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소년을 위한 책소개 (37)리버 보이
■ 청소년을 위한 책소개 (37)리버 보이
  • 문영 작가
  • 승인 2021.05.13 10:38
  • 호수 10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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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의 강물을 헤엄쳐 가는 소년
▲책 표지
▲책 표지

할아버지는 사흘 동안 입원했다가 퇴원한다. 그리고 주변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계획한 가족 휴가 여행을 감행한다. 여행지는 할아버지가 태어나 열다섯 살 때 떠나온 고향이다. 바로 할아버지의 삶이 시작된 곳이다. 할아버지가 여행을 고집했던 것은 지금 그리고 있는 작품 리버보이를 완성하기 위해서였고, 그의 삶이 시작된 곳에서 자신의 삶을 완성하기 위해서였다.

여행지는 작은 도시에서도 70km 가량 떨어진 산속 계곡 옆 산과 강물과 계곡이 어우러진 아름다운 곳이었다. 강물은 거슬러 올라갈수록 좁아지고 가팔라져서 폭포가 되고 웅덩를 이룬다. 거기에서 작은 물줄기를 따라 올라가면 강의 발원지인 작은 샘물을 찾을 수 있다.

폭포에서 만난 소년 리버보이는 제시의 슬픔을 위로하고 할아버지가 자신의 삶을 아름답게 마무리할 수 있게 도와드리라고 권한다. 그리고 자신과 함께 바다까지 헤엄쳐 가자고 제안한다. 할아버지는 제시의 도움을 받아 그림을 완성하고 자신이 도착해야 할 바다에 이르렀음을 알고 죽음을 받아들인다. 할아버지의 그림이 왜 리버보이였는지 궁금해했던 제시는 할아버지 친구를 통해 그것은 할아버지가 자신의 특징을 잘 잡아 그린 자화상라고 알게 된다. 할아버지는 강의 시작점에서 헤엄쳐서 바다까지 가고 싶어 했던 리버보이라고.

강은 발원지의 작은 샘에서 시작하여 자신에게 주어진 거리만큼 흘러가지. 때로는 빠르게 때로는 느리게, 때로는 곧게 때로는 구불구불 돌아서, 때로는 조용하게 때로는 격렬하게. 바다에 닿을 때까지 계속해서 흐르는 거야.’ 소년이 말이다. 그리고 우리가 모두 아는 말이다. 우리의 인생이 바로 그렇다.

제시는 할아버지의 유골분을 강의 발원지에 있는 폭포에서 흘려보낸다. 할아버지가 헤엄쳐 가고 싶어 했던 강물을 따라 큰 바다에 이룰 수 있기를 기대한다. 강의 끝에 도달하여 새로운 모습으로 부활할 수 있도록. 그리고 제시 자신도 할아버지의 죽음에 메이지 않고 새로운 삶을 시작하기 위해 폭포에서 뛰어내려 강물을 따라 헤엄쳐 내려간다. 자신에게 주어진 인생의 강을 헤엄쳐 큰 바다에 도착할 수 있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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