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획/ 코로나 시대 서천의 여행지 (2)산막골 성지
■ 기획/ 코로나 시대 서천의 여행지 (2)산막골 성지
  • 허정균 기자
  • 승인 2021.04.08 02:04
  • 호수 10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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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방산이 숨겨놓은 천주교 박해의 역사
4계절 언제라도 원생자연 접할 수 있는 곳

 

▲산막골 전경
▲산막골 전경

1801년 정조가 죽고 순조가 즉위하며 천주교에 대한 탄압이 시작됐는데 1839년 기해박해 이후 전국 곳곳에 흩어진 천주교 신자들이 천방산 자락을 중심으로 모여 교우촌을 형성하고 그들의 신앙을 지키며 생활했던 곳이 산막골이다.

산막골 교우촌은 서종태 박사(전주대학교 교수)가 발간한 박해기 서천지역 천주교회사에 대한 연구라는 자료집을 통해 밝혀졌다. 이에 따르면 서천 지역 신앙 선조들의 삶의 터전들 가운데 천방산(324m) 산막골(현 판교면 금덕리)신앙 선조들1839년 기해박해 이후 탄압을 피해 인적이 없는 산간벽지에 숨어 신앙공동체를 형성하며 살았던 곳이다. 또한 프랑스인 다블뤼 주교와 페롱 신부의 사목 중심지로 밝혀졌다.

흥림저수지를 따라 구 4번국도를 달려 판교면 현암리에 이르면 산막골 성지라는 갈색 안내판이 보인다. 오른쪽으로 접어들어 낮은 고개를 넘어가면 금덕리인데 산양삼전시판매관 건물 앞에서 왼쪽 길을 따라 1km쯤 올라가면 산막골에 이른다. 밖에서 보면 상상하기 어려운 넓은 분지가 펼쳐지는데 입구의 다랭이논이 인상적이다.

분지 안의 저지대는 습지이다. 이를 생태계의 중심 축으로 삼아 살아가는 수생식물을 볼 수 있고 철철이 피어나는 이름모를 야생화가 자연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늦여름 물봉선이 군락을 이루기도 하며 이른 봄에는 도롱뇽알도 볼 수 있다.

천주교 신도들이 교우촌을 이루어 공동체 생활을 할 당시에는 논이었을 것이다. 1980년대까지 10여가구가 살고 있었다. 이후 방치되다 2018년 서천성당에서 정비사업을 완료하고 천주교도들의 피정 장소로 이용되고 있다.

인근 작은재에 기해박해(1839)와 병인박해(1866) 때 순교한 신자들의 줄무덤이 있었다. 지금은 이들을 한데 모아 합장을 했다. 작은재는 문산면 수암리와 판교면 금덕리를 잇는 고개로 판교의 작은재 공소 신자들과 문산의 독뫼공소 신자들이 통발을 하던 곳이다.

천방산이 숨겨놓은 산막골은 4계절 언제라도 가면 원생 자연의 모습과 함께 천주교 박해의 역사를 만날 수 있는 곳이다.

▲산막골 성지
▲산막골 성지
▲서양신부들에게 한문과 조선의 문화에 대해 가르친 황석두 상
▲서양신부들에게 한문과 조선의 문화에 대해 가르친 황석두 상
▲산막동 안내 빗돌
▲산막동 안내 빗돌
▲산막골 습지
▲산막골 습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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