙정부(국가균형발전위원회, 환경부, 국토교통부, 해양수산부, 산림청)와 충청남도·서천군이 협업해 경제성을 제고하는 국제적 브라운필드 재이용모델로 육성하는 방식을 말한다.

국제협력은 영국 WWT(세계최대습지보전단체인 런던습지센터의 약칭)와 생태습지 조성 국제협약을 체결해 국제협력으로 추진하는 방식이다.

남북협력 방식은 장항 브라운필드를 동아시아·대양주 철새 이동경로 서식지로 조성하고 금강과 서해바다를 연결한 멸종어류(종어, 철갑상어) 복원을 위한 남북생태협력사업으로 추진하는 내용이다.

마지막으로 지역사회협력 개발방식은 토양정화를 통한 생태서식지를 조성해 환경교육을 제1의 목표로 하며 지역사회와의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내발적 생태관광모델을 구현하는 데 있다.

2009731일 한승수 국무총리는 국가정책조정회의를 열어, 오염 부지 매입과 주민 이주 등을 담은 옛 장항제련소 주변 토양오염 개선 종합대책을 확정 발표했다. 그 당시 환경부 관계자는 본 대책이 계획대로 이행될 경우 구) 장항제련소 주변 주민의 불안감이 해소되고, 지역에 대한 이미지가 크게 개선되어 오염된 땅에서 지역발전을 이끌어 가는 기회의 땅으로 바뀔 것이라고 전망했다.

주제 발표자인 충남연구원 정옥식 박사는 일제강점기 때 수탈한 우리나라 땅을 되돌려받고 인간들이 빼앗은 생태계를 복원해 생태계에 다시 환원하는 데 목적이 있다고 말했다.

중앙정부가 옛 장항제련소 주변 토양오염 개선 종합대책을 발표한지 11년이 흐른 지금 충남의 한국판 그린뉴딜로 전환하기 위한 장항 오염정화토지활용방안 기본구상 연구용역 착수보고회가 107일 서천군청에서 개최됨으로써 앞으로 그 귀추가 주목된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위원회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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